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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중한 멸치볶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본문
▲ 한국 멸치볶음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 "안초비 먹고 산 이야기"의 한 대목과
침 고이게 만드는 덧글.
올 초에 안초비 이야기를 하면서 집집마다 다른 한국의 멸치볶음을 칭송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 나시죠? 단단은 이제 그 다양한 멸치볶음의 나라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 없는 동안 우리들의 소중한 멸치볶음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한번 보시죠.
▲ 견과류와 꿀을 넣은 시어머니표 멸치볶음.
▲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권여사님표 멸치볶음.
(사진을 미처 찍어 두질 못 해 다 먹고 난 빈 통만.)
▲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권여사님 친구표 멸치볶음.
▲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한일관>의 멸치볶음.
▲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강남 어느 반찬가게 멸치볶음.
▲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풀무원> 멸치볶음.
▲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신세계>
'피코크Peacock' 브랜드 멸치볶음.
▲ 호두와 감말랭이를 넣은 미슐랑 1-스타 한식당
<비채나>의 멸치볶음.
제가 영국에 가 있는 동안 멸치볶음이 견과류와 액당을 넣은 형태로 통일이 된 듯합니다. 가정집도, 식당도, 반찬가게도, 마트도, 다들 같은 모양의 멸치볶음을 냅니다. 시판 멸치볶음들은 그렇다 쳐도 가정집 레서피가 통일되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견과류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건 저도 잘 압니다. 멸치와도 맛이 잘 어울리는 편이고요. 그러나 쉬이 산패하는 성질 때문에 반찬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적잖죠. 혹 '밑반찬은 간이 세니 좀 묵은 견과류를 써도 티가 덜 나겠지.' 생각하고 신선하지 못한 견과류 처치 차원에서 멸치볶음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산패된 견과류 때문에 밥 먹다 말고 멸치와 견과류뿐 아니라 이미 입 속에 들어 있던 밥까지 다 뱉어야 하는 불상사가 자주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반찬으로 견과류 넣은 멸치볶음을 받으면 식사 시작 전 맨입에 견과류만 조심스럽게 먼저 먹어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단단은 꽈리고추 넣고 은은하게 간장향 낸 권여사님의 국물 자작한 멸치볶음을 참 좋아했는데 아쉽습니다. 집집마다 다 달랐던 다양한 멸치볶음이 그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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