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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사물

헌터 부츠 hunter boots

단 단 2022. 8. 2. 19:34

 

 

 

'피할 수 없으면 견뎌라.'

혹은

'즐겨라.'

 

귀국한 해에 단단은 한국의 무시무시한 장마를 앞두고 비를 즐기기 위해 간지 나는 영국 장화를 샀었습니다. 

지금까지 잘 신고 있죠.

제가 대중교통이 지나치게 좋은 곳에 살아 차를 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중교통 타는 데까지 늘 걸어 다닙니다. 비 오는 날도 얄짤없이 걸어야 합니다.

 

영국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거나, 부슬부슬 흩날리거나, 바람을 동반해 수평으로 내릴 때가 많아 사람들이 우산을 아예 쓰지 않고 다니기도 합니다. 장화도 비 때문에 신는 게 아니라 들판이나 공원, 시골길 산책을 위해 신고요. 질척이는 길이 많거든요. 특히 ☞ 글라스톤버리 뮤직 페스티벌 같은 '힙'한 행사에는 필수템입니다. 정원 일이나 텃밭 일 할 때 신기도 합니다. 

 

한국은 장마철과 여름철에 비가 퍼붓잖아요.

장화가 꼭 필요하고말고요.  

 

장화 덕에 단단이 비 오는 날 밖에서 얼마나 의젓해졌는지 모릅니다.

남들 빗물 고인 곳 피해 이리저리 갈팡질팡 안달복달 노심초사 할 때 단단은 초연히 갈길을 가..

지 않고 물 웅덩이만 골라 첨벙첨벙. 케케

 

한 방울도 맞을 일 없는 창밖의 비를 바라보는 것도 기분 좋지만

비 오는 날 장화 신고 밖에 나가 빗방울이 내는 각종 무늬들을 관찰하고 물 웅덩이에서 찰박거리는 소리 듣는 것은 더 행복하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어 글 써 봅니다. 장화 한 켤레 장만하셔서 비 오는 날 활기차게 걸어보세요.

 

 

 

 

 

 

 

 

장떡 잔뜩 부쳐 늘어놓은 것 같은 형국.

(빗방울 파문 보고도 식욕이 돋다니 큰일이다.)

 

 

 

 

 

 

 

 

비탈길 아래에 서서 쉼없이 밀려 내려오는 역경 의연하게 맞이하기.

장화는 인생 수업에도 크나큰 도움이 된다.

(→ 생선가게 작업화가 뭐 이리 비싸냐는 영감 설득용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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