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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본문
네에, 오늘 코엑스 메가박스 MX관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영화 보는 내내 주책 맞게 눈물을 줄줄 흘렸더랬죠. 극장에서 이렇게 눈물 많이 흘려 보기는 처음입니다. 어휴...
찬란했던 그들의 젊은 시절도 생각 나고, 퀸 음악을 즐겨 듣던 내 10대, 20대 청춘 시절도 생각 나고, 그리운 영국 거리들도 생각나고, 배우들은 어디서 그렇게 실제 인물들과 똑 닮은 사람들로 잘도 데려다 놨는지, 그렇게 데려다 놓은 배우들이 연기는 또 왜들 그렇게 잘하고, 음악은 또 왜 그렇게 좋고, 음악 삽입과 편집은 왜 그렇게 스피디speedy 하면서 감각적이고, 그 와중에 티타임에 등장한 홍찻잔, 찻주전자들은 또 왜 그렇게 제대로 된 멋진 것들인지, 영화 보는 내내 한숨이 푹푹. (이 영화 보고 찻잔과 찻주전자 언급하는 사람은 단단밖에 없을 듯;;)
프레디 머큐리는 음악성도 탁월하지만 목소리도 독보적이죠. 패션 디자인으로 학위diplom를 받았으나 예술음악과 발레, 그리고 고전 연극을 좋아해 작곡하는 데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감정 폭이 넓고 변화무쌍하죠. 퀸의 음악에서는 다른 록 밴드 음악에는 부족한 '밀당', 즉, 밀고 당김, 쥐었다 놨다 하는 능란함, 다채로운 화성 진행과 전조modulation, 속도tempo 변화, 양식style 변화, 짜임새texture 변화를 듣는 재미가 있어요. 예술음악에서는 매우 흔히 발견되는 요소들입니다. (제 학생들 중에도 지경을 넓히기 위해 실용음악 전문대 마치고 예술음악 쪽으로 편입해 들어온 학생들이 제법 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음악이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 정성껏 설명해 놓은 영상이 있길래 걸어 봅니다.
참,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감동 때문에 퀸 음악을 라이브 영상으로 즐기시는 분들 많죠. 라이브 공연 좋지요. 그런데 퀸 음악에서는 코러스가 상당히 중요하므로 공들여 입힌 이 융단 같은 코러스가 생략된 라이브 공연은 음악 관점에선 반쪽짜리 경험이 되기 쉽습니다.
▲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곡 중 하나라는 퀸의 <Bohemian Rhapsody>(1975).
영화는 며칠 있다 한 번 더 보렵니다. 퀸은 단단이 가장 좋아하는 록 밴드입니다. 학창시절에 퀸 음악 좋아하셨던 분들은 꼭 보세요. 이 영화는 나중에 집에서 보실 생각 말고 반드시 음향 좋은 극장에서 보셔야 합니다. (메가박스 MX관 추천.) 콘서트 한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이 들면서 온몸에 전율이 일 겁니다. 회춘하고 왔습니다.
▲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식. 단단이 영국에 있을 때.
<Brighton Rock>(1974)에 이어 <We Will Rock You>(1977).
눈물 나게 반가운 브라이언 메이(퀸의 기타리스트)와 로저 테일러(퀸의 드러머),
그리고, 제씨 제이. 대체불가한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
일단 음역부터가 보통의 남가수들보다 한참 높으므로 가창력 좋은 여가수가 투입.
▲ 근사한 베이스 리프riff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 (1980).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어린 단단 생각에 이렇게 깔끔하면서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디스코 곡은 세상에 또 없었다는.
▲ <Love of My Life> (1975)
후........ (긴 한숨)
천의 목소리를 가진 프레디. 예술음악을 닮은 아름다운 곡.
▲ <We Are The Champions> (1977).
2011년에 과학자들이 모여 밝혀 낸 것 -
대중음악 역사상 청자들이 가장 따라 부르고 싶어하는catchy 노래는
바로 이 곡이라고. 단단도 매우 잘 만든 곡이라 생각함.
▲ 가사를 이해하고 따라 부를 수 있어 그런가, 미국은 꼬맹이들도 퀸을 다 아네.
저 나이에 벌써 왜 좋은지 조목조목 말할 줄도 알고.
☞ 대중음악 평론가 '김작가'가 말하는 보헤미안 랩소디
☞ 인류와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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