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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숍 방문기] 트와이닝스 Twinings 본문

영국 여행

[티숍 방문기] 트와이닝스 Twinings

단 단 2009. 12. 4. 16:30

 

 

 

 길 건너 편에서 찍은 사진. 
유럽엔 작은 숍들이 많지만 이렇게 작은 숍은 처음이다.

 

 


1706년, 영국 최초의 티룸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줄곧 한자리를 지켜왔다는 <트와이닝스> 숍에 다녀왔다. 트와이닝스는 영국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회사. 영국에서 유원지나 야외 행사장, 회의실, 세미나실, 대학과 회사의 구내매점 등, 티포트에 제대로 차를 우려 내는 곳이 아닌 간이 공간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트와이닝스의 낱개 포장된 티백으로 차를 낸다고 보면 된다. 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밖에서 캐주얼하게 즐기는 홍차의 대부분은 트와이닝스의 티백 제품들인 것이다.


수퍼마켓 홍차 코너에서도 이 트와이닝스의 제품은 매대의 넓은 면적을 차지할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대개의 홍차 회사들이 자사 고유의 블렌딩 제품이나 아쌈, 실론, 다질링, 얼그레이 등 몇 개의 클래식 제품들만 판매하는 데 비해 트와이닝스는 눈이 팽팽 돌 만큼 화려한 향초차와 화차들을 내놓고 있고, 여기에 각종 꽃과 과일을 블렌딩한 녹차 시리즈와 다양한 홍차를 선보이고 있다. 차 코너 맞은 편에 있는 커피 매대에도 트와이닝스의 원두들이 당당히 있고 그 옆의 홋 쵸콜렛 매대에까지 제품이 놓여 있으니, 뜨겁게 마시는 음료 제품은 종류를 막론하고 모두 다 생산하고 있다는 소리다.

 

잎차든 티백이든 트와이닝 제품의 포장 전면에는 왕실 인증 마크royal warrant가 새겨져 있다. 집에 트와이닝스 제품을 가지고 있는 분은 한번 눈여겨보시길 바란다. 왕실이 품질을 인정한 제품들에만 수여되는 이 마크는 영국 모든 제조업자들의 소망이기도 한데, 현재 차 트레이더로서는 이 트와이닝스와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소규모 지역 회사Darvilles of Windsor 한 곳만이 사용하고 있다. 흔히 <포트넘 앤드 메이슨>이 왕실에 조제식품들을 납품하기 때문에 그곳의 홍차에 왕실 인증 마크를 쓰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홍차가 아니라 백화점의 조제식품들이 인증을 받은 것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홍차 포장에는 왕실 인증 마크가 없다.

 

그렇다면 <해로즈>의 차나 <위타드 오브 첼시>,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차는 트와이닝스의 차보다 품질이 떨어지는가? 그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확실히 트와이닝스가 현대의 소비자 기호에 맞춰 발 빠르게 홍차 외의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영국 전역의 매점이나 카페테리아에 자사의 티백 제품들을 대량 공급하는 등 경영상의 수완을 보이긴 해도 홍차 맛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1706년 영국 '최초'의 홍차 판매상이라는 타이틀과, 자기들 말로는 가향차인 '얼그레이'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였다는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1706년부터 지금까지 한곳에서 한 업종을 300년 넘게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전국의 수퍼마켓 어디서나 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고 인터넷으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판매망을 잘 갖춰 놓았음에도 땅값 비싼 이 런던, 그것도 유서 깊고 번화한 노른자 지역에서 좁디좁은 매장을 이렇게 꾸역꾸역 운영하는 이유도 아마 300년 넘는 전통이 주는 상징성 때문이리라. 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1706년의 창업주 1대 트와이닝 씨부터 10대 트와이닝 씨에 이르는 오늘날까지 수차례 자금난을 겪었을지,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부침이 많았을지 모른다. 건물이야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으면 된다지만 지금껏 건재한 이 트와이닝 숍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신기함을 넘어 오래된 아름드리 나무가 불러 일으키는 모종의 경외감 같은 것이 다 들 정도다.

 

 

 

 

 

 

 


중국인 차림을 한 저 서양인들은
아마도 1대 트와이닝 씨와 조수가 아닐까?
지금은 10대 트와이닝 씨가 경영.

 

 

 

 

 

 

 


안에서 찍기는 미안해서
밖에서 유리에 대고 찍은 숍 내부.
비오는 스산한 날씨에도 방문객이 제법 많았다.

 

 

 

 

 

 

 


트와이닝스 숍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찍은 사진.
맞은편의 대법원Royal Court of Justice
트와이닝스 숍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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