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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 나는 어떤 부모가 됐을까? 본문
내게 자식이 있었다면 어떤 부모가 되었을까 가끔 상상해 보곤 한다.
단단 특유의 열심으로 이 책 저 책 뒤져 가며, 또, 육아 전문가들과 선배들의 이런 저런 조언 들어 가며 잘 키워 보겠다고 애를 썼을 게 분명하지만, 육아만큼 이론과 실전에 괴리 큰 분야가 또 없다는 것 정도는 대단한 통찰력이 없더라도 눈치 챌 수 있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중 최고봉은 내 몸과 의지가 아니라 내 자식이라잖나.
나는 열심뿐 아니라 근성도 있다. 하루에 책 열 쪽씩 읽으며 공부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네 쪽만 더 공부하면 한 장章이 끝나는 상황에서는 그 네 쪽을 마저 본다. 그런데 내 새끼가 나처럼 열심에 근성이 있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니 '나 같지 않으면' 또 얼마나 속 터져하고 닦아세웠겠나. 물심양면 뒷바라지한 다음 나는 과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었을까? "공부에 뜻 없으면 내비 둬. 가락시장에서 배추 내릴 놈도 있어야지. 몸만 건강하면 돼." '쿨'한 엄마가 될 수 있었을까?
열심과 근성이 기본 바탕이어야 할 전공 특성에 고학벌 고학력자이다 보니 (초등생 때부터 입시 치른 몸.) 내 주변 사람들도 다 나 같은데, 그들에게는 내게 없는 부모님 연줄과 물려받은 부, 기성 세대가 돼 가면서 쌓은 자기 인맥까지 있으니 자식 양육하는 걸 옆에서 보노라면 그 '차원 다름'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차기 정권의 법무부 장관 후보가 자녀에게 어마어마 으리으리한 ☞ 거짓 이력 꾸며 준 것 보라. 내 친구들, 내 지인들 중에도 현재 똑같은 짓 하고 있는 이들 많을 것이다. 초등생 아이가 체육시간에 줄넘기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줄넘기 선생'까지 고용해 붙이는 친구, 국제학교 다니는 아이의 비대면 음악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해 달라며 연락하는 지인, 백태다. 돈 없는 부모는 돈 없는 대로 아이가 학원에 가 있는 동안 봉사활동 점수 대신 따 주러 가야 한다며 모임에서 일찍 자리를 뜬다.
나라고 달랐을까?
신앙적 양심이 모든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내 일이라면 내 힘으로 정정당당하게 해 나갈 자신이 있지만, 한국에 살면서 부족한 내 새끼의 일에 편법이나 불법을 동원하지 않고,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기만 할 수 있었을지는 자신이 없다.
가진 돈이 없어 돈 쓰고 사람 쓰는 뒷바라지는 할 수 없었을 테니 얼마나 속 끓이며 아이를 들볶았을까.
묻지도 않고 낳아 놓고는 번듯한 사회인 되라며 닦달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애를 낳지 않은 건 잘한 것 같다.
부모로서의 나를 상상해 보는 일만큼 끔찍한 일도 또 없다. ■
☞ 죽는소리
☞ 현자가 나타났다
☞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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