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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백반 구성 시 고려해야 할 점 - 영양, 색감, 식감 본문

한식과 세계 음식

한식 백반 구성 시 고려해야 할 점 - 영양, 색감, 식감

단 단 2021. 3. 11. 02:27

 

 

 

 

코스로 한식을 내는 집들의 차림판을 살펴보니 한식 코스도 이제는 순서가 대략 정해지고 틀이 잡힌 것 같습니다.

 

2021년에 단단이 대충 관찰해서 알아낸 한식 코스의 흔한 순서

 

① 한입 거리 짭짤한 주전부리

② 죽이나 걸죽한 수프

③ 해산물이나 고기로 만든 냉채

④ 생선

⑤ 고기

⑥ 진짓상 - 솥밥, 덮밥, 비빔밥 등과 국, 반찬

⑦ 후식

⑧ 차와 과자   

 

오늘은 '진짓상'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영업집은 손님을 높이느라 진짓상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그냥 '백반상'이죠. 사진은 신라호텔 <라연>의 한식 코스 중간에 끼어 있는 백반상이었는데, 맛과 색감과 식감이 하도 단조로워 저와 일행 모두 한숨 쉬며 먹었습니다. 

 

밥상을 차릴 때 영양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쯤은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다 아는 상식이 되었고, 음식의 색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영양상,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도 다들 본능으로 압니다. 이에 비해 식감은 조금 신경 써서 살펴야 할 요소인데, 이날 저와 일행이 <라연>의 백반상을 맛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나물은 식감이 썩 좋진 않구나.'

 

다들 외국 생활을 하다 온 이들이라서 객관적인 눈 혹은 '프레시'한 눈으로 평가를 할 수 있어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나물, 특히 잎으로 된 나물은 맛과 향이 독특해 좋을 수는 있어도 섬유질이 질깃질깃 씹혀 식감은 꼭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식감 좋지 않은 잎나물들이 조촐한 백반상에 어찌나 많이 올라와 있던지, 전복 해초 비빔밥 속 해조류들 또는 육회 비빔밥 속 뭉친 시금치 잎, 된장 아국국의 뭉친 아욱 잎, 찬으로 올린 뭉친 취나물 잎과 뭉친 방풍나물 잎, 백김치의 뭉친 알배기배춧잎과 얼갈이배춧잎까지, 잎이 너무 많아 씹는데 지겨웠습니다. 여염집 밥상과 달라서 '파인 다이닝'에서는 어느 한 요소가 지겹다는 느낌이 들도록 반복되어서는 안 되죠. 설상가상,

 

 

 

 

 

 

 

 

 

진짓상 바로 전에는 갈비찜 곁들이로 액젓 초간장에 버무린 생배춧잎들을 한 대접이나 먹게 했단 말이죠. 이보다 앞서 나왔던 문어냉채에서도 채썬 생배추를 먹게 했고요. 아아, 잎채소는 이제 그만.

 

저는 이 백반상에서 잎나물 중 하나를 치우고 그 자리에 색을 살려 맛깔나게 조린 모둠콩조림을 넣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콩조림, 맛도 좋고 식감도 재미있잖아요. 동글동글, 넙적넙적, 모양도 귀엽고요. 한반도가 나물로도 유명하지만 콩 종류 다채롭기로도 과거 명성을 떨쳤으니 콩 자랑도 한 번쯤 하면 좋지요. 

 

우리 한국인은 산채정식(!) 식당에서 막 여러 종류의 잎나물과 줄기나물과 뿌리나물을 한꺼번에 먹고 심지어 바싹 말렸다 불린 질긴 나물을 한꺼번에 먹어도 내성이 있어 끄떡없지만 한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잎나물 많은 상을 받으면 힘들어하겠습니다. 이날 <라연>의 백반상은 식감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고, 색감의 측면에서도 그닥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맛도 별로였습니다.) 반찬 가짓수 많지 않은 밥상에서 잎채소는 한 가지만 잘 준비해서 올려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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