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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야기

셀프 서비스 식당이나 카페에서

단 단 2016. 1. 18. 00:00

 

 

 

몰래 찍은 옆 테이블. 쏘뤼.

 

 

이거 저만 둔해서 모르고 있었던 걸까요? 영국 생활 한 지 정말 한참 돼서야 깨달은 건데요, 영국인들은 셀프 서비스 식당이나 카페에서 쟁반에 음식을 받아 오면 쟁반째 놓고 먹지를 않고 그릇을 식탁에 옮겨서 먹습니다. 우리는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데서 음식을 받아 오면 그냥 쟁반째 놓고 먹잖아요? 학생식당에서도 그렇게들 하고요. 일본은 안 가 봐서 잘 모르지만, 일본에서도 쟁반째 1인상 받아서 먹는 거 흔하지 않나요?


위 사진은 대형 상가 안에 입점된 어느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 먹으며 몰래 찍은 건데, 옆 테이블의 노부인도 쟁반에서 음식을 내려놓고 즐기고 계셨습니다. 테이블 열 몇 개 정도를 곁눈질로 스윽 관찰해 보니 쟁반째 놓고 먹는 테이블은 저희를 포함해 두 테이블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어느 셀프 서비스 식당을 가든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정말로 다들 쟁반에서 음식을 내린 뒤 먹는 겁니다. 쟁반은 주변의 빈 공간에 두든지 여의치 않으면 의자 다리나 벽에 걸쳐 놓든지 하고요. 신기하죠. 

 

아주 오래 전에 런던의 어느 대학 식당에서 목격했던 재미있는 장면이 기억 납니다. 쟁반에 학식을 받아 온 한 청년이 가방에서 손수건 크기의 작은 흰 천을 꺼내 자기 앞에 깔더니 쟁반 위에 있던 음식들을 하나씩 하나씩 천 위에 옮깁니다. 말하자면, 자기 앞 공간만큼 흰 식탁보를 깐 거죠. 하도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을 합니다. "쟤 말이야, 혹시 귀족은 아닐까?" 다쓰 부처 둘이 이렇게 쑤군거렸었죠. 하여간, 영국에서는 쟁반에 받아 온 셀프 서비스 음식은 식탁에 옮겨서 먹는다는 것, 기억하세요.

 

이 글 보시는 분들 중 외국에 살고 계신 분 계시면 그 나라에서는 다들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귀띔 좀 해주세요. 이거 영국인들 '종특'인 건지, 유럽인들의 공통 테이블 매너인 건지, 북미나 오세아니아 쪽에서도 마찬가지, 즉, 서양인들의 공통 습관인 건지, 아니면, 한국과 일본에서만 쟁반째 놓고 먹는 건지 궁금합니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요.

이제는 쟁반에서 꼭꼭 내려서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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