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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야기

영국의 장애인들

단 단 2014. 12. 15. 00:00

 

 

 

 

 

"한국의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제가 얼마 전에 썼던 글의 맺음말이었죠.

 

영국 생활 초기에 가졌던 의문 중 하나 -
'이상하네,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을까?'
길거리나 TV에서 장애인이 많이 보이니 한국보다 훨씬 많은 것처럼 느껴졌던 거지요.

 

 

 

 

 

 

 

 


장애인 올림픽 대회Paralympics의 아이디어가 처음 싹 튼 곳은 이곳 영국이었습니다. 나치를 피해 망명 온 독일계 유태인 의사Ludwig Guttmann에 의해서였죠.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나치가 장애인들에게 가했던 만행은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 <피아니스트>에도 휠체어 탄 장애인을 독일군들이 그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휠체어째 창 밖에 던져 죽이는 장면이 나오죠. 이런 아픔을 뒤로 하고 현재 독일의 장애인 복지 수준은 매우 높다고 합니다.)

 

영국에 망명을 온 독터 굿만이 2차대전 부상병들 중 척추 환자들만 따로 모아 놓은 병동의 책임자로 부임을 하게 됩니다. 부임해서 병동 꼴을 보니 가관입니다. 의료진들이 척추 다친 환자들을 꼼짝도 못하게 침대에 뉘여 척추 때문에 죽는다기보다는 욕창과 그로 인한 감염으로 죽는 이들이 부지기수였죠. 숱한 반대와 곡절 끝에 이들을 일으켜 휠체어에 앉히고 운동을 시킵니다. 양궁과 탁구를 시키고 농구도 시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BBC2 드라마 <The Best of Men>이 이 때의 일을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잘 그리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어둠의 경로로 찾아서 한번 보세요.


영국의 언론들은 장애인 운동선수들을 '쿨'하게 그립니다. 하도 TV에 자주 나와 제가 영국 장애인 운동선수들 몇몇의 얼굴을 다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또 영국의 장애인들은 이런 불만이 있다고 하네요. "뭐야, 밤낮 우리더러 운동선수만 하라는 거야? 우리의 이미지를 너무 고착화하려는 거 아냐? 우린 다른 분야에서도 잘 나가고 싶다고. 가령, 패션 쪽이라든가, 연예계라든가..."


그래서 나온 패션 모델 겸 연예인.
4분 55초부터가 특히 멋있습니다. 궁극의 하이힐stiletto이라고나 할까요.

 

 

 

 

 

 

 

 

 


의수나 의족을 만드는 데 있어 관건은 최대한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었죠. 영국에는 의족을 마치 패션 아이템이나 예술품처럼 만드는 ☞ 의족 아티스트가 다 있습니다. 감춰야 할 치부가 아니라는 거지요. 이런 것들을 보면 감탄이 나오다가도 우리 한국의 장애인들이 생각 나 자꾸 목에 무언가가 걸립니다. 한국의 길거리에서 장애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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