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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터에 떠돌고 있는 브렉시트 원인 분석 본문

영국 이야기

누리터에 떠돌고 있는 브렉시트 원인 분석

단 단 2016. 6. 24. 16:29

 

 

글 하나 퍼 옴.

원저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브렉시티어brexiteer들이 생각하는 바를 비교적 잘 정리해 놓았길래 옮겨 봄. 맞춤법 약간 손 보고, 사실 관계 틀린 곳 고치고, 이해를 돕기 위해 보충 설명을 조금 붙였음. 욕설 주의. 단단보다 입이 더 험악한 자가 쓴 글이라 욕이 찰짐.

 




*  *  *




1. 영국의 EU 가입 배경

 

때는 바야흐로 1973년.

 

EU: 우리는 하나입니다. 모두가 다같이 잘사는 유럽을 만들어 봅시다. (당시 사민주의가 우세였던 유럽의 사회주의식 발상에서 출발함. 다같이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유토피아적 사고에서 출발. 미국의 패권에 유럽이 대동단결하여 맞먹는 힘을 가지자는 속셈도 있었음.)


대륙의 유럽 국가들: 캬~ 조온나 멋있는 듯요. 인류 역사상 이런 멋진 계획이 있었음?

 

영국: 우린 그다지 내키지가 않네. 그렇다고 가입 안 하면 왕따 당할 거 같고...


마거릿 때처 수상: 그거 가입하면 우리 영국은 정말로 조옷됨. 가입하면 나중에 정말로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고.


영국인들: 아... 가입하긴 싫은데 안 하면 왕따 되고... 에라 모르겠다, 일단 찬성.

 

(영국은 초창기부터 유럽연합 결성에 소극적이었고 마거릿 때처도 결사반대 했었음. 다같이 잘 먹고 잘사는 국가들을 만들어 보자는 유토피아적 상상은 허무맹랑한 꿈이라고 생각한 모양.)

 

 


2. 영국의 EU 탈퇴 사유


1) 경제적 제한


영국: 오우 촤이나~ 니들 싼 물건 많이 만드네? 우리도 니들하고 거래 좀 해보자.


중국: 이 망할 아편 새끼들. 그새 많이 착해졌구나. 그래 어디 한번 테이블 차려 보자.


EU: 어허, 잠깐! 영국아 뭐 하는 거니? 니들 우리 빼고 혼자 그렇게 막 중국하고 거래하면 못써요. 때찌.


영국: 뭐래? 지금 중국하고 거래하는 나라가 한둘이냐? 우리도 우리 국익을 위해 중국과 거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EU: 뙤놈 나라는 아직도 정부가 기업을 통제하는 곳이고, 시장경제 체제라고 인정할 수 없는 국가다. 공산당 독재 문제도 있고. 인권 최악인 국가 중 하나라고.


영국: 야 이눔들아, 우리 영국은 금융으로 먹고 사는 나라야. 제조업 다 없어졌다고. 우리가 지금 그런 거 가릴 상황이 아냐.


EU: 어허, 우린 하나야, 이상한 나라하고 막 거래하고 그럼 못써! 이놈!


영국: 아놔, 더러워서 못 해먹겠네.


EU: 그리고 잉글랜드 너네, 근로자들 늦게까지 일 시키지 마. 규정 위반이야.


영국: (버럭) 금융업이 원래 시차가 뒤죽박죽인데 어쩌라고. 나라 경제 완전 다 말아먹자고? (금융업이 주산업인 영국은 전세계의 금융업과 연결되어 있어 시차 문제 때문에 근로자들이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음.)

 


2) 외교적 영향력 제한


영국: 에휴... 요즘 북한이고 중동 IS 놈들이고, 세상 돌아가는 게 개판이네...


EU: 쉿! 너 목소리가 너무 크다. 좀 조용히 해줄래?


영국: 뭐? 내가 세상 돌아가는 거에 대해 한마디도 못 하냐?


EU: 어허, 우리는 하나라니깐? 너 혼자 튀면 안 된다고.


영국: 어이없네. 솔직히 내 급이면 미국 다음으로 큰소리쳐도 되는 나라인데.


EU: 뭐래? 너는 우리 EU의 일개 회원국일 뿐임을 잊지 말아줬음 좋겠어.


영국: 아우 씨바. 80년대만 해도 전부 내 발 밑에 있던 새끼들이.


EU밖 여러 나라들: 잉글랜드님, 우리 잉글랜드님과 여러 협정을 맺고 싶은데요. 아, EU 회원국이 거부한 나라라서 단독 협정은 불가능하군요.


영국 국민: 아 정말 먼가 우리가 캐븅신이 된 기분이야. 

 


3) 유럽 난민 통제 불가


이슬람 난민: 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유럽! 그 중에서도 난민 대우가 가장 좋은 나라 영국! 전부 다 몰려가서 이슬람화하자!


영국: 아놔, 이러다가 나라 망하게 생겼네. 국경 폐쇄한다, 이 새끼들아!


EU: 뭐 하는 짓? 그건 우리 EU 정신에 어긋난다고! 우린 씹선비 정신을 지켜내야 해!


영국: 난민들이 전부 우리나라를 지목하고 몰려드는 걸 어쩌라고!


EU: 너는 잘 먹고 잘사는 나라잖니.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지는 못 할망정. 떽! (각 회원국의 경제 수준에 맞춰 난민 수를 강제 할당해 버림.)


영국: 이 빌어먹을 무슬림 새끼들아, 우리 그레이트 브리튼에서 제발 꺼져!


이슬람 난민: 우리는 영국으로 몰려가서 우리 집단 주거지를 형성한 뒤 엄청난 출산율을 무기로 장차 영국을 정복할 것이다. 더불어 무슬림 폭동과 IS 테러는 덤이다. 알라후 아크바르! 

 


4) EU내 영향력 감소


EU: 그 법안 너무 좋네요. 통과 시킵시다.


영국: 잠깐! 그거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너무 피해가 커져서 안 돼!


독일: 미안 영국아, 다른 나라들이 좋다는데 어쩌겠니, 니가 포기해. ㅋㅋㅋ


프랑스: 그래 그래 영국아, 우린 하나잖니. ㅋㅋㅋㅋ


독일: 자, 그럼 법안 통과 시킵니다. 땅땅땅. ㅋㅋㅋㅋㅋ


프랑스: 영국 병신. ㅋㅋㅋㅋㅋㅋ


(EU내 실질적 맹주는 독일이 맡고 있고 프랑스가 그 옆에서 호랑이 밑 여우 역할 하는 중임.)


참다못한 영국인들: 더 이상은 못 참겠다. EU 탈퇴하자. 투표일은 2016년 6월 23일이다.


독일: 절대 안 돼. 지금 세계 경기도 최악인데 영국 니네가 탈퇴하면 캐이오스라고.


프랑스: 영국 탈퇴하면 다른 나라도 줄줄이 다 탈퇴할 거임. 막아야 함 저거.


영국: 이 시벌놈들아, 우리가 그 동안 당하고 산 게 지금 화가 풀리겠냐? 이거 들어주면 생각해 볼게. (경제적 제한 최소화, 이슬람 난민 거부권, EU 결정 거부권.)


EU: 야, 이건 불평등 조약이잖니?


영국 국민: 그래 알았어. 우린 닥치고 탈퇴한다. 영국이여 영원하라~ 영국 독립 만세!


EU: 알았어! 알았다고! 들어주면 되잖아! (30시간 진통 끝에 협상 타결.)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감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브렉시트파: 미안 병신들아, 그래도 우린 탈퇴하고 싶다. 6월 23일 이후에 보자~


EU: 다,당했다... ㅠㅠ


영국재무장관: 브렉시트 지지자 여러분. 탈퇴하고 나면 여러 나라와 금융 협정, 경제 협정, 전부 다 다시 맺어야 합니다. 브렉시트 하면 안 됩니다.


여러 금융기관들: 영국 탈퇴하고 나면 세계 경제 난리남. 영국은 세계 넘버원 금융 대국이라 영국이 빠지면 뭐가 어떻게 돌아갈지 감도 안 옴. 한마디로 패닉상태임.


투표 현황: 52%가 브렉시트 찬성할 듯.


덴마크: 와... 마음만 먹으면 나갈 수 있는 거였구나. 우리도 나간다. 2번 타자 할게.


마거릿 때처: 쯔쯔쯔... 난 분명히 반대했었다. 이 머저리들아.


일본: 자,잠깐! 우리가 영국에 투자해 놓은 114조원은 어떻게 되나요?


영국: 나도 몰라... 아마도 다 증발될 듯...


일본: ㅠㅠ
(현재 닛케이 지수 대폭락 중, 엔화는 대폭등. 일본 경제 파탄각 나오는 중.)

영국 여왕: 우리가 EU에 남아야 할 이유 세 가지만 대 보세요. (최근 만찬에 동석한 영국 고위 인사들에게 한 말이라고 하는데 확실치 않음. 영국 여왕은 브렉시트 지지자일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것도 '카더라'임. 군주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입장을 표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음. 속마음은 어떻든 외관상으로는 철저하게 중립을 견지하는 것처럼 보여야 함.)


BBC: 브렉시트 확정!

 


영국은 EU내 분담금이 독일에 이어 2위였지만 실제적인 영향력은 8% 정도밖에 안 되었고 분담금의 절반도 안 되는 경제적 효과만 있었을 뿐입니다. 내가 영국인이라도 브렉시트 하고 말죠.

 

 

*   *   *

 


여기까지가 퍼온 글인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유럽 이주 노동자 문제가 빠져 있긴 하다만 대체로 맞는 분석이다. 나는 잔류파라서 이번 결과가 안타깝긴 하나 이미 결정이 났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브렉시트쪽 사람들 입장도 아주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잔류하자는 쪽도 위의 내용들에는 다들 어느 정도 동감할 테고. 이들도 EU가 마음에 안 들지만 후폭풍을 염려해 남자고 했을 테지. 그런데, 아래 지도를 좀 보라.

 

 

 

 

 

 

 

 

 

이 지도가 무얼 의미하느냐?
스코틀랜드가 또다시 독립 투표를 하겠다고 나올 것은 불 보듯 훤하다는것이다. 스콧이자 잔류파였던 <해리 포터> 작가 J. K. 롤링은 이번 사태를 야기한 현 총리를 맹비난하며 트위터로 이런 말을 남겼다.


"데이비드 카메론은 중요한 두 유니온을 박살 낸 총리로 영국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하나는 영국-유럽 연합, 다른 하나는 잉글랜드-스코틀랜드 연합."


그런데 선거 결과는 곧 민심 아니던가. 잉글랜드 국민들은 탈퇴를 원하고 있는데 정치 지도부만 룰루랄라 유럽연합에 남겠다고 고집하고 있는 것도 웃기는 일이긴 하다. 게다가 원래 현 집권당인 보수당의 기조는 유럽회의론Eurosceptic이었다. 스코틀랜드는 다시 투표를 해서 독립한 뒤 독자적으로 EU에 가입하든지 말든지 하면 되고. (그런데, 스페인, 이태리, 네덜란드 같은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나라들이 반대를 하면 가입을 할 수가 없다. 한 나라라도 거부하면 안 되거든. 무엇보다, 스코틀랜드는 독립국으로 자체 살림을 꾸려나가고 체면치레할 만한 돈이 없어.)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런던, 그리고 학자 많은 옥스포드와 캐임브리지 같은 동네들은 내 말대로 이번 투표에서 강한 잔류 성향을 보였으나, 하필 투표하는 날 런던 날씨가 너무 안 좋아 사방에 비가 막 넘치고 난리도 아니어서 런더너들 중에는 투표를 못 한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뭐, 이것도 다 하늘의 뜻 아니겠나.


영국 유학생들로서는 당장은 파운드화 급락으로 환차익을 좀 볼 수 있어 평소보다 많은 돈을 환전 받을 수 있겠지만 대신 여기 물가가 오를 테니 그게 그거일 듯. 어휴, 수입 농산물, 공산품 값들 죄 오르게 생겼어. 재료 사다 영국음식 부지런히 선보이고 귀국해야 하는데. 금융업이 주산업이고 유로화 중개로 먹고 사는 나라가 어떻게 이렇게 자발적으로 핵폭탄급 리스크를 만들어 냈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브렉시티어들은 대체 생각이 있는 거냐. (유럽 대륙 전체에서 거래되는 유로화 총량보다도 많은 양이 런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함.)


뭔가 많이 아쉽고 허탈하고 그렇다.
개표 보느라 밤 꼬박 샜는데 속상해서 잠도 안 온다.
억지로라도 눈 붙여야겠다.
영국은 지금 아침 8시 25분. 

 

 

 

 

 

 

 


 다시 봐도 아쉬운 결과. 박빙이라 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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