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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이태리 버팔로 모짜렐라 Mozzarella • 모짜렐라를 먹는 열 가지 방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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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이태리 버팔로 모짜렐라 Mozzarella • 모짜렐라를 먹는 열 가지 방법

단 단 2014. 11. 2. 00:00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치즈 두 가지 - 아마 체다와 모짜렐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체다가 진짜 체다가 아닌 가공치즈인 게 유감이긴 하지만요. 한국에서 모짜렐라 슈레드는 이제 이태리 음식뿐 아니라 김치볶음밥에서부터 각종 술안주, 아이들 간식에 이르기까지 안 들어가는 곳이 없지요. 떡볶이 위에도 올라가는 걸 자주 목격합니다. 매운 음식 위에 특히 많이들 올리던데, 빨간 음식에 색상 대비도 줄겸, 불 붙은 혀도 달랠겸 두루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 식단에는 칼슘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니 어떤 형태로든 자꾸 치즈를 먹어 주면 좋지요.

 

영국인들도 모짜렐라를 많이 씁니다. 이들은 자국 음식에는 자국 치즈를 쓰고, 모짜렐라는 주로 이태리 음식 만들 때 씁니다.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모짜렐라의 형태는 좀 더 다양합니다.

 

 

 

 

 

 

 



이건 한국에도 있죠? 피짜나 오븐구이 음식에 많이 쓰는 슈레드이고요,

 

 

 

 

 

 

 

 


물에 담아 파는 모짜렐라 볼은 주로 손으로 뜯거나 칼로 썰어 샐러드에 넣고요,

 

 

 

 

 

 

 

 


한입에 쏙 넣기 좋은 작은 볼 '보꼰치노bocconcino'로 써도 좋지요.

 

 

 

 

 

 

 

카프레제용 막대 모양도 있고,

 

 

 

 

 

 

 

 

 

파니니 샌드위치나 토스트용으로 나온 수분 적은 슬라이스도 있고,

 

 

 

 

 

 

 

 

 

모짜렐라 속에 모짜렐라 슈레드와 크림을 넣은 부드러운 부라따도 있고,

 

 

 

 

 

 

 

 

원조 모짜렐라인 버팔로 물소젖 모짜렐라Mozzarella di Bufala PDO도 있습니다.

 

 

 

 

 

 

 

 

 

 

모짜렐라를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응고를 마친 응유curd에서 유장whey을 빼면 단단한 덩이가 됩니다. 잠깐 두어 숙성시킨 뒤 다시 조각조각 자릅니다. 자른 응유 조각들을 다시 뜨거운 물에 소금과 함께 넣고 녹여 괴물 같은 거대한 덩어리를 만듭니다. 장인이 그 뜨거운 물에 손을 담가 응유를 잡아 늘리며stretching the curd 여러 모양으로 성형을 하는데, 이렇게 생산하는 치즈를 'pasta filata'(spun paste, streched curd) 치즈라고 분류합니다. 이태리 치즈 중에 이런 것들이 많습니다. 모짜렐라, 좀 더 숙성시키고 건조시킨 모짜렐라인 스카모르짜scamorza, 카치오카발로caciocavallo, 프로볼로네provolone가 이 범주에 듭니다. 옛 시절, 중동과 소아시아로부터 전수 받은 기법입니다.


제가 치즈 시식기 쓸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지요. '그 나라 전통 치즈는 그 나라에서 생산한 정통 치즈로 사 먹어 줘라.' 모짜렐라와 관련해서는 이 부탁을 드리지 않을게요. 버팔로 모짜렐라가 아니라서 아쉽더라도 한국에 계신 분들은 한국 우유로 생산한 한국산 모짜렐라를 사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첫 째는, 모짜렐라는 신선 치즈라서 하루가 다르게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들자마자 빠른 시간 내에 먹는 게 좋아요. 두부처럼 모짜렐라도 멀리 여행을 안 시키는 게 좋습니다. 영국과 이태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한국과 이태리는 너무 멉니다. '나 이태리산 정통 모짜렐라 사 왔다' 자랑하는 블로거를 보면 속으로 훗 비웃어 주세요.

 

두 번째 이유는, 이태리의 버팔로 물소젖 모짜렐라 생산지 주변 환경이 마피아들에 의해 많이 파괴되어 예전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PDO로 보호 받을 수 있는 버팔로 물소젖 모짜렐라는 이태리 중남부의 (1) Caserta, (2) Salerno, (3) Venebento 일부, (4) Naples, (5) Frosinone, (6) Latina, (7) Rome, 일곱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하고 있는데, 이들 중 몇몇 지역이 속한 깜빠니아 주에서 온 모짜렐라가 이제는 유럽인들이 가장 꺼리는 모짜렐라가 되었습니다. 본고장 제품을 꺼리게 되었다니 '웃픈' 일이죠. 마피아들이 이 지역 모짜렐라 생산지 부근에 산업 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탓에 환경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2008년, 2010년, 2012년, 거의 2년에 한 번꼴로 이태리에서 모짜렐라 스캔달이 일어나고 있는데, 마피아와 연계된 것이 많아요.
☞ Italy's Mozzarella King' arrested over 'contaminated cheese'

 

이태리는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멋쟁이에다 성격까지 쾌활하고, 햇빛도 좋고, 풍광도 좋고 다 좋은데, 왜 마피아 하나 여태 근절을 못 하고 있는 걸까요? 마피아가 또 올리브 오일 섞고 희석해 팔기로 유명하죠. 자국 와인도 망쳐 놓고, 지난 번 유럽을 휩쓸었던 가짜 쇠고기(말고기) 파동에도 개입됐다는 의혹이 있고요.

 

아무튼 버팔로 모짜렐라는 이제 원조격인 깜빠니아산이 가장 미덥지 않은 것으로 전락해 버렸으니 굳이 여기 제품을 힘들게 찾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국에도 버팔로 물소가 있어서 영국인들은 자국산 버팔로 모짜렐라를 먹습니다. 과거 포뮬라 원 챔피언 드라이버였던 사람이 은퇴하고 치즈 생산에 뛰어들었는데, 이 양반 버팔로 모짜렐라가 품질이 아주 좋아 언론에도 자주 오르내립니다. 영국내 이태리 식당에서도 많이 찾고, 심지어 영국에 여행 왔다 돌아가는 이태리 사람들도 이곳 버팔로 모짜렐라를 잔뜩 사갖고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이 제품이 바로 위에서 말씀 드린 영국산 버팔로 모짜렐라입니다. 값이 비싸서 평소에는 못 사 먹고 아주 가끔씩 떨이로 나오는 걸 사 먹는데, 생산량이 적고 인기가 많아 떨이로 나오는 일이 사실 매우 드물어요. 떨이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걸 보고 눈이 번쩍 해서 두 개나 집어 왔습니다.



일반 모짜렐라와 버팔로 모짜렐라의 차이점

 

모짜렐라는 원래 까만색 버팔로 물소의 젖으로 만들던 치즈입니다. 전세계적으로는 일반 소젖 모짜렐라를 훨씬 많이 생산하고 있지요. 맛에 차이가 있느냐? 있습니다. 고소하고 달착지근하고 신선한 우유 풍미가 도는 일반 모짜렐라를 한참 먹다 버팔로 모짜렐라를 먹으니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됐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식초 탄 물에 미원을 푼 것 같은 맛이 납니다. 시큼하면서 찝찔하죠. 비숙성 치즈인데 우마미가 강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졌습니다.


질감도 많이 다릅니다. 버팔로 모짜렐라는 좀 더 부드럽고 수분이 많은데다 손으로 누르면 푹신하게 눌리면서 즙이 많이 배어나옵니다. 저항감 없이 순순히 잘 찢기고, 치즈 속에 수분이 많아서 질척거립니다. 일반 소젖 모짜렐라는 그야말로 탱탱하고 딴딴하고 쫄깃거리기까지 하죠. '버팔로 모짜렐라가 원조이고 값이 더 비싸니 더 우수하다'라고 말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순전히 취향의 문제일 듯 합니다. 다쓰베이더는 버팔로 모짜렐라를 아주 맛있게 먹던데, 저는 짠맛이 뒷받침된 우마미가 아닌, 싱거우면서 시큼한 맛이 뒷받침된 우마미가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모짜렐라만 단독으로 먹었을 때 그렇다는 소리지, 이런저런 음식과 함께 먹을 때는 또 우마미의 뉘앙스가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최종 판단은 유보하렵니다. 피짜 위에 올려 오븐에 살짝 구워 먹었을 때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것저것 골고루 드셔 보세요. 식용유를 굳혀 조잡한 첨가물로 맛낸 가짜 모짜렐라는 주의하시고요.



이태리식 모짜렐라 레서피 열 가지


모짜렐라를 밤낮 피짜나 카프레제 샐러드에만 넣어 먹으니 지겹다는 분들을 위해 제가 아래에 이태리 사람들처럼 다양하게 모짜렐라 먹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의 유명 이태리 음식점 요리사 둘이서 낸 요리책에 있는 것들입니다. 너무 간단해서 레서피라 할 것도 없어요. 대신 재료들이 좋아야 하죠. 간단하면서도 맛있으니 가볍게 한 끼 때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2번과 10번이 버팔로 모짜렐라입니다. 모양이 좀 다르죠? 어떤 모짜렐라를 쓰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질 좋은 모짜렐라는 생으로 먹고, 오래되거나 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들은 요리에 넣는다고 하죠. 접시는 한 가지만 계속 쓰겠습니다. 채리티 숍에서 집어 온 이태리 접시인데, 이게 우리 집에 있는 유일한 이태리 접시입니다.

 

 

 

 

 

 

 

 


1. 토마토, 비트루트, 케이퍼, 바질
비트루트를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은 뒤 5mm 두께로 납작납작 썬다. 토마토도 비슷한 두께로 썬다. 케이퍼는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뒤 물기를 제거한다. 레드 와인 비니거와 올리브 오일을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비트루트, 토마토에 취향껏 소금 간을 하고 케이퍼와 함께 드레싱에 가볍게 버무린 뒤 접시에 담는다. 모짜렐라를 곁들이고 채썬 바질 잎을 흩뿌린다.

 

 

 

 

 

 

 

 


2. 프로슈토, 호박, 바질 [영국산 버팔로 모짜렐라 사용]
Y-필러로 호박을 리본처럼 얇게 저민다. 레몬즙, 올리브 오일, 소금을 한데 섞어 드레싱을 만든 뒤 저민 호박을 버무린다. 모짜렐라, 프로슈토와 함께 접시에 담고 바질을 얹어 낸다.

 

 

 

 

 

 

 

 

 

3. 브로드 빈, 블랙 올리브, 로켓(루꼴라), 민트
브로드 빈broad beans을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 물기를 말리고 소금 후추 간을 해 둔다. 깡통 제품으로 써도 좋다. 블랙 올리브는 씨 있는 제품으로 사서 쓰기 직전 손으로 일일이 씨를 빼 준다. 로켓과 민트를 레몬즙 + 올리브 오일 드레싱에 버무린 뒤 접시에 담는다. 손으로 뜯어 4등분한 모짜렐라를 곁들이고 브로드 빈과 올리브를 흩뿌린다. (브로드 빈이 이토록 맛있는 콩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네. 심지어 깡통 따서 바로 먹는 것도 맛있네그려.)

 

 

 

 

 

 

 



4. 토마토, 블랙 올리브 브루스께따
토마토는 4등분 한 뒤 속씨와 즙을 제거한다. 바질과 함께 올리브 오일에 버무리고 소금 간을 해 둔다. 블랙 올리브는 씨 있는 제품을 사서 쓰기 직전 일일이 손으로 씨를 뺀 뒤 후추, 마른 고추 부순 것, 레몬즙, 올리브 오일과 섞는다. 빵 양면을 모두 그릴한 뒤 생마늘로 윗면만 문질러 준다. 마늘 향을 은은히 내기 위함이다. 올리브 오일도 뿌려 준다. 준비해 둔 토마토와 바질, 블랙 올리브를 빵 위에 얹어 모짜렐라와 함께 낸다.

 

 

 

 

 

 

 



5. 가지, 토마토, 바질
토마토를 길이로 반 가르고 속씨를 제거한다. 소금 간을 한 뒤 올리브 오일을 뿌려 섭씨 200도 오븐에 15분간 굽는다. 가지는 1cm 두께로 썰어 양면을 모두 그릴하고 바질, 올리브 오일, 레몬즙에 버무린다. 토마토, 모짜렐라와 함께 담아 낸다.

 

 

 

 

 

 

 



6. 시금치, 로켓(루꼴라), 안초비
시금치는 부드러워질 때까지 데친 뒤 물기를 빼고 식혀 둔다. 안초비는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뒤 후추와 레몬즙을 뿌려 둔다. 레몬즙, 올리브 오일, 소금을 섞어 드레싱을 만들고 로켓과 시금치를 각각 버무린다. 접시에 담고 모짜렐라와 안초비를 곁들여 낸다.

 

 

 

 

 

 

 



7. 카넬리니 빈, 살라미, 블랙 올리브
깡통 카넬리니 빈cannellini beans을 꺼내 물에 헹군 뒤 레몬즙, 올리브 오일과 함께 냄비에 데운다. 소금 간을 하고 으깬다. 블랙 올리브는 씨를 빼고 올리브 오일에 버무린다. 카넬리니 빈, 페늘 살라미fennel salami, 블랙 올리브, 모짜렐라를 함께 담아 낸다.

 

 

 

 

 

 

 



8. 아스파라거스, 로켓(루꼴라), 파마산
아스파라거스는 끓는 소금물에 5분간 데친 뒤 물기를 말리고 올리브 오일에 버무려 둔다. 로켓은 올리브 오일 + 레몬즙에 버무린다. 모짜렐라와 함께 접시에 담고 파마산 저민 것을 올려 낸다.

 

 

 

 

 

 

 

 


9. 레드 페퍼, 옐로우 페퍼, 케이퍼
케이퍼는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물기를 말린다. 페퍼는 그릴해 껍질을 제거하고 씨를 뺀 뒤 길이로 4등분한다. 올리브 오일 + 레드 와인 비니거 + 바질 + 케이퍼 + 후추 섞은 드레싱에 버무려 모짜렐라와 함께 담아 낸다.
☞ 페퍼 껍질 제거하는 방법 동영상

 

 

 

 

 

 

 

 


10. 페늘, 프로슈토, 로켓(루꼴라) [영국산 버팔로 모짜렐라 사용]
페늘fennel은 뿌리와 바깥 잎을 제거하고 1cm 두께로 썬 뒤 부드러워질 때까지 소금물에 삶는다. 꽤 오래 걸린다. 약 15분 정도. 물기를 제거하고 양면 모두 그릴로 지진다. 로켓과 페늘을 올리브 오일 + 레몬즙 + 소금 섞은 드레싱에 버무리고 프로슈토, 모짜렐라와 함께 담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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