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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이 특별히 기념하는 생일들 본문

영국 이야기

영국인들이 특별히 기념하는 생일들

단 단 2014. 9. 16. 00:00

 

 

 

 

 

 

한국에서는 만 나이 60세가 되는 날을 회갑연으로 기념하고, 한국 나이 70세 되는 날은 고희연으로 기념한다. 30, 40, 50, ..., 80, 90세 생일 등 10년 단위로 특별한 생일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66, 77, 88, 99세 생일 등을 일컫는 용어와 기념하는 행위는 본디 우리 풍습에 없었으나 일본의 관습을 쫓아서 하는 거라고 한다.

 

영국인들도 회갑연까지는 아니지만 만 60세 생일은 좀더 특별하게 기념을 한다. 영국의 예술가들은 만 60세가 되는 해뿐 아니라 50세가 되는 해에도 회고전들을 많이 한다. 카드 매대에 가보면 30, 40, 50, 60, 70, .... 숫자가 박힌 생일 카드들을 늘 볼 수 있다.

 

 

 

 

 

 

 



그럼 만 16세, 18세, 21세 생일은 무엇 때문에 기념을 하는 걸까? 이렇게 카드까지 다 있고.


대한민국에서는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정하고 있고, 이 날 만으로 19세가 돼 있는 젊은이들이 조촐하게 자기들만의 기념식을 갖기도 한다. 만 19세 생일이 되면 법적으로 성년이 된다. 부모 등의 법정 대리인이 없이도 모든 법률 행위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 나이다. 그나마 만 20세였던 것이 2013년 7월부터 19세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영국에서는 만 16세부터는 법의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응응응을 할 수 있고 (응?) 얌전한 폭죽도 살 수 있고, 복권도 살 수 있고, 스프레이 페인트도 살 수 있고, 술이 든 고급 쵸콜렛도 사 먹을 수 있다. GCSE를 마친 16세에 진로를 결정해 대입준비 안 하고 직업학교를 가기도 한다.


만 18세부터는 도박을 할 수 있고, 술·담배를 살 수 있고, 칼도 살 수 있고, 솔벤트같은 인화성 물질도 살 수 있고, 어른을 위한 본격 하드 코어 불꽃놀이 폭죽도 살 수 있다. 투표권도 이때 주어진다.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한국보다 1년 빠르다. 만 18세에 투표권을 주는 나라는 영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 19세에 투표권을 주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 Voting age

 

만 21세 생일은 왜 기념하는 걸까? 만 16세와 18세를 지나면서 이미 각종 권한은 다 얻게 되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많은 유럽 국가들이 성년을 만 18세로 정하고 있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성년을 만 21세로 높게 잡는 국가들이 많았다고 한다. 미국은 아직도 술을 구매할 수 있는 나이만은 만 21세로 높게 고수하고 있다. 그러니 미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이 만 21세 생일이 얼마나 특별하겠는가.

 

영국인들 중에는 쓸개 빠진 젊은이들이나 줏대 없이 미국 문화에 휘둘려 할로윈도 기념하고 21세 생일도 기념하는 거라며 혀를 차는 이가 있지만, 성년을 만 21세로 잡던 과거의 풍습과 인식이 아직도 남아 그런 거라며 관대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성인은 만 18세에 이미 되었지만, 그래도 책임감 있는 결혼 생활을 하려면 적어도 21세는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 학생들 많이 모여 사는 동네 어느 집에서 밤새 음악 크게 틀어놓고 파티하느라 쿵짝거려도 불평하고 신고하는 주민이 없어 늘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법적으로 음주가 허용되는 만 18세 생일 파티가 아닐까 싶은데, 다들 '좋을 때지' 하며 개의치 않는 것 같다. 21세 생일은 18세 생일 만큼 요란하게 기념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중요하다. 십대인 18세 때와는 달리 21세 생일에는 정말로 성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그래도 스무 살은 넘어야 진정한 성인이고, 18세는 아직 덜 여문 애송이, 풋내기라고 생각들을 하는 모양이다.



Is your 21st still a milestone?

 

 

 

 

 

 

 

 

각 나라별 법정 음주 허용 연령. 2011년 통계. 지도를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음.

 

 

 

 

 

 

 

 

 각 나라별 성관계 승낙 연령age of consent. 한국 보고 깜놀. 만 13세라니, 너무 낮지 않나.
투표는 19세부터, 어른하고 응응응 하는 건 13세부터라니, 말이 되나.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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