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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

[런던여행] 그리니치 공원, 그레니치 파크 (Greenwich Park, London)

단 단 2024. 1. 18. 08:50

 

 

 

 

런던 일부를 담은 지도입니다. 클릭하면 좀 더 큰 그림이 뜹니다.

 

지도에서 연두색으로 칠해져 있는 곳이 전부 공원인데요, 

 

왼쪽 위부터 아래로,

햄스테드 히쓰

리젠트 파크

켄싱턴 가든 - 하이드 파크

그린 파크 -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보이고,

 

오른쪽 맨 아래에 제가 오늘 소개해드리려는 그레니치 파크가 있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찾으셨나요?  

 

 

 

 

 

 

 

 

 

그레니치 파크 부분을 확대했습니다. 공원 안에서 "Prime Meridian"이라는 글자를 찾아보세요. 우리말로 '본초 자오선'이라고 합니다. 위도latitude는 지구에서 가장 불룩한 적도를 기준 삼아 나누면 되지만 시간을 나누는 경도longitude의 시작점은 지구 상의 어느 한 지점을 국가들 간에 합의해 정해야 하죠. 그게 이 그레니치 파크에 있는 천문대 위치입니다. 이곳을 0도로 삼아 세계의 시간대가 나뉩니다. 콧대 센 앙숙 프랑스가 합의를 해줬다는 게 신기한데, 영국이 과거 해양 강국이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항해를 하려면 시간의 기준이 있어야 하니까요.  

 

 

 

 

 

 

 

 

무려 17년 전의 사진을 올립니다. 사진 찍을 줄 몰랐던 시절인 데다 (어머? 지금은 뭐 찍을 줄 안다는 듯?) 초기 디지털 사진기('똑딱이')로 찍은 것들이라 품질이 형편없어 묻어 두고 있었는데,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 하니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려봅니다. 

 

 

 

 

 

 

 

 

 

그레니치 파크입니다. 저기 저 언덕 위에 보이는 빨간 건물이 ☞ 그리니치 천문대이고요. 영국인들은 '그레니치'라고 발음합니다.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막 시작해 모든 게 신기했던 때입니다. 이 공원은, 말하자면 제 첫사랑 같은 공원입니다. 영국생활 하면서 처음 가본 공원이라서 그냥 모든 게 다 신기했어요.

 

이 사진에서는 뭐가 신기했냐면요, 12월 30일이었는데 잔디가 저렇게 파랬던 게 신기했습니다. 즉, 영국에서는 일년 내내 잔디가 파랗습니다. 기차 타고 이동할 때도 푸른 초원 위 풀 뜯고 있는 양과 소를 거의 항상 볼 수 있고요. 영국인들이 실내에 카펫 까는 일에 왜 그토록 열성인지도 영국 가서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공원이든, 자기 집 마당이든, 학교 운동장이든, 늘 저렇게 잔디를 깔아 놓기 때문에 헐벗은 흙바닥을 보기 힘들어요. 바닥에 늘 무언가 덮여 있는 걸 보고 자란 사람들이라 실내에도 열심히 카펫을 깔아 댑니다. 서울에서 영어 강좌 들으러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에 갔다가 그 넓은 바닥에 전부 카펫 깔아 놓은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심지어 욕실과 화장실에까지 카펫을 깔아 놓은 집이 있어 단단도 월세 살면서 카펫 관리하느라 여간 애먹은 게 아니었죠.    

 

 

 

 

 

 

 

 

 

도시에 공원 자체가 많은 것도 신기했고, 겨울에 파란 잔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또, 공원에 개가 정말 많은 것도 신기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20년 간 본 개 숫자를 이날 하루에 다 본 것 같아요.

 

 

 

 

 

 

 

 

 

개 품종도 얼마나 다양한지 모릅니다.

 

 

 

 

 

 

 

 

 

딕 딕 딕 딕 딕...

dig dig dig dig...

 

이보오, 견공, 뭘 그리 열심히 파 대고 계시오?

혹시 트러플truffle이라도 발견하셨소?

(영국에서도 트러플이 납니다.)

 

 

 

 

 

 

 

 

 

나뭇가지들이 카리스마 넘치죠?

이 공원은 개성 있는 나무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언덕 위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개 구경도 하고.

지금은 한국도 반려견 품종이 다양해졌지만

저 당시에는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종이 많이 보이고 털에 곱슬기 있는 예쁜 개들이 많아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복실복실.

 

 

 

 

 

 

 

 

 

헉, 달마시안 실물을 보게 될 줄이야. 

 

그런데 사진기가 느려 느려, 너무 느려요. ㅠㅠ

그래도 동물을 찍은 건 망한 사진들도 다 재미있지 않나요?

 

저기 저 뒤에 보이는 까만 것은 뭘까요? 우체통? 쓰레기통?

 

 

 

 

 

 

 

 

 

"개똥만 주세요." (꽈당)

 

개똥 처리통뿐만 아니라 산책하다 지친 개들 물 마시라고 개 높이에 개 전용 수도꼭지도 설치해 놓았습니다. 이것도 신기했죠. 

 

저 이날 영국의 공원들은 사람이 아니라 개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짙은 의심을 품게 되었는데, 귀국하고 다시 생각해봐도 이 의심이 타당한 것 같습니다.  

 

 

 

 

 

 

 

 

 

또, 

엷게 이끼 낀 오래된 나무들도 신기했습니다. 

이 나무는 마치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것 같죠. 

멋있어서 한참을 감상했습니다. 

녹색과 갈색의 그라데이션도 멋지지만 결도 근사합니다.

 

 

 

 

 

 

 

 

 

옆에서도 한 장.

나무 밑동 중앙에서 왼쪽으로 살짝 비낀 곳에 뭔가 흐뭇한 형상 감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성스러운 런던 (2) 같으니.

성스러운 런던 (1)

 

 

 

 

 

 

 

 

 

뽀로롱.

 

앗? 

 

 

 

 

 

 

 

 

 

저 이날 청솔모grey squirrel 실물도 처음 봤어요.

아오, 귀 좀 봐, 까만 콩알 박아 넣은 것 같은 눈깔 좀 봐, 너무 귀여워요. >_<

털도 럭셔리하기 짝이 없네.

 

☞ 회색 다람쥐보다 더 깜찍한 영국 토종 다람쥐

Greenwich Park, London

 

 

 

 

 

 

 

 

 

지도를 다시 띄웁니다.

이번에는 그레니치 파크 북쪽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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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매이니악들이 그레니치 파크와 묶어서 보면 딱 좋을 박물관입니다. 점잖은 다쓰베이더가 박물관 앞에 전시해 놓은 전투기 '씨 해리어Sea Harrier' 실물을 뜻하지 않게 맞닥뜨리고는 흥분해서 30분 넘게 사진 찍었어요.

 

흥분할 만한 게,

이 전투기가 좀 특별합니다. 전투기는 대개 이착륙을 위해 긴 활주로를 필요로 하는데, 이 모델은 테니스장 크기의 면적만 있으면 되는 '수직' 이착륙V/STOL 가능한 전투기이거든요. 한치 앞도 장담할 수 없는 전시戰時에는 이 기능이 큰 장점이 되죠. 제자리에 떠 있기hovering, 공중에서 전후좌우 이동하기도 할 수 있고요. 1982년에 아르헨티나와 벌였던 포클랜드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영국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던 전투기입니다. (밀리터리 매이니악의 아내로 산 지 어언...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a saint's maid quotes Latin'이라.)

 

박물관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였는지, 아니면 사진기가 하도 굼떠 제가 사진 찍을 의욕을 상실했었는지, 실내 전시물은 사진이 없네요. 안에도 볼거리가 제법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National Maritime Museum, London

Imperial War Museum, London

2차대전 때 맹활약했던 영국 공군 전투기 스핏파이어(Spitfire) 개발자가 살던 곳을 가봤습니다

잼 듬뿍 바른 토스트, '던커크 정식'

 

 

 

 

 

 

 

 

 

지도를 다시 불러옵니다. 이번에는 그 위쪽에 있는 '구 왕립 해군사관학교Old Royal Naval College' 건물로 이동하겠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에는 인물이 너무 크게 들어가 있어 같은 구도로 찍은 위키피디아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잘 찍은 영국 블로거의 사진첩도 연결해 놓습니다.

Rob Tomlinson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과 비슷한 느낌이 나죠?

네에, 세인트 폴 대성당을 지은 이(Christopher Wren, 1632-1723)가 지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입니다.

 

 

 

 

 

 

 

 

 

기둥처럼 서 있던 다쓰베이더가 검은색 기둥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바로크 양식의 건물.

 

 

 

 

 

 

 

 

 

건물 뒤편.

겨울 오후라서 햇볕이 낮게 비춰 이날 건물들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는데, 거기다 인적이 없으니 마치 데 키리코의 초현실적 회화들 같은 느낌이 났었습니다. 기분이 묘했죠. 

조르지오 데 키리코의 그림들

 

 

 

 

 

 

 

 

 

탬즈 강변에 위치한 이 왕립 해군사관학교 자리는 본래 튜더 왕조의 궁전이 있던 자리입니다. 헨리 8세와 그의 두 딸들이 태어난 장소라는군요. 궁을 지은 건 선왕인 헨리 7세이고요.

 

 

 

 

 

 

 

 

 

이 우표 모음에서 맨 왼쪽의 인물이 이곳에 궁을 지었던 헨리 7세,

그 오른쪽이 말 많고 탈 많으나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독립해 국가 정체성을 세운 헨리 8세,

맨 오른쪽의 두 여인들이 바로 헨리 8세의 딸들인 '블러디bloody' 메리와 엘리자베쓰 1세입니다.

이 세 명이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거지요.   

궁은 후대의 왕에 의해 일찌감치 헐리고 위에서 소개해드렸던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들어섰습니다.

 

 

 

 

 

 

 

 

 

실외는 평범하고 다소 심심해 보이나 실내가 예술입니다. 번잡한 도심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호젓한 공간이라서 영화 촬영도 많이 하고 결혼식 대관도 많이 합니다. 누리집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Old Royal Naval College Painted Hall

 

이 공간은 이쯤 보고, 마지막으로, 근처에 있는 정겨운 '그레니치 마켓'을 가보겠습니다.

 

 

 

 

 

 

 

 

 

그레니치 마켓 누리집 대문에 있는 입구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누리집을 걸어드릴 테니 들어가서 구경해보세요.

먹거리, 구경거리가 많아 눈이 즐겁습니다.

☞ Greenwich Market, London

 

 

 

 

 

 

 

 

 

사진첩을 뒤져보니, 이런, 저는 공예품들만 몇 장 찍었네요.

대나무로 만든 색소폰.

 

 

 

 

 

 

 

 

 

아프리카의 탈, 입상, 장신구 등.

탈 몇 개와 작은 입상 몇 개는 지금 보니 탐납니다. 

공상과학스러운 것들도 있어서 벽에 걸어 두면 좋았을 텐데요.

 

 

 

 

 

 

 

 

 

왜 안 샀을꼬, 왜 안 샀을꼬.

 

 

 

 

 

 

 

 

 

이건 방문 닫히지 말라고 괴어 놓는 닭모양의 'door stopper'.

무미건조한 고무 쐐기 끼워 놓는 것보다는 보기 좋겠습니다.

 

 

 

 

 

 

 

 

 

이건 손가락에 끼워 동물 캐릭터 놀이 하라고 만든 것.

☞ [영상] fingerbobs [3분 26초 소요]

 

 

 

 

 

 

 

 

 

올망졸망. 

 

위의 것은 한 번에 한 캐릭터만 손가락에 끼워 쓰라고 만든 것이고,

이것들은 손가락마다 하나씩 끼워 상황극 하라고 만든 것.

[사진] finger puppet

 

가만 보니 유명한 동화나 우화의 캐릭터들입니다. 

곧 자녀 보실 분들, 손주 보실 분들, 어떠세요?

이거 연습해서 자녀나 손주한테 예쁨받고, 귀여움받고, 사랑받고 싶지 않으세요?

 

저는 사진을 몇 장 안 찍었지만 시간 넉넉히 잡고 가셔서 그레니치 파크 먼저 산책하신 뒤 찬찬히 구경해보세요. 요일마다 서는 매대stall가 다르다고 하니 누리집에서 확인하고 가시고요. 먹거리도 많은데, 세계 각국의 퀴진이 다 들어와 있는 듯합니다. 감자 조각 다닥다닥 붙인 한국식 콘도그corn dog도 다 팝니다.

 

 

 

 

 

 

 

 

반갑죠?

 

이상, 제가 좋아했던 공원, 그레니치 파크의 (부실한) 소개를 마칩니다.

다른 공원에는 없는 특별한 점이 있어서 좋아했던 건 아니고, 살던 집 근처의 공원이었던 데다, 유학 가서 처음으로 제대로 거닐어본 공원이라서 각별했습니다.  

 

그레니치 마켓 보신 김에, 런던 버러 마켓도 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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