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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한식 반찬들, 너무 달아서 섭섭할 지경

단 단 2020. 3. 12. 13:52

 

 


명절에 선물 받은 비싼 무말랭이 장아찌무침.  








허, 달다.
이게 원래 이렇게 단 음식이었나? 가물가물





 

 


더덕 장아찌무침. 
재료 자체가 비싸다 보니 이 작은 한 병이 무려 29,000원.
선물 주신 분 복 받으세요.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어후, 이것도 많이 달다. 
더덕은 실하고 좋아 보이는데 안타깝네. 
덜 달면 나도 명절에 막 여기저기 선물할 텐데.






 


우엉 장아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올던 달아.  

한식은 이제 맵고 짠 게 문제가 아니라 단 게 더 문제인 듯합니다. 인기 있다는 유명 장아찌 브랜드의 제품 3종을 맛보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장아찌가 예전엔 이렇게까지 달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장아찌를 씹으면 보통은 '짜다' 혹은 '시다'를 먼저 느끼는데, 이 제품들은 "달다" 소리부터 나오게 합니다. 


신세계 백화점 식품관은 부자들 장보는 곳 아닌가요? 부자들은 건강에 신경 쓰고 음식 가려 먹던데, 맵고 짠 건 둘째치고 끼니에 먹는 음식을 이렇게 달게 만들어 납품하다뇨. (엄선한 재료를 잘 손질했다는 인상은 듭니다.) 제가 아직도 적응을 못 했나 봅니다. 음식들이 너무 달아 먹을 때마다 새롭게 놀라곤 합니다. 한식 반찬들 당도가 어째 일식집 반찬을 닮아 가는 것 같아요. 귀국해서 보니 일식당 숫자 자체도 어마어마하게 불어나 있고요. 게다가 건고추는 비싼 식재료인 걸로 아는데 이렇게 고춧가루, 고추장을 범벅해 내는 것도 저는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식품 생산자들은 "달아야 손님들이 좋아해요.", "매워야 잘 팔려요." 손님 핑계 대던데, 저도 손님인걸요? 제 주변 사람들도, 가족들도, 누리터에서 소통하는 분들도, 요즘 한국의 음식들이 너무 달아졌다고 넌더리내시던데 '달아서 좋다'는 손님들은 대체 어디 계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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