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한국인과 머리 염색 본문

투덜이 스머프

한국인과 머리 염색

단 단 2017. 4. 18. 00:00



한국에 와서 보니 제 오라버니들, 새언니들, 저보다 열 살, 스무 살 많은 분들이 어째 저보다 머리카락이 더 새까맣더군요.  두 살 아래 동서한테 "자긴 흰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네?" 했더니 실은 몇 년 전부터 염색을 하고 있다고 이실직고 합니다.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계속 해야 해서 번거롭다는 귀띔도 합니다. 친척 모임에 갔더니 막내 고모, 작은어머니가 조카인 저보다 머리가 더 까맣습니다. 졸지에 단단은 타지에 유학하면서 억수로 고생해 팍삭 늙어 버린 측은한 조카가 되었습니다. (고생한 건 맞아요. 흑흑;;)

 

 

 

 

 

 

 

 


저는 이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어딘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곰곰 생각한 끝에 그 원인을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까만 머리카락'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정치인들 사진을 보면 항상 50대, 60대 신사들 머리가 너무 까맣습니다. 일본은 나이에 걸맞은 자연스러운 머리를 한 사람이 많은데, 제 눈에는 오히려 그게 더 세련돼 보입니다. 초로 신사·숙녀 특유의 저 ☞ '쏠트 앤드 페퍼 헤어', 자신감 있고 관록 있어 보이면서 성적 매력도 더 있지 않나요?


가만 보니, 한국에서는 나이 들면서 하나 둘씩 생기는 흰 머리카락을 염색해서 가려야 할 '약점'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우리 인종 특유의 검은 머리를 고수하는 사람을 촌스럽거나, 고집 세거나, 심지어 외모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으로 여기는 묘한 풍토가 있더군요. 미용실에서 긴 머리 펌을 하고 났더니 화학약품으로부터 머리카락이 회복될 즈음 다시 와서 '세련된 브라운 톤'으로 염색을 하라고 합니다. "왜요?"


저는 갈색으로 염색한 사람을 보면 오히려 영양실조 걸린 사람처럼 보이던걸요. 눈썹, 수염과도 색이 맞지 않고요. 개성을 위해 염색하는 것은 환영하나 촌스러워 보일까 염려해 검은색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에는 반대합니다. 세계 인종 전시장인 영국에 있다 와서 더 그렇습니다. 인도인 특유의 윤기 잘잘 흐르는 새까만 머리, 얼마나 아름다운데요. 노르딕들의 금발도 좋고요. 스콧들의 진저 헤어도 실제로 보면 '써리얼'하고 황홀합니다. 그 인종 특유의 머리색과 피부색이 저는 좋아요. 

 

 

 

 

 

 

 


흰머리를 가리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단단은
에...
사실...

머리 숱만 많다면 머리카락 군데군데를 이렇게 푸른색으로 물들이고 싶기는 합니다.

(우히힉, 아줌마 주책이얌!)



☞ 껍데기가 그리도 중요한 사회
☞ 은발의 패티 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