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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가장 좋아하는 슈베르트 가곡

단 단 2022. 3. 19. 02:50

 

 

 

 

 

오늘은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의 603개 가곡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을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슈베르트는 조물주가 인간에게 노래 선물을 주기 위해 특별 설계해 지구에 데려다 놓은, 신과 인간 사이에 낀 신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주는 바리톤을 위해 두 단계whole tone 내린 조성이 아닌 반드시 오리지날 테너용 조성E-flat major key이어야 하고, 곡 쓸 당시의 슈베르트 나이(26세)를 연상케 하는 고운 청년의 음색이면 좋겠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에서는 반주가 중요해 피아노 음형figure이 전체적인 시상과 곡의 분위기를 그리는 동시에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을 훌륭히 포착해 냅니다. 시와 노래가락도 어느 것 하나 손상되지 않고 탁월하게 표현돼 본래 한몸이었던 것처럼 밀착해 움직인다는 느낌을 주죠. 

 

독일 시인 뤼케르트(Friedrich Rückert, 1788–1866)의 시에 붙인 음악으로, 슈베르트가 이 곡을 작곡할 당시에는 시에 표제가 붙어 있지 않아 시 첫 줄인 'Du bist die Ruh''로 곡 제목이 붙어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선율과 화성, 반주 음형으로 얼핏 평온한 듯 보이는 화자의 갈망을 표현하다가 아주 짧은 순간 격정적이 되는데, 너무 아름다워 들을 때마다 한숨을 쉽니다. 부드러운 대기, 고요한 달빛 아래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Kehr ein bei mir

(Stay with me)

(시인이 뒤늦게 붙인 시의 표제)

 

Du bist die Ruh'

(You are rest and peace)

그대는 나의 안식

(가곡 표제)

 

 

Du bist die Ruh',
der Friede mild,
die Sehnsucht du,
und was sie stillt.

그대는 나의 안식
온화한 평화
그대는 그리움
그리움의 해갈
 
Ich weihe dir
voll Lust und Schmerz
zur Wohnung hier
mein Aug' und Herz.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나의 눈 나의 가슴을
기쁨과 아픔의 충만으로
여기 당신이 살 곳으로

 

Kehr' ein bei mir,
und schließe du
still hinter dir
die Pforten zu.

그리고 가만히
내 곁에 오세요
당신 뒤의 문을
닫으세요

 

Treib' andern Schmerz
aus dieser Brust!
Voll sei dies Herz
von deiner Lust.

다른 고통은 몰아내요
이 가슴 밖으로
당신이 주는 기쁨이
이 가슴을 채우도록

 

Dies Augenzelt,
von deinem Glanz
allein erhellt,
O füll es ganz!

내 눈의 장막이
그대의 광채로만
밝아지도록
오 가득 채워 줘요

  
 
 

 

 

 

 

상상으로 그린 <피아노 앞의 슈베르트>.

구스타프 클림트. 18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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