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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핀란드 2005 - 핀란드 음식들 본문
▲ 우표 한 장 25.5×35.5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블로그 이웃이신 보름달 님께서 핀란드 여행을 가신다길래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 싶어 소장 음식 우표 중 핀란드 것을 찾아 부랴부랴 올려 봅니다만...
우표에 음식 이름이 안 써 있어서 무슨 음식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꽈당 누리터를 헤집고 다녀도 모르겠어요. 핀란드 우체국까지 가서 뒤져 보았으나 정보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핀란드 음식 사진들을 주욱 펼쳐 놓고 대조를 해보고 있는데, 우표 인쇄 기술이 한국보다 달리는지 인쇄 품질이 좋지 않아 음식을 알아보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뽀론까리스뚜스 Poronkäristys
왼쪽 우표에 담긴 음식은 아마도 라플란드Lapland 쪽에서 많이들 먹는다는 순록 고기 요리인 '뽀론까리스뚜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음식은 거의 예외 없이 링곤베리lingonberries와 감자와 오이 피클을 곁들여 낸다고 하니 매달려 있는 고기와 접시 위에 올라간 고기 모두 순록 고기가 맞는 듯합니다. 고기 색이 좀 연해 보이긴 하지만요.
뭣? 루돌프 고기를 먹는다고?
네에, 루돌프 고기요.;;
순록 고기를 썰어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양파와 함께 버터에 튀기듯 굽습니다. 그 뒤 맥주와 크림을 넣고 뚜껑 덮어 한 시간 가량 뭉근한 불에 익힙니다. 접시 위에 으깬 감자나 삶은 감자를 올리고 조리를 마친 순록 고기를 얹은 뒤 설탕에 절이거나 살짝 조린 링곤베리와 오이 피클을 곁들여 냅니다. 링곤베리는 설탕에 절여 생으로 먹는 게 전통식이고, 취향에 따라 살짝 조려 콤포트로 올리기도 합니다. 라플란드 구성 국가들별로 조리법과 곁들이는 부재료가 조금씩 다른데, 하여간 핀란드식은 이렇습니다.
▲ 순록 고기를 주식으로 삼는 사미Sami인의 땅 라플란드Lapland.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영토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링곤베리 Lingonberries
참, 양쪽 우표에서 모두 보이는 링곤베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영국에서도 납니다. 북유럽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아주 예쁜 베리죠. 남유럽은 레몬, 오렌지 같은 감귤류로 복을 받고 북유럽은 베리류로 복을 받고 있으니 조물주가 나름 공평합니다. 링곤베리는 라즈베리에 쑥을 섞어 놓은 듯한 맛이 납니다. 핀란드 음식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핀란드 음식 사진을 검색하면 링곤베리가 많이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고기 먹을 때 단맛 나는 부재료를 잘 곁들이질 않지만 유럽인들은 고기에 과일 조린 것들을 자주 곁들입니다. 고기 요리 소스에도 많이 활용하고요. 북유럽에서도 라플란드 쪽은 재배할 수 있는 과채가 한정돼 있으니 베리류에 더 의존할 수밖에요.
우표에 있는 뽀론까리스뚜스poronkäristys 사진이 좀 흐려서 알아보기가 힘드니 다른 사진을 한 장 더 올려 봅니다. 우표에는 삶은 통감자가 올라와 있는데, 이렇게 으깬 감자를 올리는 게 좀 더 흔하답니다.
그 나라 국민이 많이 먹는 음식들은 으레 수퍼마켓 간편식ready meal으로도 나오게 마련이지요.
핀란드식 크레프 - 레뚜 Lettu
오른쪽 우표에 있는 음식은 뭔지 모르겠습니다. 육회tartare나 붉은색 나는 생선회 요리가 아닐까 싶어요. 그 뒤에는 핀란드식 크레프crêpes인 '레뚜'인 것 같고요. 레뚜를 스웨덴에서는 'plätt', 노르웨이에서는 'plet'라 부르고, 러시아에서는 프랑스 크레프처럼 크게 부쳐 '블리니blini'라 부르지요. 영미권의 팬케이크보다는 얇고 프랑스의 크레프에 가깝죠. 대개 링곤베리 잼이나 콤포트와 함께 먹는데, 옆 나라인 스웨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즐긴다고 합니다. 저렇게 7구짜리 전용 주철cast iron 지짐판을 이용해 굽습니다.
▲ 저 무거운 주철 레뚜 지짐판을 피크닉에도 갖고 나가는 모양
▲ 핀란드 우표. 잘 구워 주세요, 엄마!
클라우드베리 Cloudberries
오른쪽 우표 뒤쪽 구리 냄비에 담긴 것은 클라우드베리인 듯합니다. 클라우드베리는 ☞ 이렇게 생겼습니다. 영국 북쪽에서도 나긴 하는데 저는 아직 한 번도 실물을 본 적이 없어요. 핀란드 여행 가시면 기념으로 클라우드베리로 만든 잼 한 병 꼭 사 오세요. 이게 인간이 억지로 재배하는 게 불가능해서 야생으로만 얻을 수가 있답니다. 그러니 그 양이 매우 적어 핀란드에서도 귀하다고 하지요. 영국 수퍼마켓에서 클라우드베리 잼 한 병을 샀는데 확실히 다른 잼들에 비해 비쌉니다. 특별한 베리라 북유럽 국가들 우표에서도 종종 보이곤 합니다.
☞ 핀란드 숲에서 볼 수 있는 야생 베리들
▲ 핀란드 우표에 담긴 클라우드베리.
▲ 한국에선 보기 힘드니 북유럽 여행 가서 클라우드베리 잼 보면 무조건 한 병 사 들고 와야 한다.
사진은 영국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스웨덴산 베리 잼들.
클라우드베리 잼은 다른 잼들보다 많이 비싸다.
▲ 구워 먹는 치즈인 레이빠유우스터leipäjuusto와 클라우드베리 콤포트.
핀란드에서는 늘 이 둘을 같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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