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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고 싶은 수퍼마켓, 막스 앤드 스펜서 Marks & Spencer 본문
▲ 영국 <막스 앤드 스펜서> 수퍼마켓의
'영국의 맛Taste of Britain' 단 간식거리 몇 가지.
"탬즈 강변에서 아이를 하나 잃어버려 윗동네에 지금 난리가 났답니다."
며칠 전 한국으로 망명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태영호 공사 일가족을 두고 남한의 기자들끼리 썼던 은어라고 합니다. 한국 땅에 안전하게 도착한 뒤 내막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읽어보니 이건 뭐 007 작전이 따로 없네요.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습니다. 영국, 미국, 독일의 협조로 긴박하게 진행되었다고 하죠.
☞ 태 공사, 英·美 정보기관 도움 받아 독일 거쳐 한국행
그런데, 거기 기사 내용 중 단단의 눈을 반짝이게 한 대목이 있었으니 - "관계자들은 태 공사의 부인 오씨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대형 마트인 <막스 앤드 스펜서>에 들러달라고 요구했다며 영국을 떠나기 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사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아이고
마음이 짠...
북한의 살해 위협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남한 땅을 벗어나 해외 여행이란 걸 할 수가 없을 테니 10년간 살았던 그리운 영국을 다시 와 볼 수도, 영국 살면서 즐겼던 맛난 먹거리들을 다시 맛볼 수도 없겠지요. 한국 기사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라고 중립적인 단어로 표현했지만 ☞ 영어 원문에는 "트리츠treats"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간식, 특히, 단 간식들을 뜻합니다. 아마 티타임에 먹던 것들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아아, 이 사람들도 영국 살면서 티타임에 맛난 간식을 즐기던,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구나.' 생각이 들어 태 공사 부인에게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이런저런 기사들을 종합해 보니 태 공사 가족은 저와 비슷한 때 영국에 와서 비슷간 기간을 살다가 떠났습니다. 영국과 영국 먹거리에 정이 흠뻑 들었을 겁니다. 저도 귀국할 때 태 공사 부인과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되겠지요.
☞ 기사에 따르면 태 공사는 "세련된 사람이었지만 돈 걱정"을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은 외교관들 처우가 신통찮기로 악명 높죠. 서방의 경제 제재 때문에 돈이 없어 남의 땅에 사람 보내 놓고는 자력으로 알아서 생계를 해결하게 하고 '창의적인 수단'으로 돈 벌어 본국에 역으로 송금까지 다 하라는 압력도 넣고 있다는데, 이 때문에 러시아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서는 콩나물을 다 길러서 내다 판다는 기사도 봤습니다. 뭐 하는 나랍니까, 대체? 나라는 맞나요? 이번에 망명한 태 공사도 대사관을 나설 때면 도심 혼잡통행료 낼 걱정부터 했다고 하죠.
저는 태 공사의 부인이 마지막으로 <막스 앤드 스펜서>에 들러 잔뜩 산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막스 앤드 스펜서>의 '트리츠'는 과연 질 좋고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파리에도 지점이 몇 개 있는데 성업중이라서 점포 수를 계속 늘려 나가고 있답니다.
자자자, 영국에 계셨던 분들과 현재 계신 분들은 영국에 새로 오실 분들과 여행객들을 위해 <막스 앤드 스펜서> 먹거리 추천 좀 해 봅시다. 저희 집은 <웨이트로즈>, <세인즈버리즈>와는 가까워도 막스 앤드 스펜서와는 좀 멀어서 여기 제품들은 제가 많이 경험해보지 못 했으나 먹어본 것들 중에서는 다음의 것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부지런히 맛보고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상온 보관 제품이라 한국에 사 갈 수 있는 것들
• M&S Scottish All Butter Shortbread 전 종류 [비스킷 매대]
다 맛있으나 'M&S Scottish All Butter Toffee & Pecan Shortbread Rounds'가 특히 맛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맨 아래에 있는 과자입니다.
• M&S Clotted Cream Fudge • M&S Eton Mess Fudge
'퍼지'라는 건 이름만 들어 봤지 실제로 맛본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궁금하시죠?
• 각종 잼들 [콘디멘트 매대]
그런데 이것들은 유리병이라 너무 무거워서 추천하기가 좀 그러네요... 막스 앤드 스펜서 잼들은 한국에서도 팔고 있죠?
냉장 제품이라 여행 중에 사서 바로 먹어야 할 것들
•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 [냉장 간편식 매대]
이국적인 맛의 샌드위치 한번 맛보세요. 간단한 점심 식사로 좋아요.
• 바로 먹을 수 있는 남유럽 조제 고기 모둠 제품들 [냉장 조제 고기 매대]
실온에 30분 정도 두어 온도를 회복시킨 뒤 드세요. (이 와중에 잔소리)
• 완전조리된 각종 해산물들 [냉장 간편식 매대]
• 클로티드 크림 [냉장 유제품 매대]
플레인 스콘과 딸기잼 혹은 라즈베리 잼을 같이 사서 즐기면 좋아요. 유리병에 든 장기 보관용 맛없는 <데본> 클로티드 크림말고 <로다스> 사 제품이나 로다스에 위탁 생산한 제품으로 사세요.
상온 제품이긴 하나 보관이 용이치 않아 사서 그날 안으로 먹어야 할 것들
• 데메라라 슈가 숭숭 박힌 애플 턴오버 [인-스토어 베이커리 카운터]
제가 <막스 앤드 스펜서>에 가면 반드시 사 오는 겁니다. 큼직한 삼각형입니다. 바로 드실 수 없으면 냉장고에 넣지 마시고 그냥 실온에 두었다 드세요. 차가우면 유지가 촛농처럼 굳어 풍미가 반감됩니다. (잔소리 잔소리)
• Pecan & Maple Plait [인-스토어 베이커리 카운터]
이것도 상온에 두었다 드세요.
약간의 조리가 필요하다거나 상미기한이 매우 짧아 바로 먹기도 사 가기도 애매한 것들
• Hot cross buns 전 종류 [티타임 트리츠 매대]
반 갈라 토스터에 구워 뜨거울 때 차가운 버터 조각 얹어 먹어야 맛있습니다.
• 플레인 스콘 [티타임 트리츠 매대]
상미기한이 짧으니 클로티드 크림과 잼을 같이 사서 여행 기간 동안 해치우면 좋지요. 웬만한 티룸에서 먹는 것보다 맛도 품질도 더 낫습니다. 다쓰 부처는 영국 수퍼마켓들이 내고 있는 스콘 중에서는 <막스 앤드 스펜서>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 백문이 불여일견. 다쓰 부처가 즐겨 사 먹는 <막스 앤드 스펜서>의 먹거리들 사진 모음 -
▲ 토피와 피칸으로 맛낸 쇼트브레드.
고소함의 끝판왕. <막스 앤드 스펜서> 가면 꼭 사 옵니다.
▲ 지금까지 맛본 퍼지들 중 가장 맛있었던
<막스 앤드 스펜서>의 퍼지 두 종류.
퍼지 한 번도 안 드셔본 분들은 경험 삼아, 재미 삼아
이 제품들로 한번 사 드셔보세요.
캬라멜과는 또 다릅니다.
▲ 영국의 전통 디저트들 맛을 담은 프랄린 모둠.
재미있는 발상이죠. 맛있는데 매우 달아요.
쌉쌀한 홍차와 함께 드세요.
▲ 영국의 전통 과자인 '티케이크'.
영국에서 그간 사 먹어본 티케이크 중에서는
이게 가장 맛있었습니다.
▲ 매장 안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구워 내는 애플 턴오버turnover.
<막스 앤드 스펜서> 애플 턴오버 한 번 맛보시고 나면
인공 사과향 풀풀 나는 풀죽 든 <맥도날드> 애플 파이는
헛웃음 나서 못 드실 겁니다. 놀랍게도 값은 같다는 사실.
▲ 이국적인 매력 물씬,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
▲ 푸디foodie 여행객들께서는
<막스 앤드 스펜서> 푸드 홀에서
이탈리아 '훈제' 조제 고기 및 훈제 치즈 모둠을 사시고,
▲ <막스 앤드 스펜서> 생활용품 층에서
이렇게 생긴 올리브 나무 보드를 하나 사셔서,
▲ 공원 벤치에 앉아 이렇게 놓고 즐겨보세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들 '엄지 척' 해줄 겁니다. ㅋㅋ
'와우, 동북아에서 여행 온 미식가인가 보다.'
▲ <막스 앤드 스펜서>의 피크닉용 와인들.
와인도 곁들여보세요.
밖에 나가서도 즐길 수 있도록
아예 일회용 잔에 담아서 팝니다.
▲ 올리브 나무 보드는 여행 내내 그런 식으로 활용하시다가
한국에 가져가서 잘 쓰시면 됩니다. 보드빨 쥑이죠?
(세제를 써서 씻거나 물에 담그면 안 되고
표면을 물 적신 키친 타월로 닦아주세요.
주기적으로 기름 먹여주시고요.)
▲ <막스 앤드 스펜서>의 오징어 구이.
해산물 좋아하는 단단,
인생 최고의 오징어 요리를
영국 수퍼마켓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는데.
▲ 기름 두른 지짐판frying pan에 살짝 데워 먹으면 천국.
만날 먹고 싶당.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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