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무화과 Figs ① 불 안 쓰고 뚝딱 Fig Tartelettes (no heat needed) 본문

영국음식

무화과 Figs ① 불 안 쓰고 뚝딱 Fig Tartelettes (no heat needed)

단 단 2016. 10. 28. 00:00

 

 

 

 

무화과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영국에서는 관상수로 심는 집은 많아도 식용으로 진한 맛 나도록 맛있게 재배하기에는 기후가 잘 맞지 않아 대개 터키나 중동에서 수입을 해 옵니다. 자기네 땅에서는 잘 되지도 않는 과일을 예로부터 부지런히 수입해다 자기네 과일인 양 즐기고 있으니 영국인들 재미있죠. 레몬과 오렌지, 복숭아, 포도도 그렇고요.

 

 

 

 

 

 

 

 

 

껍질은 검보라색을 띠고 속은 저렇게 빨간 것이 잘 익은 거랍니다. 캬핫, 사진이 무슨 ☞ 카라바지오 정물화 같은 빛을 하고 있네요. 아무 짓도 안 하고 그냥 셔터만 누른 건데요. 유럽 와 살면서 비로소 유럽 'old master'들의 명화에 담긴 빛을 이해한 단단. ☞ 터너 풍경화 같은 하늘을 보고 경이로움에 휩싸일 때도 있습니다. 창밖이 정말로 터너 그림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날들이 가끔 있어요. '오오, 작가의 상상이 아니라 진짜였구나. 영국에 있을 때 실컷 봐 둬야지.' 합니다. 

 

 

 

 

 

 

 

 

 

영국인들은 무화과를 주로 염소젖 치즈와 함께 치즈보드에 올려 즐기거나, 크림 쓰는 디저트에 넣어 먹거나, 타트tart로 만들어 즐깁니다. 타트는 무화과를 올려 굽는 것과, 구워진 타트 케이스 위에 생무화과를 얹기만 하는 것, 둘 다 가능합니다. 무화과는 익히지 않은 생과도 마치 오븐에 구운 것 같은 농축된 맛과 찐득한 식감이 나서 불 안 쓰고 디저트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과일입니다.    

 

 

 

 

 

 

 

 

 

카스 멜츠 위 고트 치즈 위 무화과

난이도 0.0 ☆☆☆☆☆

 

레서피고 뭐고 없습니다. 사진에 있는 것처럼 늘어놓고 즐기시면 됩니다. 
꽈당 
쥔장 너무 성의 읍따!

 

치즈 비스킷 고르시기 힘들면 그냥 무난한 플레인 비스킷을 쓰시면 됩니다. 저는 값싸고 구하기 쉬운 <카스Carr's> 사의 '멜츠Melts'를 썼습니다. 한국에서도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난이도 1짜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불 안 쓰고 만듭니다. 

 

 

무화과 타틀렛

난이도 1.0 ★☆☆☆☆

 

 

 

 

 

 

 

 

 

먼저, 수퍼마켓에서 패이스트리 케이스를 사 오세요. 유지를 버터로만 쓴 제품이면 더 좋습니다. 

 

<세인즈버리즈> 수퍼마켓의 패이스트리 케이스 성분:

밀가루, 버터 (22%), 설탕, 자연방사란, 물, 소금. 끝.

 

집에서 만든 것처럼 성분이 좋죠? 누구든 제철 과일 사다가 집에서 손쉽게 아프터눈 티를 즐기라고 수퍼마켓들이 아예 이런 걸 따로 팝니다. 

 

 

 

 

 

 

 

 

 

그런 뒤 다음과 같이 '조립'을 하세요.


1. 거품 낸 생크림을 패이스트리 케이스 안에 소량 담는다.  

2. 구운 피스타치오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흩뿌려 준다. 

3. 무화과를 6등분해 하나씩 올린다. 

4. 먹기 직전에 무화과 속살에 대고 오렌지 즙을 흘려 준다. 

 

 

 

 

 

 

 

 

 

왁스 처리 하지 않은 오렌지를 구하실 수 있으면 껍질을 강판에 갈아 같이 뿌려 보세요. 맛과 향이 더 또렷해집니다. 무화과, 크림, 피스타치오, 오렌지의 조합이 깜짝 놀랄 정도로 잘 어울리면서 맛있으니 아프터눈 티타임에 2단이나 3단 접시 맨 윗단에 올려 즐기면 좋지요. 과일 하나에 보라색, 빨간색, 연두색, 미색이 다 들어 있어 화려하면서 뭔가 이국적인 느낌이 납니다.

 

한편, 잘 익은 무화과는 껍질째 푸드 프로세서로 갈아 숟가락으로 그냥 떠 먹 기만 해도 매우 맛있습니다. 갈면 신맛이 증폭되어 새콤달콤, 과육은 스프레드처럼 끈적이면서 씨는 깨작깨작. 맛도 좋고, 색도 곱고, 식감도 참 좋아지죠. 거품 낸 크림 위에 얹어 '프룻 풀fruit fool'처럼 먹어도 괜찮고요. 

 

기웃이: 블로그 독자들의 수준을 대체 뭘로 보고 난이도 0, 난이도 1짜리를 소개하는 거요? 좀 제대로 된 요리를 소개해 봐요.


그,그렇죠? 오늘은 불 안 쓰고 뚝딱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렸는데, 다음 번에는 난이도가 약간 높은 것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좀 더 뽀대나는 무화과 활용 요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