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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성금요일을 기념 Good Friday

단 단 2010. 4. 2. 23:09

 

 

 

 

남들 금식하며 기도하는 날에도 단단은 머핀을 굽는다. 영국에서는 성금요일에 홋 크로스 번hot cross buns이라 불리는 특별한 빵을 먹는 풍습이 있다. 오늘의 머핀은 이 크로스 번의 머핀화. 번을 구울 때는 오븐에 넣기 전 십자가를 그어 주지만 머핀으로 만들 때는 굽고 난 뒤 간단하게 레몬 아이싱으로 그어준다. 신심이 부족한가, 선 두 개로 십자가 긋는 일조차도 버거워 삐뚤빼뚤. 두어 개 겨우 건졌다. 


재료:

밀가루, 소금, 설탕, 베이킹 파우더, 계핏가루, 올스파이스, 달걀, 버터, 우유, 커런트currant, 오렌지 껍질, 레몬 껍질, 아이싱 슈가, 레몬 즙. 끝.

 

 

 

 

 

 

 

 

가시 면류관을 상징할 만한 것 무엇 없을까 하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가 얼씨구나 길에서 주워 온 뾰족뾰족 홀리holly 잔가지. 행길을 향해 나 있더라도 남의 집 식물을 함부로 꺾는 건 실례니 바닥에 떨어진 것 없나 동네 길을 살피다 잘 생긴 놈으로 하나 주워 왔다. 다행히 요 며칠 바람이 세게 불어 쓸 만한 가지들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꽃 살 돈이 없으니 길바닥을 아주 훑는구나.)     


이제야 소개하는 아주 실용적인 우리 집 빨간 막폿. 성금요일은커녕 갑자기 성탄절 분위기가 나는걸? 두터운 도기 재질이라 열을 오래 간직하고, 뚜껑이 붙어 있으니 떨어뜨려 깨먹을 일도 없고, 속에 큰 망까지 있어 '느슨한 잎'을 즐기면서도 번거롭지 않아 좋다. 일인용 티포트이지만 한 사람이 두 잔까지 넉넉히 즐길 수 있는 용량으로, 영국에서는 주로 모던한 티룸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3년 전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 갔다가 그곳 티룸에서 보고 눈을 반짝였다.) 뚜껑이 평평해 여러 개를 쌓아 두는 것도 가능, 과연 친-업소,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하도 튼튼해 일부러 집어던지지 않는 한은 깨질 일도 잘 없을 것 같다. 다쓰베이더용 흰색도 있다. 가정에서 막 쓰기에도 더없이 좋은 제품이다. 우아한 본차이나 주전자는 훗날 차 내공이 좀 더 쌓이고 안목이 늘면 근사한 것으로 하나 마련하고 싶다. 더 좋기로는, 홀마크 꽁꽁 찍힌 법정 순은 92.5%의 영국제 스털링 실버 티포트. 애도 없고 개도 없으니 실버 티포트라도 한번 애지중지 잘 관리해 보고 싶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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