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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메이페어(Mayfair) '스케치'(Sketch)의 포장 아프터눈 티 본문
▲ <스케치>의 레스토랑 겸 티룸 <갤러리The Gallery>가 내는 아프터눈 티.
런던 메이페어에 ☞ <스케치>라는 '힙'한 음식공간이 있습니다. 미슐랑 3-스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캐주얼한 레스토랑 겸 콕테일 바, 레스토랑 겸 티룸 등 네 개의 업장이 모인 곳인데, 특이하고 재미있는 인테리어에 식음료 잘 내기로 이름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방문기가 넘칩니다.
영국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이동 제한 조치lockdown를 여러 차례 했었죠. 식음료 업장들의 피해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런던은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이니 차인인 저로서는 아프터눈 티를 내는 곳들이 특히 염려됐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영국의 고급 식음료 업장들이 '잘 포장해' 배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터눈 티 포장 배달도 다 생겼는데, 명절이나 연말연시 파티용 음식과 피크닉용 음식 배달 산업이 이미 존재하고는 있었지만 잘 차려입고 특별한 공간에 찾아가 즐기는 럭셔리한 아프터눈 티를 집에서 즐기라고 배달해준다니 요지경 세상 아닙니까. (영국에서는 현재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들의 음식들도, 심지어 콕테일도 배달됩니다.)
사진은 <스케치> 산하 레스토랑 겸 티룸 <갤러리>의 포장 아프터눈 티입니다. 배달 아프터눈 티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 실상을 들여다보았는데, 엇? 수준이 생각보다 훌륭합니다.
루바브rhubarb를 쓴 걸로 보아 영상에 있는 것은 아마 봄 이전의 아프터눈 티인 듯합니다. 스콘은 역시 갓 구워 먹는 걸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창문 모양의 분홍색 바텐버그 케이크는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이자 얼마 전에 작고하신 필립 공의 할머니인 영국 공주가 독일의 루이 바텐버그 공에게 시집간 것을 기념해 탄생한 영국의 클래식 티 케이크입니다. 이거 구우려고 저도 바텐버그 케이크용 칸막이 베이킹 틴을 사 갖고 귀국했습니다.
영상에 있는 저 1인분 한 상자에 55파운드, 영국인들 체감 환율로는 우리돈 55,000원 정도 하는데, 신라호텔의 59,000원짜리 망고빙수와 비교해보세요. 작년 가격이 59,000원이었으니 올해는 6만원 넘어갈지 모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망고빙수에 이보다 많은 공이 들어갔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차음식은 'original', 'vegetarian', 고기는 먹지 않지만 해산물까지는 먹는 'pescatarian' 중 고를 수 있고, 각각에 샴페인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샴페인 아프터눈 티'라고 합니다. 차도 물론 제공되고요. 기본 샴페인은 15파운드 추가, 로제 샴페인 19파운드 추가. 스콘은 플레인 스콘과 건포도 스콘 중 택1. 프룻 프리저브preserve는 딸기 양귀비씨 잼과 무화과잼 중 택1.
연어 오이 샌드위치와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에는 갈색의 맥아빵malted brown bread을 쓰고, 오이 아스파라거스 샌드위치에는 흰빵을 씁니다. 짭짤한 슈choux인 에그 구제르gougère도 들어갑니다. 채식주의자용 아프터눈 티에는 연어 오이 샌드위치 대신 아보카도 토마토 샌드위치가 제공되고, 코로네이션 치킨 샌드위치는 채식주의자용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동물성 젤라틴을 쓰는 마쉬멜로우는 머랭 3종으로 대체됩니다.
단것들에는 오렌지 치즈케이크, 쵸콜렛 메밀 케이크, 베르가못 마카롱, 이국적인 타트, 레몬과 자몽으로 각각 맛을 낸 마쉬멜로우, 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곁들인 스콘, 체리 피스타치오 바텐버그 케이크가 제공됩니다.
차는 단단이 영국에 살 때 애용하던 ☞ <징> 사의 무이암차wuyi oolong tea로 냅니다. 차 설명은 이렇습니다.
"A rich and buttery oolong tea, lifted by caramel sweetness and subtle floral notes. This tea is skilfully crafted by masters who roast the leaves to create sumptuous autumnal flavours. Infuse for 3 minutes at 100˚C."
차동무 여러분,
영상 보며 기분전환 한 뒤 기운 내서 우리도 주말에 찻상을 차려봅시다. 뚝딱 만들 수 있는 간단한 티 샌드위치 한두 종류 준비하고, 마트나 온라인 식료품점에서 <파스키에Pasquier> 냉동 단것들 사다 해동해서라도 즐겨봅시다. ■
<티 샌드위치 만들기>
☞ 오이 샌드위치
▲ 알찬 구성에 진한 맛을 내는 <파스키에>의 냉동 단것들.
단단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라즈베리, 레몬, 쵸콜렛, 커피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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