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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샌드위치 ⑥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 Coronation Chicken Sandwich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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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샌드위치 ⑥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 Coronation Chicken Sandwich

단 단 2016. 7. 25. 01:00

 

 

 



영국의 수퍼마켓 샌드위치들 중 단단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열거를 하자면요,

 

 <웨이트로즈Waitrose>의 프론 마요prawn mayo 샌드위치
<막스 앤드 스펜서Marks & Spencer>의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
<막스 앤드 스펜서>의 브리 앤드 그레이프brie & grape 샌드위치

 

밖에 나가 샌드위치를 많이 안 사 먹어봐서 잘 모릅니다만, 하여간 사 먹어본 몇 안 되는 샌드위치들 중에서는 위의 것들이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다쓰베이더는 저와 취향이 또 다르고요.

 

이전 글에서 코로네이션 치킨을 소개해드렸으니 오늘은 이를 활용한 샌드위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것도 클래식 샌드위치라서 티룸과 수퍼마켓 모두 취급을 합니다. 분석을 위해 <막스 앤드 스펜서>에서 하나 사 왔습니다.

 

 

 

 

 

 

 



한 가지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수퍼마켓의 런치 샌드위치와 티룸의 티 샌드위치는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는 겁니다. 런치 샌드위치를 더 작게 자르면 저절로 티 샌드위치가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런치 샌드위치는 식사용이므로 영양을 고려해 재료를 좀 더 골고루 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 외에 채소를 꼭 넣죠. 그래서 구성 요소가 티 샌드위치에 비해 좀 더 복잡한데, 샌드위치 하나가 한 끼 식사가 되어야 하니 당연한 생각입니다. 즉,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도 수퍼마켓 것과 티룸의 것이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거죠. 일단 수퍼마켓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빵에 거뭇거뭇한 점이 보이죠? 햄 앤드 치즈 샌드위치 소개할 때 선보였던 양파 식빵에 '나이젤라 씨'를 추가해 코로네이션 치킨의 이국적인 맛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나이젤라 씨는 양파와 맛이 특별히 잘 어울려 인도에서도 커리 만들 때 많이 쓰고, 영국에서도 요리사들이 양파 쓸 때 자주 짝 지어 쓰니 요리 하시는 분들은 기억해 두세요. 'Black onion seeds'라고도 부르는데, 이름만 이렇게 붙였지 실제로는 양파와 상관없는 작물입니다. 나이젤라 씨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Nigella Seeds


맨입에 먹기에는 약간 쓰고 맛이 강하나, 양파 및 기름과 함께 쓰면 희한하게도 풍미가 참 좋아집니다. 이국적인 느낌도 물씬 나고요. 집에서 빵 구워 드시는 분들은 나이젤라 씨 구해서 양파 식빵 구울 때 한번 넣어보세요. 색다른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정직한 단면입니다. 이 샌드위치에 쓰인 모든 요소를 다 보여주고 있네요.

 

 

 

 

 

 

 



펼쳐서도 봅니다. 코로네이션 치킨에 살구와 건포도를 추가로 넣었고 영양을 고려해 오이, 레드 페퍼, 시금치도 넣어 채소 쪽을 보강했습니다. 런치 샌드위치라서 그런 거지요. 티 샌드위치로 낼 때는 채소 없이 깔끔하게 코로네이션 치킨만 넣습니다.

 

 

 

 

 

 

 



흉내 내서 한번 만들어봅니다.
☞ 나이젤라 씨 넣은 양파 식빵을 먼저 굽고,
코로네이션 치킨
을 만들고,
오이로 '퀵 피클'을 만듭니다.

 

오이와 레드 페퍼를 넣은 것이 맛있었으니 저도 넣어봅니다. 시금치까지 넣으면 너무 식사용 샌드위치처럼 보일 것 같아 시금치는 생략했습니다. 넣고 싶은 분들은 넣으세요. 여기서 말하는 시금치는 유럽의 'baby leaf spinach'로, 한국 시금치와는 모양도 맛도 다릅니다.



오이 '퀵 피클'

재료

 오이 1개
바다소금 1작은술 [1작은술 = 5ml]

화이트 와인 비니거 200ml
물 200ml
설탕 50g


만들기


1. 만돌린을 이용해 오이를 원하는 두께로 일정하게 썰어 소금에 30분간 절인 뒤 수분과 소금기를 떨어낸다.


2. 식초, 물, 설탕을 합친 단촛물에 담가 최소 3시간 가량 두었다 쓴다. 끝.

 

 

 

 

 

 

 



작게 썰어서 예쁜 접시에 담으면 코로네이션 치킨 티 샌드위치 완성.


<막스 앤드 스펜서>처럼 코로네이션 치킨에 건포도와 반건조 살구 과육을 넣으셔도 됩니다. 요리사들 중에도 건포도를 넣는 이가 많아요. 살구는 잼이나 퓨레만 쓰셔도 되고요. 만일 티 테이블에 오이 샌드위치도 같이 올릴 계획이라면 이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에는 오이를 생략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티룸들은 대개 채소 안 넣고 깔끔하게 코로네이션 치킨만 넣습니다.


그래서,

맛은?


최곱니다.

엄지 척.

심지어 <막스 앤드 스펜서> 샌드위치보다도 맛있습니다.

 

맛있는데,

 

품이 하도 많이 들어 집에서 해 드시라고 권하기가 좀 꺼려지네요. 한국에서는 생닭 사다가 닭고기 먼저 한참을 로스팅 해야 하니 일이 많지요. 더운데 전처리한 양파로 식빵도 구워야 하고요. (영국은 여름이 덥지 않습니다.) 튀김옷 입혀 튀긴 요즘 치킨말고 옛날식 통닭구이를 구할 수 있으면 일이 한결 수월해지니 동네에 하는 집이 있나 알아보시고 그걸 사다가 쓰세요. 먼저 코로네이션 치킨을 만들어 실컷 즐기다가 남는 게 생기면 그때 샌드위치로 변환해 즐기시고요. 영국 여행 오신 분들은 <막스 앤드 스펜서> 수퍼마켓에 들러 간단한 점심 식사로 하나 사 드셔 보세요. 전문 아프터눈 티룸들에서도 이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를 자주 올리니 티룸 가셨다가 접시에서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를 발견하시면 이 글과 단단을 떠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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