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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귀차니스트를 위한 이튼 메스 Eton Mess for Lazybone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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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귀차니스트를 위한 이튼 메스 Eton Mess for Lazybones

단 단 2015. 6. 11. 00:30

 

 

홀스타인 프리지안 품종 소젖으로 만든 일반적인 더블 크림.

유지방 48%. 묽어서 거품기로 쳐서 써야 한다.

 

 

 

 

 

 

 

유지방 함량은 일반 더블 크림과 같으나

좀 더 뻑뻑한 엑스트라 띡 더블 크림.

거품기로 칠 필요가 없다.

 

 

 

 

 

 

 

더욱 진하고 고소한 저지 품종 엑스트라 띡 더블 크림.

유지방 48%. 거품기로 칠 필요가 없다.

 

 

 

 

 

 

 

더블 크림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유지방 23.8%의 하프-팻 엑스트라 띡 크림을 써도 무방.

이것도 거품기로 칠 필요가 없다.

 

 


요리할 시간 없는 바쁜 영국 유학생:
단단 님, 딸기철이라 이튼 메스가 먹고 싶긴 한데 학생이다보니 도깨비 방망이로 딸기 쿨리 만들고 거품기로 크림 치는 것조차도 저는 버거워요.


단단:
저도 도깨비 방망이와 거품기 쓰는 게 귀찮아서 약식으로 해먹을 때가 더 많아요. '칫cheat'을 알려 드릴게요. 크림을 일반 더블 크림 대신 'extra thick' 더블 크림으로 사세요. 엑스트라 띡 더블 크림은 더 뻑뻑하면서 맛이 더 진한데 희한하게도 유지방 함량은 일반 더블 크림과 똑같습니다. 걱정 없이 바꿔 쓸 수 있어요.

 

 

 

 

 

 

 



오늘은 흔한 홀스타인 프리지안 품종 소젖 크림 대신 저지Jersey 품종 소젖 크림을 사 보았습니다. 색이 더 노랗죠. 엑스트라 띡 더블 크림이라 이미 저렇게 꾸덕꾸덕해서 따로 거품기로 치지 않고도 쓸 수 있어요. 저지 크림은 영국에서나 맛볼 수 있는 크림입니다. 홀스타인 프리지안 소젖 크림보다 훨씬 진하고 고소합니다. 영국 저지 섬에 있는 품종이라서 저지 소라고 이름이 붙었는데, 이 녀석들이 풀에 있는 '베타카로틴'을 특별히 잘 소화시키는 능력이 있어 우유와 크림이 저렇게 노랗게 나옵니다. 질 좋고 맛있는 크림이니 영국에 계실 때 꼭 한번 맛을 보세요. 크림을 소 품종별로 골라 살 수 있는 나라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기회 되시면 건지Guernsey 크림과 스코티쉬 품종인 애셔Ayrshire 크림도 맛을 보세요. 애셔 크림은 저도 아직 맛을 못 봤습니다.

 

 

 

 

 

 

 



저지 소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정말 예쁘죠? 새끼는 노루처럼 생겨서 더 예쁩니다. 예쁜데다 덩치가 작아 아담하기까지 해 귀족들이 자기 영지에 '장식' 삼아 풀어놓고 키우기도 했다죠. 불같은 성격의 수소들과 달리 암소들은 순하고 호기심이 많다고 합니다. 300ml짜리 작은 포장을 하나 사면 이튼 메스 약 6인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귀차니스트를 위한 이튼 메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크림을 그릇에 덜고,
딸기를 씻어서 던져 넣고,

 

 

 

 

 

 

 



몇 개는 남겨 두었다가,

 

 

 

 

 

 

 



깨끗이 씻은 손으로 인정사정없이 으깨 줍니다.
다쓰베이더가 협조해 주었습니다.

 

 

 

 

 

 

 



즙이 줄줄 나올 겁니다.
손에 남는 펄프도 그냥 다 넣으세요.

 

 

 

 

 

 

 



자알 섞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머랭을 넣습니다.
좀 더 바삭한 작은 머랭을 사다가 1인당 약 3개씩 잡아,

 

 

 

 

 

 

 



부숴 넣고,

 

 

 

 

 

 

 



잘 버무려 그릇에 옮겨 담으면 끝.
3분도 안 돼 만듭니다. 볼품은 없지만 집에서 가족끼리 먹을 땐 문제없지요. 지난 번보다 잘 섞여서 사실 맛은 더 좋습니다. 이튼 메스는 하여간 많이 섞여서 '메씨'할수록 맛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머랭을 미리 넣으면 눅눅해지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넣었습니다.

 


영국 유학생 여러분,
딸기가 제철일 때, 그리고 질 좋은 크림과 머랭 쉽게 살 수 있을 때 이튼 메스 많이 해 드세요. 물가 '억' 소리 나게 비싼 나라라는 영국이 놀랍게도 제철 딸기 값은 한국보다 쌉니다. 1킬로그램에 3.75파운드 주고 샀으니 오늘 환율로 6,500원 정도. (메르스 탓인지 환율이 올랐어요 농장이나 파머스 마켓에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딸기 작황이 좋아 값이 많이 싸졌다는 올해 '제철'에 롯데마트에서 800g을 8,900원에 특가랍시고 팔았었습니다. 1킬로그램으로 환산하면 11,125원.

 

뭡니까,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영국의 반도 안 되는데 딸기 값은 거의 두 배라니요?


영국인들은 제철 노지 딸기를 먹고 한국인들은 억지로 제철을 옮겨 하우스 딸기를 먹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한국 신문에서 ☞ 2월을 딸기 제철로 소개해 놓은 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 어릴 땐 제철이 영국하고 비슷해 여름에 딸기밭 들어가 따 먹은 기억이 나는데요. 무슨 이유에서 딸기 제철을 겨울로 바꾼 건지, 제철을 억지로 겨울로 옮겨 온 국민을 이토록 비싼 딸기 먹게 한 장본인이 누군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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