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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프랑스 샤우르스, 샤오스, 샤우스 Chaource 본문

세계 치즈

치즈 ◆ 프랑스 샤우르스, 샤오스, 샤우스 Chaource

단 단 2014. 11. 28. 01:00

 

 

 Aube and Yonne, France.

 

 

 

 

 

 

 

 

 


중세 때부터 만들어 왔다는 아주 오래된 프랑스 흰곰팡이 연성 치즈를 하나 소개합니다. 오브Aube와 욘Yonne 데빠르트망department에서 만듭니다. 2주에서 4주를 숙성시킵니다. 꺄몽베흐는 대개 4주, 브리는 8주 숙성했을 때가 맛있다고 하니, 이 샤우르스는 어린 치즈에 해당하는 거지요. 크기는 지름 대략 10cm, 높이는 6cm, 무게는 250~450g 정도로 제법 두껍고 큽니다. 1977년에 AOC로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보호를 받는 대신 엄격한 생산 조건을 따라야 하는데, 일단, 응유curd에서 유장whey을 억지로 빼 내면 안 되고 꺄몽베흐나 브리처럼 가만히 두어 저절로 빠지게 내버려둬야 합니다. 그래서 수분이 많으면서 부드러운 연성 치즈가 되는 거지요. 12시간 동안 천천히 응고를 시켜야 한다는 조건도 있습니다. 공장제 치즈들처럼 시간을 막 단축시킬 수가 없다는 소리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우리 집 크리스마스 접시에 담아 봅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조각을 막 떼어 냈을 때의 상태.

 

 

 

 

 

 

 

 

냉장고에서 꺼낸 지 30분 후.

가장자리가 끈끈하게 흐르기 시작.

 

 


아, 짜고, 시고, 씁니다. 숙성 브리 먹을 때와 같은 톡 쏘는pungent 매력은 없어요. 숙성 기간이 너무 짧은 어린 치즈라 그런 거지요.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가운데가 약간 까슬거리기는 하나 보슬보슬 부서져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고 제법 부드러우면서 밀도가 높습니다. 실온에 30분 두었더니 가장자리가 광택이 나면서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때 먹으면 부드럽고 미끄럽고 다소 끈적거리는, 식감이 주는 최고의 관능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우, 섹시해. 프랑스 치즈의 장점이지요. 이 치즈는 프랑스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 중에서도 질감이 특히 더 섹시합니다. 흰곰팡이 껍질Penicillium Candidum은 힘이 있으나 공장제 속성 치즈들처럼 뻣뻣하거나 뻐득거리지 않아 먹기가 좋네요. 질감은 아주 좋은데 신맛과 쓴맛과 짠맛이 두드러지면서 단맛과 버섯 우마미가 없어 좀 아쉽습니다. 과숙 발롱쎄Valençay 먹을 때와 같은 '걸레' 풍미와 쓴맛이 강합니다. 껍질을 닦은 치즈가 아닌데도 껍질 닦은 연성 치즈의 쓴 누룩 풍미가 납니다. 너무 써서 끝까지 다 먹을 엄두가 안 나니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싼 치즈인데 돈 값을 못 해 좀 아쉽습니다. 꺄몽베흐, 브리 드 모Brie de Meaux나 또 사 먹을 걸 그랬습니다. 맛은 좀 모자라지만 어쨌거나 프랑스 치즈들의 특장점인 관능적인 질감을 위로 삼아 먹을 수밖에요.

 


11월30일 추기
삼일을 냉장고에 묵혔다 다시 먹어 보았습니다. 좀 더 숙성을 한 탓인지 쓴맛이 약간 덜 나긴 합니다. 버섯 우마미도 살짝 나타나기 시작했고요. 가운데 보슬거리는 부분에서는 산미가 나고, 쓴맛은 주로 껍질과 껍질 바로 아래의 흐르는 부분에서 나는 것이었습니다. 한 조각 분량을 또 남겨 두었으니 이틀 뒤 다시 맛을 보고 추기를 하겠습니다.



12월2일 추기
마지막 조각을 먹었습니다. 어쨌거나 씁니다. 왜 이리 쓴맛이 나는 걸까요? 그래도 덜 숙성된 공장제 꺄몽베흐는 먹고 나면 꼭 배가 아팠는데, 이 샤우르스는 비슷한 숙성 기간을 갖는 어린 치즈인데도 먹고 나서 속이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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