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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야기

볼수록 경이로운 영국의 버스들

단 단 2014. 4. 23. 06:51

 

 

 

 

 

이층버스double-decker bus의 1층을 찍은 사진입니다. 마침 승객이 없길래 용기를 내어 찍어 보았습니다. 2층에 승객을 가득 앉힐 수 있어 1층에는 좌석을 많이 두지 않아도 되니 공간이 한층 여유롭습니다. 한국은 단층버스로 저상버스를 운영하려니 아무래도 고충이 많겠지요.

 


제 앞에 있는 좌석 두 개는 노약자석입니다.


제 뒤에 있는 좌석들은 두 명 이상의 일행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갈 수 있도록 마주보게 배치돼 있습니다.


오른쪽 맨 앞에 운전석이 있습니다.


왼쪽 맨 앞 출입문 바로 뒤에는 2석짜리 좌석이 있습니다.


그 뒤에는 여행용 가방이나 짐, 장바구니 등을 얹을 수 있는 선반이 있습니다.


세로로 3석짜리 좌석이 있습니다. 이 좌석은 기본적으로는 노약자용인데, 짐 많이 갖고 탄 사람이 앉을 수도 있습니다. 앞이 뻥 뚫려 있어 키 큰 짐 갖고 타는 승객이 자기 발 앞에 짐을 둘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빈 공간은 휠체어나 유모차를 위한 공간입니다. 유모차는 3대까지 들어갈 수 있어 만일 이 공간이 꽉 차면 운전사가 유모차 갖고 타려는 승객에게 "유모차 공간 다 찼습니다."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할 것을 알려줍니다.

 

휠체어 공간에는 푹신한 머리받이가 있고 그 밑에는 좌석이 있습니다. 유모차를 갖고 탄 부모가 유모차 옆에 앉을 수도 있고 휠체어 탄 사람이 의자를 접어 편하게 머리를 댈 수도 있습니다.


버스가 낮아 출구와 입구에 계단이 없습니다. 관절 약한 노인, 꼬맹이, 휠체어 탄 장애인, 유모차 끄는 부모들이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휠체어 탄 사람이 승하차를 할 때는 버스의 몸체가 인도 쪽으로 기울면서 버스와 보도를 이을 수 있는 두꺼운 철판이 '스르르' 나옵니다.


버스가 인도 쪽으로 기울고, 철판이 나오고, 휠체어 탄 사람이 승차해 버스 안에 안전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그 긴긴 시간을 운전사와 승객들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차분하게 기다려 줍니다. 휠체어 탄 사람도 고마워는 해도 미안해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한 권리입니다.


운전사는 아무리 배차 간격이 뒤처졌어도 승객이 자리에 앉거나 손잡이를 단단히 잡고 서기까지는 버스를 출발시키지 않습니다.


만원 버스에서 승객이 자리 없다고 2층 올라가는 계단에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기사한테 주의를 듣거나 녹음된 안내방송을 듣기도 합니다. 버스 급정거 시 굴러 떨어질까봐 염려돼서 그런 거라고 합니다.


2층 맨 앞자리에 앉으면 출발과 동시에 아이맥스 영화가 펼쳐집니다. 단단이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내릴 사람은 이동중인 버스 안에서 '갈 지' 자 그리며 위태롭게 걸어와 미리 문 앞에 대기하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잽싸게 내릴 필요 없이 좌석에 끝까지 앉아 있다가 버스가 완전히 서고 나면 그제서야 일어나 내려도 됩니다. 심지어 2층에 있던 사람도 버스가 완전히 선 다음 일어나 1층으로 내려옵니다. 꾸물거린다고 운전사에게 혼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버스에서 사람이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책임을 물어야 하고 버스 회사가 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단은 아직도 습관을 못 바꾼 탓에 이동중인 버스 안에서 휘청거리며 미리 출구 앞으로 가곤 합니다.


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99.9%의 승객이 버스 기사한테 "고맙습니다!" 인사하면서 내립니다.

 

 

 

 

 

 

 

 

 휠체어 공간보다 휠체어 뒤 머리받이가 더 감동.

 

 

 

 

 

 

 


 옛날 버스. 장애인 이동권 개념이 없던 시절이라 휠체어 탑승은 불가능했으나 어쨌거나 버스는 낮았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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