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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덴마크 다나블루 Danablu • 데니쉬 블루 • 데이니쉬 블루 본문
덴마크 치즈는 처음 소개합니다. 프랑스 록포르의 저렴한 대용품으로 20세기 초에 개발한 치즈입니다. 덴마크는 낙농 국가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로 자국 치즈가 많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이 다나블루와 에스홈Esrom 두 개만이 유럽연합에 의해 '지리적표시보호제PGI'로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이 다나블루는 세 회사에서 출시를 하고 있습니다.
☞ Arla Foods amba, Høgelund Mejeri
☞ Bornholms Andelsmejeri
☞ Mammen Mejeri A/S
제가 사 온 건 스웨덴-덴마크의 거대 낙농 기업 아를라 푸드Arla Foods의 카스텔로Castello 브랜드 제품입니다.
포장에 PGI 표시가 있네요. 5-6주 정도 숙성을 시키고, 숙성시키는 동안에는 3일에 한 번씩 치즈를 뒤집어 줘 곰팡이와 치즈 풍미가 골고루 퍼지도록 해줍니다.
저는 치즈 먹을 때 열량을 안 따집니다. 열량 따지면 치즈 못 먹어요. 쵸콜렛이나 아이스크림, 튀김 같은 걸 먹으면서 열량 따지는 것과 비슷한 거지요. 그보다는 소금양을 유심히 살피는 편인데, 이 다나블루 소금양을 보고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치즈 100g에 소금이 3.3.g이나 들었다니, 이거 믿을 수 있나요. 제가 예전에 프랑스의 록포르가 지나치게 짜다고 불평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록포르에는 100g당 3.6g 정도의 소금이 들어갑니다. 너무 짜죠. 영국의 스틸튼은 가장 짜게 만들어진 제품이 2.33g입니다. 대개의 생산자들은 2g을 넘기지 않습니다.
맛을 보았습니다. 덴마크 치즈는 이 블로그에서 처음 소개하는 거라 제가 웬만한 흠은 도닥도닥 덮어 주고 잘 써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게다가, 덴마크는 낙농 국가이긴 해도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영국 같은 치즈 강국이 아니니 격려와 애정을 담아 관대한 마음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허나, 살다 살다 내 이렇게 맛없는 치즈는 처음 봅니다. 휴...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맛이 끔찍합니다. 2년쯤 전에 처음 사 먹고는 너무 끔찍해서 먹다가 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간 많은 시간이 흘렀고 다양한 치즈들을 맛보았으니 입맛과 취향이 변했을 거라 생각해서 혹시 몰라 다시 사 먹어 본 것이었습니다. 먹다가 또 버렸습니다. 요리에 쓰면 좀 났겠나 싶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는데, 귀한 재료들만 망쳤습니다. 그래서 남은 치즈는 그냥 버렸습니다. 벌써 두 번째입니다.
맛을 묘사하자면, 죄송합니다, 표현이 좀 거칠 겁니다, 식사 시간 앞둔 분은 읽지 마세요. 젖먹이 아기의 토사물에 빙초산을 치고 소금을 잔뜩 뿌린 맛과 향이 난다고나 할까요. 너무나 험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사 먹어 본 치즈 중 두 번째로 짭니다. 위 사진의 성분표 보셨죠. 100g당 소금이 무려 3.3g이라뇨.
영국은 무상의료NHS를 시행하는 국가라서 정부나 언론이 식품 회사에 소금양 줄이라고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영국 치즈들이 다른 나라 치즈들에 비해 덜 짠 편이고 세계 유명 블루 치즈들 중 영국의 스틸튼이 소금양이 가장 적습니다. 원래 블루 치즈들이 치즈 그룹 중에서는 가장 짜긴 한데, 이 다나블루는 너무 짭니다. 먹고 나서 혀와 목구멍이 아려서 한참 고생을 했습니다. 치즈를 한 조각 먹고 나니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했을 때와 같은 반응이 즉각 옵니다. 게다가 소젖 치즈가 이토록 하얀 것도 미심쩍어요. 양젖 치즈인 록포르를 흉내 내 만든 치즈인 것은 잘 알지만, 소젖 치즈들은 양젖, 염소젖 치즈들만큼 하얄 수가 없지요. 소한테 풀은 생초든 건초든 일절 먹이지 않고 가둬 놓고 사료만 준 걸까요? 어떻게 키운 젖소들인지가 다 궁금해집니다. 아니면, 원유 가공 중에 무슨 짓을 한 걸까요?
다쓰 부처는 원래 블루 치즈 애호가입니다. 냉장고에 1년 내내 블루 치즈를 넣어 놓고 먹는 사람들인데 이건 도저히 못 먹겠습니다. 처음 소개하는 덴마크 치즈인데 안타깝습니다. 같은 체다라 해도 브랜드별로 맛 차이가 많이 나니 이것도 그런 경우일지 모르겠습니다. 아를라 푸드 외의 생산자들 제품을 찾아서 맛보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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