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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건지 1982 - 영국인들의 크리스마스 하루 본문
▲ 건지Guernsey.
건지는 영국의 '왕실 보호령Crown dependencies' 중 하나입니다. 외교와 방위는 영국이 책임을 지지만 자기들 헌법이 따로 있어 영국 헌법의 영향은 받지 않는 곳을 '왕실 보호령'이라고 합니다. 건지 밑에 있는 저지도 마찬가지로 영국 왕실 보호령입니다. 이 두 섬의 거주자들이 해외에 나가 국적을 밝힐 필요가 있을 때는 'British citizen'이 됩니다. 우표에도 영국 여왕의 옆모습이 들어갑니다. 건지와 저지는 우표를 열심히 발행하고 만들기도 잘 만듭니다.
▲ 우표 크기 44.5 × 28 mm.
건지가 1982년에 영국의 크리스마스 모습을 담은 다섯 개의 우표를 냈었습니다. 확대해 볼게요.
작은 우표를 확대하니 그림이 많이 흐려졌는데, 그래도 그림이 참 좋죠? 영국인들이 크리스마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담았는데, 대개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하며 보낸다고 합니다.
1. 간단한 조식 후 교구 교회의 크리스마스 예배 참석.
2. 귀가해 크리스마스 트리 곁에서 선물 개봉.
3. 오후 1시경, 크리스마스 정찬 시작.
4. 벽난로 앞에 모여 도란도란 담소 나누며 오락.
5. 오후 3시, TV 앞에 모여 여왕의 성탄 기념 메시지 시청.
이 전통은 1932년 현 여왕의 조부인 조지 5세 때 라디오 중계로 시작돼 1952년에 현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하면서 물려받았고, 1957년부터는 TV 영상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영연방에도 중계가 되며, 'time zone' 구분에 의해 뉴질랜드가 가장 먼저 시청합니다.
6. 저녁 식사로는 냉육cold cut and cured meat과 치즈 곁들여 음주 및 민스 파이, 비스킷, 이런저런 간식거리들 취식.
크리스마스 정찬 모습을 담은 우표만 따로 볼까요?
시작하기 전 먼저 ☞ 크리스마스 크래커를 터뜨리고,
☞ 갖가지 크리스마스 전식과 본식을 먹고,
후식으로는 브랜디를 끼얹고 불 붙인 ☞ 크리스마스 푸딩을 가져와 다같이 환호한 후 나누어 먹습니다.
다들 왕관을 쓰고 있는데, 크래커를 터뜨리면 그 안에서 선물용 작은 물건, '아재 개그' 같은 실없는 농담을 적은 쪽지와 함께 종이왕관이 나옵니다. 그걸 하나씩 머리에 쓰고 정찬을 즐기는 거죠. 재미있는 풍습입니다.
크리스마스 푸딩은 이 글을 통해 자세히 이야기한 적 있으니 오늘은 설명을 생략합니다. 다만, 영국 밖에서도 크리스마스 특별판 콕테일, 주류, 디저트 등에 이 크리스마스 푸딩 맛을 구현해 놓은 것들을 조우할 일이 종종 생기므로 이름과 쓰인 재료 정도는 식품상식 차원에서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위의 사진들은 크리스마스 푸딩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양 또는 맛을 차용해 만든 제과와 아이스크림입니다.
크리스마스 기분이 도통 나질 않길래 우표라도 꺼내 들여다보면서 기분 내 보았습니다.
해피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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