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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귀리 Oats 오트 ② 플랩잭 Flapjack - 귀리강정, 오트바, 뮤즐리바, 씨리얼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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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귀리 Oats 오트 ② 플랩잭 Flapjack - 귀리강정, 오트바, 뮤즐리바, 씨리얼바

단 단 2016. 10. 21. 00:30

 

 


요리책 ☞ <Marcus at Home>에 담긴

'Peanut flapjack'.

 

 

귀리의 나라 영국. 

귀리를 써서 만드는 영국음식 중 오늘은 두 번째로 만들기 쉬운 것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웃이: 첫 번째는 뭔데요?

: 아침식사로 먹는 귀리죽porridge이요. 것두 소개해 드릴게요.

 

귀리강정인 플랩잭은 재료가 거의 고정되다시피한 클래식이어서 요리사별로 비율만 조금씩 다를 뿐 레서피들이 다들 고만고만합니다. 어떤 레서피로 만들든 다 맛있으나 그래도 만들어 먹어 본 것들 중에서는 마커스 웨어링Marcus Wareing 것이 가장 맛있었으니 그걸로 소개해 드립니다. 시판 고급 제품들보다도 맛있습니다. 땅콩을 추가로 넣고, 단맛도 설탕 중에서는 맛이 가장 풍부한 머스코바도 슈가를 써서 냅니다. 비정제 설탕이라 사탕수수의 풍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죠. 향이 참 좋아요. 재료도 몇 개 안 되고 공정도 짧아서 초등생 자녀들과 집에서 같이 만들기 좋습니다.

 

 

마커스 웨어링의 플랩잭

[12-16개 정도]

 

 

재료

 

• 땅콩 150g

• 납작하게 누른 귀리rolled oats 300g

• 바다소금 1/2 작은술 [1작은술 = 5ml]

• 무염 버터 225g + 베이킹 틴에 이형제로 바를 것 소량

• 머스코바도muscovado 슈가 300g ['dark'든 'light'든 어떤 것이든 무방]

• 골든 시럽golden syrup 30g

 

 

만들기

 

1. 오븐을 180˚C로 예열한다. 팬 오븐은 160˚C.

 

2. 20×30cm 직사각형 베이킹 틴에 버터 칠을 한 뒤 유산지baking parchment를 댄다.

 

3. 생땅콩일 경우, 물에 한 번 데쳐 물기를 말린 뒤 오븐에 구워 바삭하게 만든다. 이미 볶인 땅콩이면 이 과정을 생략한다. 적당한 크기로 썬다. 

 

4. 우묵한 그릇에 마른 재료들(땅콩, 귀리, 소금)을 먼저 넣고 잘 섞는다. 

 

5. 중불에 소스팬을 올려 버터, 설탕, 골든 시럽을 넣고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데운다. 4에 붓고 마른 부분이 안 보일 때까지 잘 버무린다.

 

6. 유산지를 깐 베이킹 틴에 고르게 펼쳐 담은 뒤 약 30분간, 혹은 구운 색이 날 때까지 굽는다. 너무 뜨거울 때 다루면 산산이 부서지므로 오븐에서 꺼낸 뒤에는 틴째 그대로 식히도록 한다. 온기가 거의 다 없어졌을 때 잘라야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 완전히 식혀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끝.  

 

 

 

 

 

 

 

 

 

식구 수가 적어 양을 반으로 줄여서 만들었습니다. 밀도는 만드는 이의 취향에 맞춰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는데, 재료를 얼마나 잘게 다지느냐, 그리고, 베이킹 틴에 담을 때 야무지게 꼭꼭 눌러 담느냐, 윗면이 편평해질 정도로만 대충 다독여 담느냐로 결정됩니다. 저는 밀도 높은 탄수화물을 잘 넘기지 못 하므로 귀리를 입자가 큰 통곡으로 쓰고, 땅콩도 큼직하게 썰고, 담을 때도 꼭꼭 눌러 담지 않고 윗면만 고르게 되도록 대충 다독여 담았습니다. 성겨 보이죠?

 

 

 

 

 

 

 

 

 

휴...

얼마나 맛있는지 한숨이 다 나올 지경. 

이것 때문에 제가 저탄수화물식 시작하려다 포기했습니다.  

 

어떤 맛이냐면요, 

한국의 땅콩강정, 

미국의 '스니커즈' 바, 

영국의 퍼지fudge,

<맥비티McVitie's> 사의 오트 비스킷 '홉놉스Hobnobs', 

호주와 뉴질랜드의 오트 비스킷 '안작 비스킷Anzac biscuits' 맛이 다 들어 있고, 여기에 눌은 설탕과 버터 때문에 영국의 '버터스코치butterscotch' 맛까지 더해집니다.    

 

 

 

 

 

 

 

 

 

이건 시판 플랩잭입니다. 귀리를 통곡 누른 것 대신 잘게 썬 것으로 쓰고 꼭꼭 뭉쳐서 만들면 이렇게 단정하면서 예쁜 모양이 나옵니다. 밀도 높은 탄수화물을 문제없이 잘 드시는 분들은 이렇게 만드셔도 되지요. 그런데, 플랩잭은 그 자체가 매우 맛있으므로 쵸콜렛을 묻힐 필요가 없습니다. 쵸콜렛 공정이 들어가면 작업이 몇 배로 번거로워지죠. 이 레서피로 그냥 슬렁슬렁 쉽게 만들어 드세요. 충분히 맛있습니다. 

 

저는 여기 오래 살면서 단맛에 내성이 생겨 레서피대로 설탕을 다 써도 맛있었는데, 한국인들 입맛에는 좀 달지도 모르겠습니다. 취향껏 설탕량을 조절하세요. 저도 다음 번에는 설탕을 250g으로 줄여서 만들어 보렵니다. 그런데 단맛이 너무 안 나면 맛이 제대로 안 날 거예요. 풍미 좋은 머스코바도 슈가와 버터가 만나 고온에서 끓었을 때 나는 천상의 맛과 향이 있거든요. 게다가 설탕이 녹아서 접착제 역할을 해야 하므로 마냥 줄일 수는 없을 겁니다.

 

영국 요리사들은 플랩잭 레서피에 대개 'rolled oats'를 쓰라고 지시하는데, 납작 누른 귀리도 잘게 부순 뒤 누른 것과 통곡을 그대로 누른 것,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사진의 요리책에 담긴 플랩잭은 잘게 부숴 누른 귀리, 제 플랩잭은 통곡 누른 것을 써서 만든 겁니다. 질감에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죠? 취향껏 하세요. 둘 다 맛있습니다. 통곡 누른 것을 쓰면 부스러기가 거의 없어 완성된 음식이 좀 더 시원스럽고 잘생겨 보이면서 뭔가 건강식 같은 느낌을 줍니다. 고소한 귀리 맛도 더 나고 씹는 맛도 더 있고요. 포장에 'whole rolled oats', 'wholegrain rolled oats', 'jumbo rolled oats', 'jumbo oats' 등의 문구가 써 있는 제품으로 사시면 됩니다.

 

간혹 포장에 'gluten-free'라는 추가 문구가 있는 제품들이 있는데, 귀리는 자연 상태에서는 글루텐을 갖고 있지 않으나 수확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글루텐에 '오염'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하네요. 'Gluten-free' 문구가 써 있는 것들은 글루텐이 있는 밀을 같이 취급하지 않는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뜻입니다. 셀리악병(글루텐 민감성 장질환)을 앓지 않는 보통 사람들은 이 문구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아무거나 사서 쓰면 됩니다. 

 

 

 

 

 

 

 

1675년부터 오트를 빻아 온 집안에서 생산하는 제품.

 

 

 

 

 

 

 

 영국에서 켈로그, 네슬레, 위타빅스weetabix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씨리얼 회사 <조단스>의 제품.

 

 

 

 

 

 

 미국 <퀘이커 오츠 컴퍼니> 사의 제품.

 

 

 

 

 

 

 유기농 제품.

 

 

 

 

 

 

 밀을 취급하지 않는 시설에서 생산한 '글루텐-프리' 제품.

 

 

 

 

 

 

 

 이것도 글루텐-프리 설비에서 생산.

 

 

 

 

 

 

 

 

입맛이 촌스러운지, 나는 이 투박한 플랩잭이 마카롱보다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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