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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성가 - 콘스탄티노플의 카시아 Kassia of Constantinople 본문
오랜만에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를 해봅니다. 또 차 한 잔 우려 갖고 오세요.
저는 음악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서(응?) 좋아하는 음악이 중세(c.500-c.1400/1450)까지도 가고 막 1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그럽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 중 800년대에 작곡된 노래를 들려드릴게요. 여성 작곡가 카시아Kassia가 쓴 동방정교회의 단선율 성가입니다. 서유럽 로마 가톨릭 교회의 남성 수사들이 라틴어 가사의 무심하고 평온한 단선율 성가Gregorian chant를 부를 때 동방정교회 수녀들은 그리스어 가사의 이런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선율Byzantine chant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음악이 다소 낯설면서 신비롭게 들리지 않나요?
오늘날 우리가 듣는 음악은 대개 위의 음계 중 첫 번째(장음계)나 마지막(단음계) 것을 바탕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저 카시아의 노래는 위에서 세 번째에 있는 '프리지안' 음계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익숙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가 나죠. 음계의 첫 음과 두 번째 음 간의 거리가 짧다는(반음) 속성이 이 음계로 된 음악들로 하여금 허무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이 들게 합니다. (저는 위의 음계 중 두 번째Dorian나 세 번째Phrygian 것으로 만든 옛날 음악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가사는 속세의 삶을 버리고 지혜를 추구하다 죽은 한 성인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신교도라서 성인을 기리지는 않지만 음악인이라서 잘 만든 음악은 구교음악, 신교음악, 세속음악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합니다. 그리스어 가사입니다. '지혜를 사랑하다'라는 뜻의 익숙한 그리스어 단어 '필로소피아'가 들릴 겁니다. 그리스어 대신 영어 번역문을 올립니다.
Igapisas theophore
(O God-bearing Father, You Cherished)
O God-bearing father, you cherished the love of wisdom to the fullest.
Beyond this world, you surpass visible things by your life.
You were a pure mirror of our God.
Ceaselessly united to His radiance,
you share His light and have obtained endless blessedness and the fullness of splendour.
O blessed Symeon, intercede for our souls. ■
▲ 클래식 기타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반주 악기는 '우드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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