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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티타임 - '포트넘 앤드 메이슨' 딸기 홍차와 '엘레건트 앤드 잉글리쉬' 딸기 비스킷 본문

차나 한 잔

딸기 티타임 - '포트넘 앤드 메이슨' 딸기 홍차와 '엘레건트 앤드 잉글리쉬' 딸기 비스킷

단 단 2021. 5. 19. 03:47

 

 

 

 

분홍분홍한 티타임을 갖고 싶을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럴 때는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딸기 홍차를 우리고, <아티잔 비스킷츠> 사의 티 비스킷 전문 브랜드인 '엘레건트 앤드 잉글리쉬'의 딸기 쇼트브레드를 꺼냅니다. 우리 집 영감이 딸기, 체리, 라즈베리 같은 빨간 과일 맛을 좋아해 이 둘은 떨어뜨리지 않고 집에 늘 갖춰 두고 있습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어디 가면 꼭 체리 주스, 딸기 스무디, 아, 이런 걸 주문해 마셔요. (헬로 키티 분홍 다쓰베이더 또 생각 나네...)  

 

영국은 하우스 딸기가 아닌 노지 딸기를 즐기기 때문에 딸기 제철이 여름입니다. 6월부터 딸기와 딸기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죠. 아래에 옮겨 적은 <포트넘 앤드 메이슨> 딸기 홍차의 광고 문구에서도 여름 이야기를 합니다.

 

"The delicious taste of this classic summer fruit fused with black China tea makes an unusually refreshing drink. Sip its sweet, summery notes to bring the taste of sunshine to the everyday. Serve Fortnum’s Black Tea with Strawberry without milk to achieve the best flavour."

차깡통 뚜껑을 열면 딸기 쮸쮸바 향과 딸기 풍선껌 향이 화악 올라와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갔다 오게 합니다. 단 향만 있는 게 아니라 신 향도 함께 있어서 제가 좋아합니다. 기분 전환엔 안성맞춤이죠. 우유 없이 즐기면 좋다고 권하는데 저는 100˚C 물 250ml에 찻잎 2.5g을 넣고 5분 우린 뒤 설탕 없이 우유만 넉넉히 타서 딸기우유처럼 마시는 걸 선호합니다. 버터 듬뿍 든 비스킷을 곁들일 때는 찻잎 양을 2g으로 줄이고 우유를 생략하기도 합니다. 농도와 우리는 시간은 취향껏 정하세요. 저는 하루에 찻자리를 두 번 가지는데, 외출해서 사람을 만날 때는 커피도 가끔 마시므로 카페인 총량을 생각해 차를 연하게 우려 마시는 편입니다.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딸기 홍차 성분:

Black Tea, Strawberry Pieces (0.4%), Strawberry Flavouring. 끝. 

 

 

 

 

 

 

 

 

홍차인들과 치즈 애호가 분들과 와인 애호가 분들은 영국의 <아티잔 비스킷츠> 사를 잘 아실 겁니다. 홍차용 고급 비스킷, 치즈용 고급 비스킷, 술안주용 고급 비스킷에 특화된 회사이거든요.

 

 

 

 

 

 

 

 

 

버터를 듬뿍 넣은(28%) 쇼트브레드인데 추가로 클로티드 크림을 찔끔(1%) 더 넣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삽화가 저렇습니다. 보슬보슬한 더께까지 포함해 담은 클로티드 크림이지요. 티 비스킷이라서 홍차와의 페어링도 적어 놓았습니다. 다질링과 함께 즐기면 좋다고 하나 다질링은 곁들일 수 있는 티푸드가 아주 많기 때문에 저는 이 비스킷은 항상 딸기 홍차와 짝을 짓습니다.    

 

 

 

 

 

 

 

 

 

"딸기와 클로티드 크림을 쇼트브레드 안에 균형 있게 잘 담았어요."

 

 

 

 

 

 

 

 

 

어휴, 지느러미가 그냥 덕지덕지. 독일 회사 같았으면 칼같이 깔끔하게 찍어 냈을 텐데요. 이 회사는 규모가 작은 영세한 기업입니다. 오래 쓰다 보니 과자 찍는 틀이 낡아서 저렇게 지느러미가 생기는 건데, 설비를 바꿀 비용이 없나 봅니다. 고급 재료를 쓰면서 핸드 메이드hand bake를 고집하니 비싸서 사 먹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겁니다. 영국인들은 짠돌이 짠순이인데다 영국에는 값 싸면서도 맛있는 티타임 비스킷이 지천하거든요. 제가 열심히 돈 벌어서 이 회사 비스킷을 사 먹어 줘야겠습니다. (안 그래도 자주 사 먹고 있습니다. 용돈을 티 비스킷 사는 데 다 씁니다.)   

 

 

 

 

 

 

 

 

 

과자 포장 여기저기에 밀을 가는 맷돌 상징이 있는데요, 이 회사가 있는 고장(Peak District, 잉글랜드 다비셔 주 북부의 연봉(連峰) 지방)의 맷돌을 담았다고 합니다.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읽어 보십시오. 성분이 마치 집에서 만드는 비스킷처럼 좋습니다.

 

<아티잔 비스킷츠 - 엘레건트 앤드 잉글리쉬> '스트로베리즈 앤드 크림' 쇼트브레드 성분:

밀가루, 버터(28%), 설탕, 전지분유, 농축딸기주스(2%), 클로티드 크림(1%), 천연향료, 농축레몬주스, 대두레시틴, 팽창제. 끝.

 

 

 

 

 

 

 

 

 

푸른꽃 찻잔만 모으다 보니 분홍색 티 트리오가 이거 하나밖에 없네요. 비스킷을 곁들일 때는 찻잔받침에 그냥 '척' 걸쳐서 격 없이 내곤 하는데 오늘은 여러분께 흉 잡힐까 봐 티 플레이트를 꺼냈습니다. 영국 <웨지우드> 사의 '와일드 스트로베리' 찻잔 갖고 계신 분은 이 비스킷을 필히 들이셔야겠습니다.  

 

 

 

 

 

 

 

 

 

이 비스킷은 제가 지금까지 맛본 딸기 비스킷 중에서 맛도 성분도 단연 으뜸입니다. 콤포트compote를 쓴 케이크도 아닌 바싹 마른 과자에 어떻게 이렇게 생생한 딸기맛을 구현할 수 있었을까요? ('딸기와 크림', '루바브와 크림', '구즈베리와 엘더플라워', '라즈베리와 (다크 혹은 화이트) 쵸콜렛' 등은 영국 차음식과 후식의 클래식 콤비입니다.) 이 과자는 피아노(p)로 시작해 큰 폭으로 크레셴도(cresc.)되어 포르테(f)로 끝나는 신기한 과자입니다. 씹는 횟수가 더해질수록 맛의 강도가 급격히 증폭됩니다.

 

차동무 여러분,

딸기로 맛낸 맛있는 비스킷을 발견하시면 저한테 와서 꼭 알려 주셔야 합니다. 저도 열심히 차음식을 소개해 드릴 테니 여러분도 알려 주셔서 맛있는 것 같이 즐기자고요. :-)  

 

 

 

 

 

 

현재 생산중인 <Elegant & English>의 티 비스킷들.

영국의 '클래식 콤비' 맛을 담았다.

 

 

 

레몬 티타임

영국의 딸기와 크림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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