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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고기 ◆ 이태리 프로슈토 꼬또 Prosciutto Cotto 본문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prosciutto = ham
cotto = cooked
오늘 소개해 드릴 조제 고기는 '익힌 햄'이라는 뜻의 '프로슈토 꼬또'입니다. 영어 자막이 안 나오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내용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거리상으로는 각각 5km, 6km, 10km 밖에 안 떨어진 모데나와 비뇰라와 스필람베르토의 프로슈토 꼬또가 다 다를 만큼 이태리 음식은 지역색이 강하고 잘 보존돼 있다고 합니다. (이 점은 이태리 음식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햄을 익히는 방식도 오랫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전해져 오고 있는데, 소금 외에 월계수잎, 로즈마리 같은 향초, 메이스mace, 계피 같은 향신료, 이런저런 채소 등을 넣어 만든 채수에 담가 맛을 낸 뒤 압력솥이 아니라 압착솥 같은 데 넣어 햄 모양을 잡아 주면서 스팀 오븐으로 14시간에서 16시간 푹 익힙니다. 모데나에서는 원래 명절에 각기 다른 부위의 돼지고기를 삶아 한데 담아 내는 전통이 있는데 그 전통을 살려 이 익힌 돼지 뒷다리인 프로슈토 꼬또를 만들고 있는 거지요.
포장을 보니 비뇰라 지역의 익힌 햄이라는 문구가 있네요.
성분은 이렇습니다:
Pork, salt, sugar, flavourings, sodium ascorbate (antioxidant), sodium nitrite (preservative). 끝.
저 'flavourings'에 어떤 향초와 향신료를 썼는지는 위의 영상에 다 나오죠.
색이 빨간색이 아니라 연분홍색입니다. 익혔다는 소리지요. 익혀서 살이 잘 부서지니 떼어 낼 때 조심해야 합니다. 익힌 돼지고기라서 모르타델라와 맛이 비슷하기도 한데, 모르타델라보다는 '돼지 냄새'가 좀 덜 납니다. 프로슈토는 누가 만들든 기본은 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익힌 것도 맛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한국산 슬라이스 햄들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고 맛있습니다. 질기지가 않아 '고기를 씹는다'는 느낌도 거의 안 듭니다.
익힌 슬라이스 햄의 무궁무진한 용도는 굳이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비뇰라 지역의 익힌 햄을 위와 같이 한번 즐겨 보았습니다. 품종과 수확 시기가 각기 다른 올리브 3종, 프로슈토 꼬또, 이태리 브레드스틱인 그리씨니grissini, 불맛 내서 구운 아티쵸크입니다. 집에서 일일이 다듬고 연기 내가며 굽기 귀찮아 수퍼마켓 델리 코너에서 사 왔습니다. 불 안 쓰고 한 끼 먹으니 좋네요.
그래, 생햄과 익힌 햄, 둘 중 어느 쪽이 더 맛있었을까요?
익힌 프로슈토도 맛있기는 하나 프로슈토는 아무래도 생햄으로 먹는 게 저는 더 맛있었습니다. 익힌 햄에서는 단맛이 더 나죠. 그러나 생햄일 때 나던 그 날카롭고 선명한 느낌은 많이 무뎌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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