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이 케이크를 자르는 신박한 방법

 

 

 

▲ 단단이 만든 영국의 부활절 심넬 케이크simnel cake

 

 

케이크, 어떻게 자르십니까? 보통은 사진에서처럼 쐐기꼴wedge이 되도록 자르죠. 케이크 먹겠다고 덤벼드는 인간 수가 많을 경우엔 앉은자리에서 케이크 하나를 깔끔하게 다 먹고 치울 수가 있지만, 1인 가구나 둘이 먹을 경우 몇날 며칠을 두고 먹게 되지요. 저희 집이 그렇습니다. 저렇게 자르면 케이크 속살 중 무려 두 면이나 공기에 닿게 되어 금방 말라 뻣뻣해지고, 그 다음 쪽부터는 계속 한 면이 마른 상태로 먹게 되죠.

 

티타임과 케이크의 나라 영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이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백년도 더 전에 영국의 어느 저명한 수학자가 <네이처> 지에 케이크 안 마르게 잘 잘라 먹는 법을 연구해 게재한 적이 있었죠. 영국에서는 과학자들이 이렇게 실생활에 적용해볼 수 있는 간단한 해결책들을 제시해 인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오랜 관례입니다. ☞ 영국왕립화학회 권장 홍차 우리는 법과 영국 셰필드 대학 수학 강사가 제안하는 ☞ 완벽한 크림 티에 대해 알려드린 적 있었죠? 아래에 케이크 잘 잘라 먹는 법 동영상을 걸어드릴 테니 찬찬히 보시면서 익혀보세요.

 

 

 

 

 

 

 

 

즉, 아래의 그림과 같이 잘라 나가면 됩니다.

 

 

 

 

 

 

 

 

가운데를 먼저 잘라 먹은 뒤       양쪽을 가운데로 밀어 절단면을 접합       직각 방향으로 같은 짓을 반복

 

 

지름이 점점 줄어들면서 작은 원이 되는 거지요. 가족끼리 먹을 때나 가능하지, 업소에서는 손님들한테 이렇게 잘라 팔 수가 없죠. 똑같은 모양과 똑같은 양이 나오도록 공평하게 썰어서 줘야 하니까요. 어떻게 잘라주든 쌈박질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막역한 사이에서만 가능한 방법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가능합니다. 유리 돔dome 있는 케이크 플레이트도 집에 하나쯤 있으면 좋아요. 락앤락은 시적인 맛이 좀 떨어지더라고요. 단차가 있어 칼로 썰 때도 걸려서 불편합니다.

 

 

 

 

 

 

 

 

▲ 반값 떨이할 때 사둔 오크 케이크 돔. 앗싸라비아.

 

 

 

 

 

 

 

 

▲ 다쓰베이더가 만든 북미풍 피칸 & 메이플 시럽 케이크. 재료비가 후덜덜.
어디, 케이크를 한번 잘라볼까요?

 

 

 

이 방법을 알게 된 후 지금까지 케이크 세 개를 이렇게 잘라 먹어보았습니다. 네에, 과연 효과 있더라고요. 모양은 좀 안 예쁘긴 하지만 끝까지 다 먹을 때까지 정말 촉촉합니다. 특히 위에 크림이 있는 케이크일 경우, 자르고 나서 접합 부분 틈새를 크림으로 메꿔주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혼자 먹을 때 모양보다 맛에 더 신경을 쓰겠다면 이 방법을 써보시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