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Figs ② 염소젖 치즈와 무화과를 이용한 전식 Goats' Cheese and Fig Starter

 

 

오늘은 난이도가 제법 있는 무화과 활용 요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의 비스킷 회사가 소개하는 레서피입니다. 완성된 요리에서 얇고 바삭해 보이는 호밀 과자rye crispbread가 보이는데, 그걸 만든 과자 회사에서 영국 요리사Phil Fanning와 협업해 펴낸 레서피입니다. 과자 겨우 네 장을 소비하게 하려고 무화과 십수 개를 요구하고 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큽니다. 과자 회사보다는 무화과 생산자 조합 같은 곳에서 내는 레서피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아요. ㅋ

 

난이도 3.5짜리 전식starter입니다.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공정이 많아 번거로우므로 난이도를 다소 높게 매겼습니다. 채식주의자용 전식으로도 훌륭합니다.

 

 

무화과와 염소젖 치즈 전식 

[4인분]

난이도 3.5 ★★★½☆

 

 

1. 무화과 절임 

• 잘 익은 무화과 4개, 껍질 벗길 것

• Y-필러로 저민 오렌지 껍질 5가닥

• 팔각star anise 2개

• 클라우드베리 리큐어

밀폐용기에 위의 재료들을 한데 넣고 무화과가 잠길 정도로 리큐어를 부어 냉장고에 일주일쯤 둔다. 

 

[☞ 클라우드베리 리큐어를 구하기 힘들면 ☞ 오렌지 리큐어를 오렌지 블로썸 워터orange blossom water로 희석해서 쓰셔도 됩니다. 알콜이 든 제과용을 사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무화과에 팔각과 오렌지 껍질 향이 더해지면 이국적인 향이 나서 좋으니 이 재료들은 꼭 쓰세요. 만일 오렌지 리큐어와 블로썸 워터도 구하기 힘들면 무화과를 그냥 껍질 벗기고 반 갈라 레몬 즙 뿌려 잠깐 두었다 쓰셔도 됩니다. 후식이 아니라 전식이므로 단맛이 많이 나는 즙은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렌지 즙은 너무 달아서 추천하지 않으렵니다.]

 

 

2. 무화과 퓨레 

 

• 무화과 10개

• 레드 와인 반 병

• 팔각 1개 

• 시나몬 스틱 반 개

• 데메라라 슈가demerara sugar 50g  

중약불에 소스팬을 올리고 모든 재료를 한데 넣어 1시간 가량 얌전히 끓인다simmer. 팔각과 시나몬 스틱은 건져서 버리고 곱게 갈아 체에 거른다. 

[이것도 시간 날 때 미리 만들어 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판 제품을 구할 수 있는 분들은 가급적 사서 쓰시기를 권합니다. 이 작업만 건너뛰어도 일이 많이 줄거든요. 제철에 무화과가 상자째 생긴 분들은 퓨레를 넉넉히 만들어 냉동해 두고 쓰시는 것도 좋고요.] 

 

 

3. 무화과 호두기름 퓨레 

• 2의 무화과 퓨레 200g 

• 호두기름 20g

• 클라우드베리 리큐어 혹은 오렌지 블로썸 워터 50g 

• 발사믹 식초 20g

무화과 퓨레를 부피가 반으로 줄도록 졸인 뒤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잘 섞는다.

 

4. 염소젖 치즈와 무화과 무스 

• 염소젖 경성 치즈 50g

• 우유 30g

• 휘핑 크림 85g

• 호두기름 20g

• 말린 무화과 20g, 잘게 다질 것

• 무화과 퓨레 20g

치즈와 우유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곱게 갈아 거품 낸 휘핑 크림에 섞는다.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잘 섞은 뒤 냉장고에 보관한다. 

 

5. 염소젖 치즈 벌집 과자honeycomb

• 염소젖 경성 치즈 50g, 강판에 갈 것

우묵한 그릇에 유산지baking parchment를 대고 염소젖 치즈 간 것을 소복이 담는다. 출력을 600W로 낮춘 전자 레인지에 넣고 2~4분간 돌려 수분을 바싹 날린다. 끓은 모양이 그대로 화석처럼 굳어 바삭한 벌집 과자가 된다. 

 

[유산지를 대지 않으면 치즈 굳은 게 그릇에 돌덩이처럼 들러붙어서 떼느라 애먹으니 꼭 대야 합니다. 2분이 지나면 1분 단위로 작동을 멈춰서 타지는 않는지 확인하세요. 치즈마다 수분과 지방 함량이 달라 시간은 알아서 정해야 합니다. 4분보다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질기지 않고 바삭한 과자처럼 씹혀야 합니다. 키친 타월에 받쳐 여분의 기름을 빼낸 뒤 적당한 크기로 부수어 쓰면 됩니다.] 

 

 

6. 접시에 담기

• 얇고 바삭한 호밀 크리습브레드rye crispbread 4장

• 우드 쏘렐wood sorrel

접시에 무스를 펼쳐서 깐 뒤 무화과, 염소젖 벌집 과자, 호밀 크리습브레드, 우드 쏘렐을 얹는다. 접시 여기저기에 퓨레로 점을 찍은 뒤 상에 낸다. 끝.

[☞ 우드 쏘렐을 못 사서 집에 있던 바질로 대신 했는데 우드 쏘렐만큼 무화과에 잘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우드 쏘렐에는 무화과의 흰 과육 부분과 공통되는 묘한 맛이 있거든요. 레몬 산미가 나는 향초라서 서양 요리사들이 전식과 후식에 많이 씁니다.]

 

시식 후 교정

 

무화과 호두기름 퓨레는 맛이 강해 점을 두세 개만 찍어도 충분하겠습니다. 바닥에 깐 무스도 호밀 과자 찍어 먹을 정도만 되게끔 양을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염소젖 경성 치즈를 강판에 북북 갈아서,

 

 

 

 

 

 

 

 

▲ 유산지를 댄 그릇에 담고 600W 출력 전자 레인지에 3~4분 돌려 주면 치즈 벌집 과자 탄생. 사진은 2분쯤 돌리고 났을 때의 모습. 타지는 않는지 중간중간 작동을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 수분을 바싹 날려야 질기지 않고 과자처럼 바삭하게 씹힌다. 키친 타월에 받쳐 기름을 빼 준다.

 

 

 

 

 

 

 

 

▲ 완성. 쌉쌀한 호밀 크리습브레드는 무화과 무스와 함께,

짭짤한 치즈 벌집 과자는 향을 낸 무화과, 퓨레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