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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야기

보석의 의미

단 단 2022. 3. 5. 18:33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여권 신장의 선도 집단으로 보이는 서구에서도 여성은 남성 보호자를 대동해야만 외출할 수 있던 때가 있었고, 여성 참정권은 수많은 여성들이 옥살이하고 목숨 건 단식과 테러를 감행한 끝에야 겨우 얻어 낼 수 있었다. 

[한글문서] 간략한 여성 참정권의 역사

 

단단은 보석을 착용하지 않는다. 보면 예쁘지만 사서 몸에 지니고 다니고 싶은 생각까지는 들지 않는다. (옷 입는 것도 성가셔 하는 마당에 몸에 쇠붙이를 달 리가 없지. 목도리나 외투에 ☞ 고양이 한 마리는 가끔씩 붙이고 다닌다.) 

 

관심이 가는 안티크 보석 장르가 딱 하나 있기는 하다. 상징성과 역사성 때문에 값이 치솟아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살 형편은 안 되지만 잘 만든 복제품이나 창작품이 나온다면 이 장르의 브로치 하나쯤은 살 용의가 있다. 검색해서 무작위로 몇 개를 걸었으니 아래의 사진들을 눈여겨보자. 누리터에 ☞ "suffragette jewellery"로 검색하면 더 많은 보석들을 볼 수 있다.

 

 

 

 

 

 

 

 

 

 

 

 

 

 

 

 

 

 

 

 

 

 

 

 

 

 

 

 

 

 

 

 

 

 

 

 

 

 

 

 

 

 

 

 

 

 

 

 

 

 

 

 

 

 

 

 

 

 

 

반지, 귀걸이, 목걸이, 브로치 등 형식과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보일 것이다. 보석에 쓰인 세 가지 색으로 여성참정권자suffragette들의 구호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 장르의 보석은 원석의 종류보다 색colour의 배합이 더 중요하다.   

  

Green = Give

White = Women

Violet = Vote

 

즉, 'Give Women the Vote'.

Votes for Women.

여성에게 참정권을.

 

'Purple for Loyalty, Green for Hope, White for Purity'로도 통한다.

 

여성참정권자들은 시위할 때 'white' 드레스 입기를 즐겼는데, 체포되는 순간 경찰의 검은 제복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빛나고 신문의 흑백 사진에서도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수한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체포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위 사진에 있는 보석들은 대개 1900년대 초반 영국의 여성참정권자들이 착용했던 것들로, 의미는 차치하고 그 아름다운 색상 조합만으로도 소장할 미적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여기에 영국 에드워드 왕조기의 가늘고 우아한 곡선들과 정교한 장식들이 더해져 한층 더 아름답다. 아르 누보 시기와도 겹친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오늘 투표를 했다. 선배들이 격렬한 투쟁 끝에 쟁취한 소중한 권리이니 우리 후배들이 기억하고 (누구를 지지하든) 꼭 행사해 주었으면 좋겠다.

 

 

 

 

 

 

 

 

 

 

댓글 22
  • 프로필사진 아미고 Amigo 2022.07.08 06:05 2022.03.06 14:50

    보석들이 참 아름답네요.
    저도 형편이 되면 아내에게 특별한 날에 선물도 하고 싶은데...
    수제품이니 많이 비싸겠지요?
    비싸다는 표현이 실례일지 모르지만...
    동영상의 의미는 짐작하지만 영어가 서툴러서요...
    보통선거권은 뉴질랜드가 1893년에 최초로 그리고 호주(1902년), 러시아(1917), 캐나다(1918), 미국(1920), 영국(1928), 일본(1945), 북한(1946), 남한(1948), 사우디(2015)... 그런 거 같네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8 06:07 신고 2022.03.07 14:38

    유용한 자료를 덧붙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로 완성되는 단단의 글.
    저는 프랑스(1944), 스위스(1971)가 의외였어요. 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늦어서요.
    사우디는 한참 늦긴 했어도 감격입니다.
    선진국은 뭐든 (장기간의) 투쟁과 진통을 거쳐 얻고,
    후발국은 선진국이 갖춘 시스템 보고 따라하기만 하면 되고.
    선진국의 고마움이 여기에 있는 거지요.

    "아내에게 특별한 날에 선물 하고 싶다"
    (남편, 보고 있나?)
  • 프로필사진 아미고 Amigo 2022.07.08 06:09 2022.03.07 18:41

    단단님이 보통 단단하신 게 아니네요.
    내편 같았으면 “보고 있어요?” 하셨을 텐데...
    남편이니까...^^
    세상이 변했잖아요. 옛날에는 대가족이어서 식구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떠나버리니 둘만 남아요. 조금은 외로울 수도 있고요.
    서로가 기대고 살고 또 서로가 서로를 귀하게 챙겨줘야 하잖아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8 06:10 신고 2022.03.07 21:15

    저 단단해 보이나요? ㅎㅎ
    아미고 님과 사모님이 같이 찍힌 외출 사진이 많아
    두 분 금슬이 좋다는 걸 방문한 지 몇 분 안 돼 금방 눈치 챘답니다.
    보기 참 좋으세요.
    저희 부부는 아이를 두지 않아서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 프로필사진 더가까이 2022.07.08 06:06 2022.03.07 14:45

    햐~ 저런 심오한 의미를 담아 세공품을 만들었군요. 시의적절한 주제 선택. 역시 단단님이십니다!

    유튜브 영상 충격적이네요....

    저는 해외라서 9일전에 투표하고 왔습니다.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잘 하지 못해서 말이 많은것 같은데 결과 불복 시비는 안벌어졌으면 좋겠어요. 양진영으로 갈라져서 싸우는 것 그만 보고 싶어서요 ㅠㅠ

    (마눌님 윗 댓글 같은 것은 절대 보시면 아니되옵니다)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8 06:08 신고 2022.03.07 15:16

    아아, 더가까이 님이 부지런히 투표하신 덕에 제 표가 사표가 되었습니다. ㅠㅠ

    저와 권여사님도 정치 성향이 다른데요,
    저희 모녀는 성숙한(?) 시민이므로
    상대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얼굴 붉히며 다투지 않고
    축하해 주는 대신 비싼 밥을 얻어먹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제가 '밀리턴트'하고 당돌한 영국 언니들을 존경합니다.
    (1960년대 미니스커트 입은 영국 언니들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예뻤던 것 같아요. 나중에 사진 올리고 글 써 볼게요.)
  • 프로필사진 더가까이 2022.07.08 06:09 2022.03.07 15:41

    저는 2002년 이회창 vs 노무현 이후로는 정말 찍고 싶은 사람이 없었어요. 이번에도 투표 할까 말까 1달 넘게 망설였습니다. 누가 되어도 전혀 긍정적인 미래가 보이지 않는... ㅠㅠ

    단단님 지지후보 낙선하면 위로금은 포스코빌딩 테라로사로 보내면 되는건가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8 06:11 신고 2022.03.07 16:02

    네, 라떼 한 잔 5,500원 + 북미의 맛 피칸 파이 한 조각 5,500원 = 11,000원 보내시면 돼요. ㅠㅠ
  • 프로필사진 더가까이 2022.07.08 06:11 2022.03.10 05:25

    단단님께 11,000원 보낼 길을 찾아봤는데 모바일로 보낼 수 있는 것은 다 핸드폰+실명이 필요한 가봐요. 이를 어쩌나... ㅠㅠ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8 06:12 신고 2022.03.10 05:42

    아닙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제가 알아서 사 먹으면서 눈물 흘릴게요.
    축하 드립니다! :)
  • 프로필사진 2022.07.08 06:06 2022.03.07 21:16

    저도 보석 욕심이 없는데, 저런 의미 있는 보석은 착용하지 않아도 한번 쯤 가져보고 싶네요! 너무 예쁜걸요. 서프라젯 영화 보셨겠지요? 저도 그 영화를 보고나서야 하나의 운동 속에서도 여러 분파가 있었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단 걸 이해했어요. 저마다 처한 상황 때문에 추구하는 가치와 관계 없이 이런 저런 노선과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개별 여성들의 삶을 꽤 오래 곱씹었던 기억이 있어요.
    대선에, 전쟁에, 끝날듯 끝나지 않는 전염병까지... 벌써부터 내년은 어떨까 앞서 생각하게 되네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8 06:08 신고 2022.03.08 17:46

    역사성과 상징성도 있는데 예쁘기까지 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안티크는 제 형편에 너무 비싸고, <V&A>나 <Museum Selection>에 가끔 레플리카가 나오곤 하는데 잘 봐 두었다가 브로치나 하나 마련해야겠습니다. 투표 있는 달에 착용하면 뿌듯할 것 같아요.

    돌 님 덧글 보고 <Suffragette>(2015) 한 번 더 봤습니다. 세 번째 봤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뛰어요. 울면서 봅니다. 에밀리 데이빗슨과 수많은 선배 전사들이여, 길이 기억되소서.

    남자들은 또 전쟁 나면 '당연히' 총 들어야 하는 게 미안하고 고맙고 마음 아픕니다. 아이들과 엄마는 국경 너머로 보내고 아빠는 전장으로. ㅠㅠ 2022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니 믿기지가 않아요.
  • 프로필사진 율리율 2022.07.08 06:07 2022.07.03 12:28

    까마귀처럼 어렸을 때부터 영롱한 빛깔로 반짝이는 보석에 관심이 많았어요. 초등학생 때 익산보석박물관에 가고 싶다고 부모님을 조른 기억이 아직도 있네요. 보석에 얽힌 이야기도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는 가격을 보며 씁쓸해하는 어른이 된 게 슬퍼요. 특히 초록색, 푸른색의 유색 보석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렇게 의미 깊고 아름다운 보석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통장 잔고가 허락한다면 그 어떤 보석보다도 하나 갖고 싶네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7.09 13:28 신고 "까마귀처럼"이란 표현이 재밌어서 덧글 달면서 웃습니다. 초등생이 보석박물관을 다 알아 부모님 졸라 가고자 했다고요? 미감과 안목이 남다른 율리율 어린이! 저는 율리율 님 덧글 보고 그런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귀한 미제 사탕인 '젤리 빈'이 어린 단단에게는 보석이었슴다. ㅎㅎ 손톱 크기의 어린이용 알록달록한 작은 돌들 모듬도 애지중지 끼고 살았고요.

    의미는 차치하고, 색 조합이 세련돼서 저도 이 계열 장신구는 하나쯤 갖고 싶네요.
  • 프로필사진 더가까이 2022.09.02 15:14 신고 넷플릭스에서 <Enola Holmes>라는 영화를 봤는데 배경이 19세기 말 영국에서 일반인들에게 참정권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할 때 이야기네요. 여성 참정권 시대까지 가지는 않지만,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사회의 이목을 끌고 압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여성들 이야기도 조금 나오는군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9.03 14:50 신고 <에놀라 홈즈>(2020) 보셨군요. 어떠셨어요? 등장인물들 옷 잘 입히고 그 시대 소품들(antiques)과 인테리어 근사해 눈은 즐거운데, 재미있는 이야기 잔뜩 나올 수 있는 시대와 소재를 택해 놓고는 추리는 엉성하고 설교조라 폭망한 느낌. ㅎㅎ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영화 수작은 <Thelma & Louise>(1991), <홍등>(1991), <와호장룡>(2000), <Suffragettes>(2015). 더 생각 나면 추가할게요.
  • 프로필사진 더가까이 2022.09.03 15:00 신고 ㅎㅎ 역시 단단님 수준에는 맞지 않는 영화군요. 심각한 생각은 없이 그냥 가볍고 재미있게 봤어요. 10대 소녀가 주인공인 영화니까, 만화로 치자면 <소년탐정 김전일>정도? <Thelma & Louise>, <와호장룡>은 봤고 <홍등>은 어디서 혹시 streaming하는지 좀 뒤져봐야겠네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9.03 16:31 신고 제가 셜록 홈즈 스토리 애호가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ㅎㅎ '홈즈'라는 이름만 갖다 쓰지 않았어도 지금보다는 후히 봐줄 수 있었을 듯요. 일단 '홈즈' 글자가 들어가면 기가 막힌 추리 장면들이 삽입될 것을 기대하게 되지요. 흥행을 위해 작가가 성스러운 이름을 빌려 쓰고는 노력은 그만큼 하지 않았어요. 10대 소녀가 셜록처럼 촌철살인 화법에 빛나는 추리력을 보여 주었다면 이 단단, 또 흥분해서 인생 캐릭터 삼았을 텐데요. 제목 다르게 짓고 그냥 빅토리아 시대 10대 소녀 액션물로 처리했으면 참신하고 깔끔할 뻔했어요.

    <홍등>은 제가 아시아권 영화 중 '최고 간지'로 꼽는 작품입니다. 미쟝센, 음향/음악, 스토리, 다 끝내줘요.
  • 프로필사진 더가까이 2022.09.04 12:10 신고 강추하신 <홍등> 찾아서 봤습니다. 제가 장예모 감독 작품은 2000년대에 만든 <영웅>과 <황후화>만 봤었는데, 제작의 스케일은 완전 다르지만 <홍등> 역시 편집광에 가까울 정도로 하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구도와 흐름은 같은 감독 작품인 것이 확실히 느껴지는군요. 장면 하나 하나가 사진 촬영 교본 보는 느낌이에요.

    회색 건물 속에서 빨간색 등불 외에 주인공 송련의 옷색에 담은 미장센도 감독의 치밀함을 보여주는군요.

    큰 저택에 갇혀 다들 불쌍하게 사는데 등장때부터 불쌍해보이던 하녀 안아는 결국 끝에도 불쌍하게 가네요. 과거 하녀들중 저런 비련의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부지기수겠지요.

    한가지 의문점. 남편의 얼굴은 왜 거의 보여주지 않는걸까요? 앞부분에는 아예 감추고, 중간에 먼 발치에서 몇번 나오는게 다군요. 왜 그렇게 연출했을지 혹 짐작가시는게 있으신지요?

    월요일이 노동절이라 long weekend인데 장예모 감독의 초기작품들 좀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좋은 작품 소개 감사드려요.
  • 프로필사진 단 단 2022.09.08 06:14 신고 역시 사진 작가라서 영화 보시는 감각도 남다르십니다. 감독이 영상미 추구하느라 스토리는 내팽개쳐 밋밋하다는 평이 있는데, 저는 그 밋밋한 스토리야말로 그 안에 갇힌 여성들의 삶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첫째 부인의 장성한 아들이 잠깐 등장하는데, 송련은 그 아들 같은 청년과 알콩달콩 연애해야 마땅할 나이에 팔려오듯 늙은이의 서열 한참 아래 부인이 되었으니 더 기가 막히죠. 인물 삽입도 매우 적절합니다. 저도 <붉은 수수밭>, <인생> 등 다른 초기작들 찾아서 볼게요. <홍등>은 음향과 음악도 좋지 않았나요? 소리 과하게 넣지 않고 필요할 때만 잘 쓴 것도 칭찬감입니다.

    남편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건...
    아래 비밀글에 계속.
  • 프로필사진 익명 2022.09.08 06:52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익명 2022.09.08 07:5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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