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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모양을 차용한 재미있는 그릇들 본문
에헴, 제가 오랜만에 또 그릇 자랑을 해보겠습니다. 남의 집 부엌살림 구경하는 거 무지 재밌지 않습니까? (→ 마트 계산대에서도 남 장본 거 훔쳐보며 즐거워하는 단단.)
그런데 잠깐.
"그릇 자랑"이라 하니 한 장에 수십 만원 하는 고가의 것을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 돈 없어서 그런 비싼 그릇 못 사요. 돈 생겨도 맛있는 거 사 먹거나 평소에 못 사던 비싼 식재료 사는 데 쓰지 고가의 물건 사는 데는 잘 안씁니다. 아, 냄비는 쫌 좋은 거 있어요.
오늘은 갖고 있는 그릇 중 식재료 모양을 차용해 만든 재미있는 것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집에 갖고 계신 식재료 모양 그릇 꺼내 자랑해 주세요. 저는 옥수수 모양의 ☞옥수수구이 그릇 갖고 계신 분 사연을 들어 보고 싶습니다. 미국 사시는 분들은 이런 그릇 흔히 보실 듯합니다.
맨 먼저, 양배추 무늬 접시.
☞ 양배추롤 담으려고 샀어요.
자아, 이 접시는 어떤 식재료에서 영감을 얻었을지 맞혀 보세요.
딩동댕, 버섯 갓 뒤쪽의 주름입니다. 기발하죠? 우리 한국인들은 느타리버섯의 주름을 떠올렸을 텐데요, 이 접시를 만든 영국인은 아마 ☞ 이 버섯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을 겁니다. 야생버섯이라서 수퍼마켓에서 보기는 좀 힘들고, 전문 채집꾼들이 돌아다니며 일일이 손으로 따서 고급 레스토랑에 납품하곤 합니다.
아니면, 이 버섯일지도 모르겠고요.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에 올라가는 포토벨로입니다. 밤양송이chestnut mushroom를 크게 키우면 포토벨로가 됩니다.
이 그릇은 아마 집에 갖고 계신 분들 많을걸요?
프랑스제 빈티지 보울이죠. 카리스마 넘치는 ☞ 사보이 캐비지 표면을 참 정교하게도 표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사보이 캐비지를 재배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귀국해서 본 적이 없어요. 어서 들어와서 유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채 썰어 기름에 가볍게 볶은 뒤 레몬즙만 뿌려도 맛있습니다. 사보이 캐비지 대신 아무 샐러드나 담아 먹습니다.
이번에는 생선 모양의 우묵한 그릇입니다. 익힌 생선살을 부수어 소스에 버무려 담아 낼 때 씁니다.
☞ 맛은 고급스러운데 금방 만들 수 있는 훈제 고등어 파테
생선 파테 담은 사진을 못 찾아서 올리브 담은 사진으로 올려 봅니다.
닭, 오리, 거위 같은 날짐승poultry으로 만든 각진 파테나 테린용 그릇. 푸아그라를 올려도 되고, 오리간이나 닭간 파테를 올려도 되는데, 살코기 먹기도 꺼리는 제가 이런 걸 먹을 리가 없지요.
훈제연어로 대신 올려 봅니다.
버터나 치즈를 올리기도 합니다.
영국인들의 아침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에그 컵. 이것만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왜 없겠어요.
☞ 화구 모자란데 달걀 삶느라 고생 마시고 찜기 하나 장만하시라
식빵 모양 그릇이라니, 참신하지 않습니까. 좌우가 살짝 비대칭이라서 더 매력적이에요.
버터와 잼 바른 토스트를 담았습니다.
버터 바른 빈즈 온 토스트beans on toast도 단골로 올라 옵니다.
코,코끼리 육수?;;
홍차 티포트입니다.
어,얼룩말 엑기스?;;
에스프레소 잔입니다. 딥dip 그릇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지꼭지 형상의 뚜껑을 한 자사호.
130ml짜리 티포트라니요.
뚜껑을 덮은 뒤 뜨거운 물을 차호 전체에 부어 주면 차호가 활짝 열린 기공을 통해 숨을 가쁘게 쉬면서 차를 더 맛있게 우려 준다고 합니다.
☞ 자사호 사용법
그나저나,
자사호 뚜껑이 정말 가지꼭지랑 똑같이 생겼네. 지중해식 가지 요리 해먹고 남은 가지꼭지입니다.
역동감 넘치는 정어리 문양의 디너 플레이트. 그릇 이름이 'Sardine Run'입니다. ☞ 이 현상을 말합니다. 디자인도, 이름도, 재미있죠. 히트작이라서 모방품이 많이 돌아다녀요.
생선이나 해산물 요리를 담아 먹습니다. 이건 지름 28cm짜리 디너 플레이트이고, 같은 디자인의 작은 접시에는 오징어 튀김이나 새우 튀김 같은 양 적은 안줏거리 등을 담습니다.
☞ 2천 5백원짜리 수퍼마켓 피쉬 앤드 칩스, 훌륭하다
정겨운 레몬 손그림 접시에는 허니레몬 마들렌, 레몬 파운드 케이크, 레몬 드리즐 케이크 같은, 레몬을 쓴 제과들을 담아 먹습니다.
레몬 모양의 레몬 아이싱 케이크를 담아 보았습니다.
☞ 레몬 티타임
블랙베리가 전사된 지름 28cm짜리 판판한 케이크 플레이트. 영국에서 마지막에 살다 온 동네가 블랙베리 덤불로 뒤덮인 곳이어서 볼 때마다 추억에 젖습니다. 한국에서는 블랙베리를 보기 힘드니 블랙베리잼이나 사다가 타트와 케이크 만들어 즐겨야겠습니다.
실물 크기의 포도 두 송이가 전사된 거대한 크기의 치즈 플레이트. <웨이트로즈> 수퍼마켓 고객 사은품이었습니다. 부부가 하나씩 당첨. 덩실덩실.
스페인에서 온 핸드 메이드 올리브 그릇. "올리브"라고 써 있네요. 작은 보울에는 올리브를 찍을 수 있는 이쑤시개olive pick를 담습니다. 그런데, "이쑤시개"란 단어말고 딴 단어 없을까요? 어감이;;
집에서 파티 하실 때 올리브를 여러 종류 사서 알록달록 담아 보세요. 염수에 담긴 것들은 꺼내서 올리브 오일에 한 번 굴려 주시고요. 쨍한 맛이 누그러져 먹기에도 낫고 반짝거려서 보기에도 예쁩니다. 올리브를 사실 때는 씨를 빼지 않은 온전한 형태의 것으로 사세요. 먹다가 씨를 뱉어내야 하는 단점이 있기는 한데 구멍 안 뚫린 것들이 올리브 고유의 맛을 더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예 올리브 모양을 한 그릇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은 은식기를 쓰던 나라라서 그런지 은 외의 금속으로 된 식기들도 도자기만큼 잘 발달시켜 갖고 있습니다.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럭셔리해 보이는 것들 많아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올립니다. 잘 수납돼 있는 그릇들을 일일이 꺼내어 씻고 사진 찍으려니 시간이 보통 많이 걸리는 게 아니네요. 시간 날 때 마저 찍어 올리겠습니다.
덧.
이건 런던 어느 레스토랑의 래빗 파이용 그릇입니다. 닭 모양의 빈티지 달걀 보관함도 채리티 숍에서 자주 봤습니다.
으아악, 이게 뭐여?!
Ewwwwwwwwww!
달걀 흰자·노른자 분리기입니다. ㅋ 식재료 모양을 차용한 건 아니지만 재미있어서 곁다리로 한번 올려 봅니다. 지단 부치기나 제과제빵 등 달걀 여러 개를 분리해야 할 때 편리해서 ☞ 스테인레스 스틸로 된 단순한 형태의 것을 하나 갖고 있고 자주 씁니다. 달걀 껍질 왔다갔다하면서 저글링하듯 손으로 분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깔끔하게 분리됩니다. ■
☞ 영국 그릇 열전
☞ 버얼리
☞ <다운튼 애비>의 간지 뿜뿜 스포드 스태포드 화이트 다구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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