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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바치 디 다마 - 과자 이름이 지나치게 멋지잖나

단 단 2010. 12. 28. 21:36

 

 

 

 

 


수퍼마켓에서 '여인의 키스Lady's Kisses'라는 이름의 귀여운 이태리 과자를 집어 왔습니다. 현재 모든 크리스마스 식품들이 반값 또는 반값 이하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지났다 이거죠. 일년 먹을 과자를 쟁였지요.

 

 

 

 

 

 

 

 

 

숨은 그림 찾기.
바치 디 다마를 찾아 보세요. 색깔과 크기가 호두와 흡사해 장난 좀 쳐 봤습니다. 성분은 호두와는 전혀 상관 없어요. 홈베이킹 하시는 분들은 천연 색소 등을 써서 오색으로 알록달록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좀 더 자세히 보도록 하죠.

 

 

 

 

 

 

 

 

 

"뭐야, 이거 프랑스 마카롱이네." 하실 분 분명히 있으리라 봅니다. 이태리 사람들이 섭섭해할 겁니다. 마카롱 아니에요. 재료도, 공정도, 식감도 다릅니다. 하긴, 마카롱도 원래 이태리 과자이긴 하지만요. 바치 디 다마에는 밀가루, 헤이즐넛 가루, 버터, 설탕, 달걀 흰자 등이 들어가고 쵸콜렛으로 샌드를 하게 됩니다. 가운데 딱딱하게 굳은 쵸콜렛이 바스라지기 쉬운 과자에 단단한 심을 한겹 넣어 줍니다. 만든이의 지혜가 느껴집니다. 바치 디 다마를 처음 선보였던 이태리 삐에몬테Piemonte가 원래 헤이즐넛과 쵸콜렛으로 유명했다고 하네요. 샌드해 놓은 모양이 꼭 도톰하고 귀여운 아가씨의 입술 같죠?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니 먹으려면 그야말로 덥석 키스하는 격이 됩니다. 모양은 영국 과자 못지 않게 투박하지만 이름도, 맛도, 향도, 영국 과자보다는 이태리다운 화사함이 있습니다.

 

 

 

 

 

 

 



홍차와 어떻게든 맞춰 보려고 했으나 이 바치 디 다마는 역시 커피나 쵸콜렛 음료와 잘 어울리겠습니다. 홋 쵸콜렛을 타서 함께 먹어 보도록 하지요. 쵸콜렛을 먹을 때는 천천히 씹어 삼키는 촉감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평소 음료 형태로는 썩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위타드에서 크리스마스 땡처리로 쵸콜렛 분말들을 반값에 내놓았길래 한번 사 보았습니다.

 

 

 

 

 

 

 



아마레띠도, 비스코티도, 바치 디 다마도, 이태리 과자들은 확실히 쓰면서 고소한 커피에 잘 어울립니다. 한입 베어무는 순간 뇌가 커피를 간절히 부릅니다. 쵸콜렛 음료도 너무 달지만 않으면 잘 맞겠고요. 커피나 차를 마실 때는 못 느꼈던 'guilty pleasure'가 쵸콜렛을 마시니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성분표를 보니 아니나다를까, 코코 분말보다는 설탕이 더 많이 들었네요.


어느덧 과자는 다 없어지고 호두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크리스마스 과자 선반에 놓여 있었지만 이름도, 맛도, 향기도 발렌타인 데이에 더 잘 어울리겠습니다.


창밖에는 오늘 하루종일 거대한 자연 가습기가 가동중입니다. 안개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보이질 않으니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창문을 열자 안개가 구름처럼 뭉게뭉게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 했던 신기한 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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