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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그릇] 스포드 크리스마스 트리 중국산 - 영국인들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 본문

영국음식

[영국그릇] 스포드 크리스마스 트리 중국산 - 영국인들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

단 단 2013. 8. 7. 19:13

 

 

 

스포드 크리스마스 트리 영국산.

 



단단은 영국 <스포드Spode> 사의 '크리스마스 트리' 그릇을 좋아합니다. 집에 채리티 숍에서 집어온 시리얼 볼이 하나 있고, 불량소녀 님이 멀리 미국에서 보내주신 티포원tea for one과 머그가 각각 하나씩 있어요. 1938년에 첫선을 보였다는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 트리 일러스트가 전사로 입혀져 있습니다. 저는 이 그림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제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를 생각나게 하거든요. 마치 동양의 붓으로 그린 듯한 전나무 바늘잎의 묘사가 일품이죠. 옛날 잡지 보는 것 같은 빈티지 느낌의 색감과 수채화풍의 차분한 분위기도 좋고요. 그래서 저는 금띠 두른 고가의 정찬formal dining용 그릇들보다 소박한 이 스포드 그릇을 더 좋아합니다. 이 사진은 채리티 숍에서 집어왔다는 그 시리얼 볼인데, 일러스트를 보세요. 정교하죠? 애석하게도 채리티 숍에 볼이 하나만 놓여 있었으므로 부부가 같이 쓸 요량으로 온라인 도자기 숍에서 하나를 마저 주문했어요.

 

 

 

 

 

 

 


스포드 크리스마스 트리 중국산.

 



그런데 말이죠, 이 제품이 이제는 더이상 영국산이 아니라는군요. 2006년부터는 중국에서 생산을 한답니다. 앞 사진의 영국산과 이 중국산을 비교해 보세요. 실망, 실망, 대실망입니다. 그림과 색감이 너무나 빈약해졌어요. 그림의 세부는 다 뭉개지고, 회색빛 고운 그림자들은 죄다 성긴 점으로 바뀌고, 색감도 촌스러워진 데다 그릇 자체도 얇고 가벼워졌고, 그릇 바탕 색도 거무튀튀해졌습니다. 마치 컴퓨터 그림 파일을 손실 압축 해놓은 것 같은 형국이랄까요.


영국 브랜드 그릇들의 최대 시장은 북미입니다. 미국·캐나다 사람들이 영국 그릇뿐아니라 영국 물건들을 참 좋아한다는군요. 우리 한국 주부들도 영국 그릇 참 좋아하죠. 그런데 중국산 영국 그릇, 이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도네시아산 로얄 알버트 찻잔이나 웨지우드 디너 플레이트, 김새지 않나요? 영국인들이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자국내 생산비가 많이 들면 제품 값을 좀 올려 받으면 되잖아요? 제가 경제를 잘 모르는지라... (긁적긁적) 외국인들한테는 '싼' 영국 그릇보다는 '영국에서 만든' 영국 그릇이 의미 있는 걸 텐데요.

 

영국 브랜드 중 요즘 국제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 <포트메리온>,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패턴이 바로 '보타닉 가든'이라고 합니다. 우리집에도 보타닉 가든 티포트가 다 있을 정도니까요. 스포드가 2009년에 포트메리온 그룹 산하로 들어갔죠. 스포드의 '블루 이탈리안'과 '우들랜드' 중 많은 제품이 영국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직도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양입니다. 이것도 생산 라인을 하루 빨리 영국으로 옮겨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돈 좀 더 주더라도 영국산 영국 그릇을 사고 싶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국산 산타 할아버지 얼굴. 이목구비 뚜렷하고 잘생겼습니다. 왼쪽 아래 인형도 예쁩니다. 

 

 

 

 

 

 

 

 

중국산 산타 할아버지 얼굴. 우웩.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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