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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줄거리 누설 없음) 본문
▲ "특별한 존재에게는 이름이 필요해. 이제부터는 ○라고 불러 줄게."
대체 가능한 존재들. 영화 전체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
허무한 인간의 삶보다 더 허무한 레플리컨트의 삶보다 더 허무한 인공지능 홀로그램의 삶.
'용아맥'에서 영화 보는 거 맛들였어요. (용산 아이파크 몰 CGV의 아이맥스관을 말합니다.) 어제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고 왔는데, 큰 화면에서 보니 확실히 몰입이 더 잘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영화 보면서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요즘은 영화 한 편을 보려 해도 아는 게 많아야겠구나.'
1982년에 나온 <블레이드 러너>를 볼 때는 이 작품이 이후의 과학영화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를 생각하면서 봐야 재미있고, 속편인 이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볼 때는 반대로 전작과 그동안 나왔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어떤 식으로 구현되었는지를 알아차리면서 봐야 재미있죠. 이건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한 소리가 되겠지만 감독(작가)이 심어 놓은 깨알 같은 참고자료reference들을 많이 알아차리면 알아차릴수록 재미도 비례해서 커집니다. 즉, 영화 한 편을 볼 때도 지식과 재미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난다는 거죠. 저보다 영화를 열 배 정도는 더 많이 본, 그것도 과학영화를 특히 좋아하는 다쓰베이더가 당연히 저보다 더 많은 참고자료들을 알아차리면서 재미있어 합니다. 심지어 영화 속 <아타리Atari>사 로고도 알아보며 "쿡쿡"거리더라고요. (<아타리>가 뭐 하는 회사인지 몰라 영화 속 <아타리> 로고도 못 알아보고 지나친 단단;;)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영화 편수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평론가들의 영화평도 관객이 모르고 지나친 참고자료들 읊어 주는 것으로 채워질 때가 많죠. 철학자도 소환됐다가, 소설가도 소환됐다가. '요건 몰랐지? 에헴.'
아무튼 저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전작도 좋았는데 속편은 더 좋네요. 라이언 고슬링의 쓸쓸한 눈빛, 홀로그램 효과들과 색감 등 영상미가 좋았습니다. 좀 슬퍼요. 어둡고요. 고독감에 뼛속까지 시립니다. 내용은 난해하지 않지만 보러 가실 분들은 극장판이나 감독판말고 최종판final cut으로 찾아서 전작을 보시고, 제가 아래에 걸어 드리는 짤막한 영상 세 편도 꼭 보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전작과 이번 후속작 사이를 메꿔 주는 내용들로, 보고 가시면 이해가 쉬워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각각 2022년, 2036년, 2048년의 세상을 다룹니다. 전작처럼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데다 상영 시간이 기니 입장하시기 전 화장실 들러 방광 비우시고요. 상영 중간에 화장실 다녀오시는 분 여럿 봤습니다. ㅋ ■
"번호 없~다, 내가 레플리컨트인지 아닌지 맞혀 봐~라"
"너는 유전자 조작 복숭아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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