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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깡통 팔아 무얼 샀나 본문
우선, 올 겨울에 새로 출시된 트와이닝의 향홍차를 한 통 샀지요.
그 다음, 채리티 숍에서 금테 두른 푸른 꽃 찻잔 두 조를 샀지요. 로젠탈Rosenthal 그룹의 클래식 로즈Classic Rose 라인의 몽비주Monbijou 쉐입의 오키드Orchids 패턴이라고 합니다. (헉헉) 패턴 이름은 정확하지 않아요. 누리터에서 똑같은 물건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샌드위치 접시가 같이 있길래 것두 낼름 집어왔지요.
그리고는 수퍼마켓에서 아프터눈 티타임에 쓸 맛있는 샌드위치 두 종을 사 왔지요.
그러고도 돈이 남길래 위키피디아WikiPedia에 5파운드 기부까지 했어요.
▲ 크리스마스 사탕 접시. 불량소녀 님 기증.
크리스마스 때만 쓰기엔 너무 예뻐 일년 내내 사용.
트와이닝에서 새로 냈다는 '바닐라 짜이Indulgent Vanilla Chai'입니다. 짜이라고 하기엔 이국의 향이 다소 부족합니다만, 꿈같이 달콤한 바닐라향이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을 감게 만듭니다. 사실, 바닐라향이라기보다는 캬라멜향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아쌈 찻잎에 짜이향과 바닐라향을 입혔다고 하는데 짜이향을 위한 향신료로 무엇무엇을 썼는지 밝히지를 않았습니다. 영업 비밀인가 봅니다. 카다멈이나 정향, 계피 같은 부재료 실물이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찻잎에 그저 향만 씌운 모양입니다. 차맛은 매우 순합니다. 밥숟가락으로 퍼 넣어도 탕이 진해지지가 않아요. 짜이 싫어하는 분들이 가벼운 바닐라 홍차라 생각하고 드셔도 문제없을 듯합니다. 우유도, 설탕도 필요 없어요.
찻물색이 진해 보이는 건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찍었기 때문이고, 실제 차맛은 매우 순합니다.
오늘의 간이 아프터눈 티는 그러니까 과자 깡통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차린 셈입니다. 그깟 빈 과자 깡통 하나 팔았는데 이렇게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습니까? 그러고도 돈이 남아 기부까지 다 했으니, 깡통 우습게 보면 안 된다니까요. ■
☞ 깡통 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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