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영국음식] 워터크레스·크레송·물냉이 ② 수프 Watercress Soup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워터크레스·크레송·물냉이 ② 수프 Watercress Soup

단 단 2016. 5. 25. 01:00

 

 

 

워터크레스는 익히지 않고 생으로 그냥 먹는 것이 영양 손실이 없어 몸에 가장 좋기는 하나, 제철 풍부할 때는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 보는 것도 좋지요. 1700년대에 이미 유행했다는 클래식 영국 수프도 소개를 해 드립니다. 다른 수프와 달리 이 워터크레스 수프는 즉석에서 만들어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0분에서 15분 정도만 들이면 만들 수 있어요. 보관했던 것을 다시 데우거나 오래 끓이면 영양이 파괴되고 색도 어두워지고 향도 달아나니 그때그때 만들어 드세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두 가지는 영상으로 소개하고 나머지 하나는 제가 글로 레서피를 적어 드리겠습니다.

 

 

 

 

 

 

 

 


우선, 고든 램지가 쓰는 방법.
파인 다이닝 업장에서는 대개 이런 식으로 만들 겁니다. 증점제 역할을 하는 감자 외에는 채수도 쓰지 않고 이런저런 부재료도 쓰지 않고 깔끔하게 워터크레스 맛만 살려 맛도 색도 아주 진하게 내죠. 10분도 안 돼 만듭니다. 다른 수프들과 달리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바로 만들어서 낼 수 있습니다.

 

 

 

 

 

 

 

 

 

이건 미슐랑 1-스타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전식으로 먹었던 수프인데요, 맛을보니 고든 램지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색이 진하죠? 맛도 아주 강렬했습니다. 해산물 전문 레스트랑이라서 수란 대신 생선red mullet을 얹고 비트루트beetroot를 곁들였습니다. (영국에서는 '비트'라 하지 않고 '비트루트'라고 부릅니다.)

 

 

 

 

 

 

 



이건 영국에서 제이미 올리버만큼 유명한 요리사 겸 음식·환경 운동가인 휴 핀리-위팅스톨Hugh Finley-Whittingstall의 가정식 워터크레스 수프입니다. 고든 램지나 휴 핀리-위팅스톨이나 모두 완성된 수프에 수란을 곁들이고는 있지만 재료와 조리법이 약간 다르죠.

 

워터크레스 수프를 만들 때 증점제thickener로는 감자, 밀가루, 쌀밥 등을 쓸 수 있고, 액체는 맹물, 채수, 닭육수, 우유 중 취향껏 골라 쓸 수 있습니다. 닭육수로 하면 우마미가 나고, 우유를 쓰면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채수를 쓰면 절대채식주의자vegan도 먹을 수 있고, 맹물을 쓰면 워터크레스 맛만 깔끔하게 살릴 수 있어 좋습니다. 각각 장점이 있으니 취향껏 정하세요. 워터크레스 자체가 맛이 강하고 개성이 있으므로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들은 맹물을 써서 워터크레스 맛만 깔끔하게 살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채수를 쓸 때는 간혹 채수에 들어간 향초 풍미가 워터크레스 맛과 충돌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요. 양파는 넣어도 좋지만 마늘은 맛이 너무 강하므로 넣지 않거나 아주 소량만 쓰는 것이 좋습니다. 고든 램지가 감자를 깍둑 썰어 쓰지 않고 얇게 저며 쓰는 이유는 다들 잘 아실 겁니다. 뜨거운 물에 재빨리 익히기 위해서죠. 워터크레스는 하여간 오래 조리하면 안 됩니다. 증점제로 감자를 쓰실 경우 감자는 만돌린을 써서 최대한 얇게 저미세요. 수란을 넣기 싫으면 크림이나 무가당 그릭 요거트를 대신 얹어 내셔도 됩니다. 사진에서처럼 해산물을 얹어도 별미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도 워터크레스 수프를 즐겨 볼까요? 글로 적어 드릴 이 세 번째 방식은 채수 대신 양파, 리크leek, 시금치를 수프에 같이 갈아 넣어 채수의 역할을 대신하게 합니다. 저는 워터크레스 수프에 마늘 넣는 것을 꺼려하는데, 먹고 나면 마늘 잔상이 수시간 동안 혀에 남기 때문입니다. 너무 괴로워요. 마늘 대신 양파와 릭으로 은은하면서도 풍성한 맛을 더해 보세요. 이것도 미슐랑 3-스타 셰프의 레서피입니다.

 


워터크레스 수프
[4인분 • 준비시간 약 10분 • 조리시간 약 15분]

재료

 무염버터 20g
양파 100g, 잘게 다지기
리크leek 80g, 질긴 바깥층 한 겹을 제거하고 가늘게 썰기
분질floury 감자 80g, 껍질 벗겨 만돌린으로 얇게 저미기
끓인 물 1.5l
워터크레스 400g, 줄기는 반 정도만 남겨 놓고 잎 위주로 사용할 것
어린 시금치 잎 100g
소금∙흰후추

 


만들기

 

1. 약불에 냄비를 올려 버터를 반(10g)만 넣어 녹인 뒤 양파, 릭, 감자를 약 2~3분간 볶는다.


2. 끓인 물 중 반만 먼저 붓고 소금 후추로 간한 뒤 센불에 10분간 끓인다.


3. 한편, 별도의 소스팬에 남은 버터 10g을 넣고 워터크레스와 시금치를 2~3분간 시들린다.


4. 끓인 물 남은 것을 넣고 1분간 익힌다.


5. 블렌더에 둘을 넣어 합친 뒤 곱게 간다. 간을 확인해 부족하면 소금 후추를 더 넣는다.


6. 뜨거울 때 바로 제공한다. 끝.

 


단단의 몇 가지 조언

 

물은 반드시 끓인 물로 쓰세요. 시간도 많이 아낄 수 있고, 조리를 금방 마치게 되므로 완성된 수프 색과 풍미도 좀 더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워터크레스는 산지별로, 시기별로 맛과 매운 정도가 다 다릅니다. 맛을 보아 좀 많이 매운 것 같으면 줄기는 제거하고 잎 위주로 쓰세요.


수프를 만들 때 가능하면 채소들은 볶아서 쓰시는 게 좋아요. 단맛이 증폭되고, 풍미가 좋아지며, 수프의 질감도 부드러워지면서 소화시키기에도 더 낫기 때문입니다.


수프의 입자는 취향껏 조절하시면 됩니다. 오래 갈면 고와집니다. 섬유질을 포기하더라도 실크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원하시면 체에 거르셔도 되고요. 저희끼리 먹을 때는 섬유질을 다 섭취하고 싶어 수프를 체에 거르지 않고 손님상에 낼 때만 거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