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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관찰기 본문
▲ 지방 대도시 아파트에 사시는 다쓰베이더의 부모님.
즉, 단단의 시부모님. 거실인데 TV가 없다.
▲ TV 대신 화초가 빼곡이 들어서 있다.
남들 TV 보는 시간에 책을 읽으시거나 가드닝을 하신다는 소리.
▲ 난蘭 화분이 많은 걸로 보아 소문난 '그린 핑거즈green fingers'.
주변 사람들이 개업 선물로 들어온 것들을 죄 이 댁에 갖다 놓고 도망가는 것이다.
▲ 베란다가 압권. 사진 눌러 크게 키워 보시라.
▲ 색색의 제라늄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선인장들로 가득.
▲ 그 크기로 짐작컨대 하루이틀 키운 게 아니다.
▲ 이 집 남자들이 대체로 선인장 같은 데가 있다.
묵묵하고 속정 깊은 사람들.
▲ 단단이 영국 가기 전 키우던 작은 선인장을 위탁했는데 어느덧 이렇게 훌쩍 컸다.
(오른쪽 아래 칫솔, 털이 보송보송해서 사진 찍을 땐 선인장인 줄 알았어;;)
▲ 오랜만에 보는 군자란. 아이고 귀야.
그라모폰이 잔뜩 모여 있는 것 같아 보는 순간 환청이.
▲ 떨어진 꽃송이는 밥그릇에 담겨 식탁 위에.
단단의 시모는 식탁보, 옷, 가방을 직접 만드신다.
☞ 명품백
▲ 끄아악, 이건 또 뭐야!
▲ 먹는 속도가 자라는 속도를 못 따라가
매일매일 따 드시고 이웃까지 나눠 주신다고.
▲ 베란다 텃밭에서 수확한 유기농 쌈채 5종.
▲ 풀돌이 다쓰베이더가
▲ 모친표 쌈장을 곁들여 환장하며 밥을 싸 먹는다.
고기도 없이.
단단은 어릴 때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먹고 자라 커서는 물려서 안 먹는데
다쓰베이더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고기를 안 좋아한다.
▲ 기억력 좋으신 시모,
며느리가 무 좋아하는 거 기억하시고는
운동 삼아 저 무거운 무를 사 들고 걸어 오셨다.
▲ 평소에는 이렇게 해 드시나,
▲ 조갯살 안 먹는 아들 부부용 '플레인 무나물'을 따로 준비.
▲ 멸치볶음도 준비.
▲ 대멸 좋아하는 며느리 취향을 정확히 기억하고 계신다.
권여사님도 모르는 내 멸치 취향을.
▲ 직접 담그신 색 고운 식초도 한 병 넣어 주시고,
▲ 직접 담그신 매실청도 한 병 주시고,
▲ 마늘 장아찌도 짜지 않게 담가 주시고,
▲ 향긋한 모듬 채소 장아찌도 담가 주시고,
▲ 생전 처음 보는 '마늘잼'도 만들어 주시고,
(버터 바른 토스트에 발라 먹으면 듁음)
▲ 맵지 않은 청량한 물김치도 담가 주시고,
▲ 손뜨개질 하신 수세미도 여러 개 넣어 주시고,
▲ 직접 만드신 장바구니도 두 개 넣어 주셨는데,
하늘색 꽃가방은 권여사님이 노인복지회관 동영상 편집 수업 받을 때
책가방으로 쓰시겠다며 강탈해 가심.
- 관찰 결과 -
다쓰베이더의 부친은 두꺼운 '전공책'을 지금까지 백권이나 내셨고,
모친은 가정에서 소비하는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드시는 분으로,
남들의 24시간을 48시간처럼 쓰시는 매우 부지런한 분들임.
두 분 다 자식들한테 폐 안 끼친다며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짱' 건강하심.
칠십 넘으신 부친은 임플란트는커녕 아직까지 충치도 하나 없으심.
모친은 아파트 계단 24층을 아침에만 세 번씩 오르실 정도로 펄펄 나심.
며느리 허벅지는 흐물흐물한데 시모 허벅지는 탄력 있고 딴딴함.
면역력 저하로 얼마 전 젊은 나이에 대상포진까지 다 앓았던
저질 체력 며느리는 이분들만 보면 기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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