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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w a girl walking down the street 본문
채리티 숍에서 물경 8천원을 주고 영국 화가의 수채화 프린트 한 점을 사 왔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영국 풍경이지만 단단에게는 좀 각별합니다. 다쓰 부처와 가깝게 지내는 어느 영국 노인이 사는 동네이거든요. 방문한 적도 있지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늘어선 조용하고 예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이 액자를 발견하고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8천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지불할 정도로 반가웠었습니다.
구글맵에서 따온 스트리트 뷰 화면.
똑같죠?
빨간 체크의 간판도 그대로입니다.
미일리어를 놓고 연출했는데 색상이나 분위기 모두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미일리어가 마치 영국의 거리를 거닐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이 액자는 앞으로 미일리어 뒤에 걸어 두기로 했습니다.
화가에 대해 말씀 드려야죠. 중년의 영국인 형제 두 분이서 영국 전역을 다니며 풍경화 남기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작업중이라 합니다. 일류 화가는 아니지만 참으로 고귀한 사명입니다. 링크를 따라가 다른 작품들을 구경해 보세요. 유학생들은 귀국하기 전에 자기가 머물렀던 동네 그림을 하나쯤 사서 소장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비싸지 않습니다. 작가의 친필 사인도 있고요.
그런데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공식 누리집에서는 제가 사온 그림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예쁜 동네라 특별히 인기가 있어 벌써 다 팔리고 없는 건지, 어느 화랑에서 배송비 포함 68 파운드에 팔고 있는 것 하나만 겨우 찾아냈습니다[사진]. 단단은 4.5 파운드 주고 샀으니 또 횡재했습니다. 흐흐 거리며 혼자 좋아하고 있는데,
"그래, 잘했다."
미일리어가 '훗' 콧방귀 한 번 뀌고 비웃듯 칭찬해 줍니다.
오만한 가시내 같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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