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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씩스(Take 6)가 부르는 캐롤 두 곡 본문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캐롤 두 곡을 소개해 드릴게요. 좋아하는 캐롤이 두 곡밖에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캐롤 중 오늘은 두 곡을 소개해 드리겠다는 겁니다. ㅋ 이 두 곡은 특별히 미국의 아카펠라 그룹인 <테이크 씩스>의 편곡과 연주로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Hark! The Herald Angels Sing'
음반 《He is Christmas》(1991) 수록곡
가사는 1739년에 영국인이 썼고, 선율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작곡된 멘델스존의 것을 가져다 영국 작곡가가 1855년에 가사에 맞춰 변형해 붙였습니다. 이 연주에서 맨 마지막 종지 부분cadence 말입니다, 이 대목 들을 때마다 저는 세상 모든 연주 중 그 흔한 장3화음을 이토록 근사하게 들려 주는 연주는 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O Come, All Ye Faithful'
음반 《He is Christmas》(1991)
<테이크 씩스>의 연주로 하나 더 들려 드립니다. 위의 곡과 같은 음반에 수록돼 있습니다. 이것도 리듬은 단순하지만 변화무쌍한 감정선을 담고 있는 잘 만든 선율입니다. 작사자와 작곡자가 여러 시기, 여러 나라에 걸쳐 있어 (내가 지은 곡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지요.) 현재로선 음악사학자들도 자신 있게 '이건 누구의 곡이다' 할 수가 없다는데, 어떻든, 지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선율과 화음은 <영국 찬송가집The English Hymnal> (1906)에 수록된 것으로, 영국 교회의 캐롤 서비스에 참여하면 순서지programme에서 이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Words: Latin 18th century, tr. Frederick Oakeley (1802-80)
Tune: Adeste Fideles (사람 이름이 아니라 선율 이름)
Music: Melody probably by J F Wade (1711-86)
저는 여럿이 모여 열심히 연습해서 선보이는 호흡 잘 맞는 연주를 좋아합니다. 인생의 여러 기쁨 중 이 '앙상블에 참여하는 기쁨'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죠. 캐롤만은 소머리 창법과 요란한 반주의 정신 사나운 독창곡, 웅얼웅얼 감미로운 독창곡보다, 깔끔한 선율과 칼 같은 호흡의 중창·합창을 더 좋아하는데, 이건 아마 제가 클래식 음악 전공자인 데다 오랫동안 교회 성가대를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고전 캐롤은 수십 년을 들어도 질리질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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