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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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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같은 머리를 한 이티E.T.를 빼닮은 저 삐걱삐걱 월이Wall-E가 과거에는 지구가 아름다웠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은 낡은 TV 수상기로 인간 남녀가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죠. 제가 '이 지구 위에서의 삶은 그래도 아직 살 만하다'라고 느끼는 순간도 바로 이 춤추는 모습을 목격할 때입니다.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신나고 아름답고 모든 시름이 잊혀집니다. 취미로 춤 좀 배워둘걸, 늘 아쉬워요.
제 대중음악 취향은 매우 극과 극인데,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 같은 쿨 재즈와 느슨한 보사노바 같은, 조용하면서 복잡한 화음을 구사하는 음악.
그리고, 그 반대로 화음은 단순하지만 강하고 깔끔한 음악.
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스타일인고 하니,
베이스와 비트가 매우 강하고,
목소리 감상을 방해하는 중간 음역대 악기는 아예 없거나 최소한으로 줄어 있으면서,
저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처럼 높고 까랑까랑 힘 있는 목소리로 노래하고,
노래가 잠깐 쉬는 동안 재빨리 치고 나왔다가 센스 있게 빠져 주는 '빅 밴드', '브라스 앙상블horn section', 혹은 그와 유사한 짜릿한 사운드가 들어 있는 음악.
미디 따위로 소심하게 깔짝 대지 않고 여럿이 호흡 잘 맞춘 실제 사운드가 들어가 줘야 합니다.
여기에,
노동요처럼 떼창이 잠깐 들어가 리드 싱어와 대비를 이루거나 보완을 하면 더 좋고,
랩이 들어가 대비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음악에 맞춰 여러 사람이 춤까지 추고 있으면 금상첨화.
딱 아래와 같은 음악입니다.
영국인Mark Ronson이 만들고 미국인Bruno Mars이 부릅니다.
영상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백인이 바로 곡 만든 사람입니다.
저는 이 곡의 베이스 기타 소리를 특히 좋아합니다.
같은 음악을 이번에는 다른 영상과 함께 들어 볼까요?
한 영국인 옛날 필름 보존·복원 전문가Michael Binder가 이런저런 옛 영상들을 3주간 짜깁기해 만들었습니다. 이런 작업을 '매쉬업mashup'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음악쪽에서 쓰는 용어입니다. 영상 편집과 동기화synchronisation가 기가 막힙니다. 기운 없을 때 춤추는 영상 보면 저는 막 힘이 솟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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