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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틴 활용 ② 버본 비스킷 본문
영국의 티타임 클래식 비스킷에 관해서는 얼마 전에 소개를 해드렸지요. 그 중 '버본Bourbon'이라 불리는 것이 있었어요. 사진에서 맨 앞에 있는 쵸콜렛색 비스킷입니다. 'BOURBON'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죠. 연한 쵸콜렛맛 비스킷 두장 사이에 쵸콜렛 크림이 발라져 있어요. 제 입맛엔 약간 싱겁게 느껴지는데 이게 또 전세계에 애호가를 많이 거느린 과자입니다. 나이도 많아요. 1910년생이니 백세가 넘은 어르신 과자입니다.
작년에 단단은 버본 비스킷이 잔뜩 든 깡통 하나를 사서 한참 동안 이 심심한 비스킷을 밀크티 안주 삼아 먹었더랬습니다. 사진에 있는 버본 비스킷 모양 깡통에 버본 비스킷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지요. 깡통이 희한하게 생겼죠? 제 속에 든 과자와 똑같이 생긴 깡통이라니, 영국인들 참 재미있는 사람들입니다.
가운데 발라진 쵸콜렛 크림까지 재현.
크기를 가늠해보시라고 다쓰베이더 손을 넣어봅니다.
길이 31cm, 폭 15.5cm, 두께 4cm 정도 되는 제법 길죽하고 큰 통입니다.
두께가 아주 얇지만은 않아 납작한 물건 보관하는 데 좋습니다. 작년에 사서 이미 다 먹어 비운 깡통, 단단은 무얼 담아 보관하고 있었을까요?
빼꼼.
이 녀석들 기억하십니까?
바야흐로 크리스마스의 계절, 겨울이 되었습니다. 봄·여름·가을 내내 곱게 싸서 치워두었던 다쓰베이더의 애지중지 수집품 ☞ 넛크래커들을 버본 깡통에서 꺼내고, 식료품점에서 호두와 브라질넛을 잔뜩 사 와 바구니에 담아놓고, 매콤한 겨울 향신료 든 홍찻잎과 밀크티 티백, 버터 비스킷을 사서 쟁였습니다. 월동 준비 마쳤다는 소리죠.
버본 비스킷 깡통이 이렇게 넛크래커 보관하기에 안성맞춤이었는데, 아, 글쎄 이게 전세계 버본 비스킷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당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되었단 말이죠. 아끼던 깡통이었는데 '고가'에 팔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 눈물을 머금고 팔아 저도 꽤 짭짤한 수입을 올렸습니다. 넛크래커들이 졸지에 집을 잃게 되어 좀 미안하긴 합니다만, 사진이라도 자세히 찍어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두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겠습니다. 다음 게시물에서는 이 깡통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무엇을 샀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비스킷 깡통, 홍차 깡통, 기타 식품 깡통... 깡통이라고 우습게 여기면 안 돼요. 서양에서는 신기한 모양의 깡통이나 오래된 빈티지·안티크 깡통들이 귀중한 수집품이 되기도 합니다. 과자 다 드시고 나면 깡통 긁히거나 찌그러지지 않도록 잘 싸서 보관하고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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