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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잣의 재발견

단 단 2010. 3. 14. 03:32

 

 

 

꿀 찔끔. 끼얹으려면 좀 화끈하게 얹을 것이지 소심하기는.

 

 


수정과에만 띄워 먹는 줄 알았던 잣을 죽에도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죽도 몸 어딘가에 탈이 나야만 먹는 걸로만 알았다. 죽 먹을 정도로 탈 난 적이 없으니 이 나이가 되도록 잣죽이란 건 여태 먹어보지를 못했다.


명절 때 먹는 한과 중에 잣으로만 만든 강정이 있다. 수확하기도 까다롭다는 그 귀한 잣을 대체 어떻게 보관들을 하는 건지, 먹고 나서는 한결같이 뒷맛이 좋지 않았다.


이태리 제노바 사람들이 즐긴다는 페스토 소스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잣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잣이 그토록 비싼 식재료인 줄은 시판 페스토 소스들의 성분표를 보고서야 알았다. 잣을 쓴 페스토의 값은 다른 대체 견과류를 쓴 것들보다 월등히 비싸다. 그러니 우리 권여사님께서 애써 보내주신 잣은 한톨도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코쟁이들은 빵과자에도 잣을 넣는다고 한다. 땅콩이나 피스타치오, 아몬드, 헤이즐넛 같은, 더 싸면서도 고소한 견과류가 넘치는데 짠 머핀도 아닌 단 머핀에 잣을 넣는다고?

 


오늘의 머핀 재료:
밀가루, 아몬드가루, 달걀, 요거트, 설탕, 꿀, 버터, 물, BP, 번철에 슬쩍 볶은 잣



명품 머핀 탄생이오~
익숙했던 잣의 향기가 머핀 안에서는 희한하게도 이국의 향신료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낸다. 요거트 허니 머핀에 잣이 이토록 잘 어울릴 줄 누가 알았겠나. 잣 자체에 기름이 워낙 많다보니 녀석들이 반죽 위에 얌전히 박혀 있지를 못하고 자꾸 삐죽삐죽 탈출하려고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성깔 있는 머핀이 되었다.

※ 찬조출연: 집에 들어오는 길에 주운 큼직한 솔방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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