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촌스러운 단단 본문
저의 장점이자 단점은 뭐냐면요,
어떤 일을 한번 시작하면 너무 열심히 한다는 겁니다.
어후...
☞ 2주 내내 감자 구워 먹은 이야기
☞ 사과 따위 사 먹은 게 뭐라고 이걸 몇 년에 걸쳐 기록하고 있어
아마 어릴 때부터 악기를 연주해 몸에 붙은 습관 같은데 (잘 안 되는 부분은 골방에 틀어박혀 잘 될 때까지 무한 반복 연습해야 하거든요.) 이런 근성은 공부를 하거나 인생을 사는 데 대체로 도움이 되나 때로는 몹쓸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정작 더 중요한 일이 있는데 내팽개치고 관심 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몰두한다거나.)
'Sci-fi'적 숫자인 2020년도를 맞아 이제부터는 막 살지 말고 예뻐지고 건강해져야겠다며 집에서 돈 안 드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랬는데,
적당히 하지 않고 무식하게 해 대다가 병이 났어요. 끌끌.
늙어 몸 삭은 줄 모르고 옛적 생각해 오만자만교만 떨다 탈이 난 거죠. 어릴 때 운동을 잘했거든요.
스쿼트와 팔굽혀펴기 횟수를 좀 천천히 늘리고 그 빡센 플랭크도 서서히 시간을 늘렸어야 했는데, 몸에 걸리는 부하가 나름 짜릿하고 (변태) 왠지 마구 건강해지는 것 같아 주제 파악 못 하고 쉬는 날도 없이 횟수와 시간을 매일매일 급격히 늘리다가 병원 갔어요. 늑간신경통이라고, 대상포진 증상 비슷하게 바늘 천 개가 한꺼번에 몸에 꽂히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병이 있어요. 몸에 어찌나 강려크하게 쇼크가 오던지, 이게 몇 초 간격으로 번개처럼 육신에 강림하면 통증 때문에 몸이 움찔거리고 표정 관리가 안 돼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어요. 잠도 못 자고.
다행히도 일주일간 극렬하게 앓다가 겨우 진정이 됐어요.
휴...
그니까,
단단은 이제 운동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나이가 된 거예요. 흑흑.
운동하고 싶어 죽겠는데 지금 몸 눈치 보고 있어요. ■
▲ 근육 살짝 붙은 섹시한 팔과 복부 만들고 싶었는데, 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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