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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요일 Good Friday - 윌리엄 버드 <찬양하라 참되신 몸> (Ave verum corpus) 본문

음악

성금요일 Good Friday - 윌리엄 버드 <찬양하라 참되신 몸> (Ave verum corpus)

단 단 2012. 4. 6. 00:00

 

 

 

성금요일을 맞아 옛날 사진첩에서 아름다운 영국 교회 사진을 찾아 올려 봅니다. 2009년 7월, 영국 여행을 오신 권여사님을 모시고 런던에 있는 어느 교회의 음악회를 갔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전문 공연장뿐 아니라 교회 건물에서도 음악회를 많이 합니다.

 

 

 

 

 

 

 


바로크풍과 현대풍을 적절히 조화시킨 실내.
창문의 모던한 십자가가 아주 인상적이죠.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영국풍 천장 조명.

 

 

 

 

 

 

 

 

연주회 마치고 인사하는 연주자들을 몰래 찍어보았습니다. 임신해서 배가 불룩한 연주자가 무려 셋이나 있었습니다. 엄마가 연주자라니, 태교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했을 것 같네요.

 

 

 

 

 

 

 

 

오르간.

 

 

 

 

 

 

 

 

가필드 님을 위해 좀 더 밝게 한 장.

 

 

 

 

 

 

 

 

 

내일 모레면 부활절입니다. 부활절 직전 금요일을 'Good Friday'라 하지요. 영국인들이 성금요일을 기념해 먹는 홋 크로스 번즈hot cross buns 빵공장 사진을 보너스로 올려 드립니다.

 

맛있게 먹는 방법:
반을 갈라 토스터기에 바삭하게 구운 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버터 조각을 얹어 '콰직콰직' 소리 내며 먹는다.


작년 부활절에 귀띔해 드렸어요. 이국의 향이 모락모락 풍기는 뜨거운 빵과 아이스크림처럼 차가운 버터의 조화가 끝내줍니다. 작년에는 <더치 오리지날스Duchy Originals> 것이 가장 맛있었는데, 올해는 영국 분자요리의 대가 헤스톤 블루멘쏠Heston Blumental이 새롭게 선보인 얼그레이 풍미의 홋 크로스 번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 매년 맛있는 제품이 달라집니다.

 

 

 

 

 

 

 

 

 

성금요일을 맞아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William Byrd, c.1540-1623)의 합창음악motet을 하나 걸어 드리겠습니다. 영국의 르네상스 시대인 튜더 왕조 시대 작곡가입니다. 차 한 잔 놓고 앉아 감상하시면 좋겠네요.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다루는 내용이라서 어둡고 진지합니다. 저는 이 곡이 너무 아름다워서 들을 때마다 한숨이 푹푹,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 듣다가 숭고함과 아름다움이 감당 안 될 때 잘 그럽니다.

 

가사 안배와 주선율의 성부 배치spacing가 기가 막히게 잘됐으면서 성부간 결합 형태 및 짜임새texture도 다채롭습니다. 각각의 선율선이 유려하고, 아직 3화음이 정착되지 않은 시대인데도 벌써 화음감이 충만하고요. 작곡학도로서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녜요.

 

연주도 훌륭해 각 프레이즈의 표현과 마무리에서 정성이 느껴집니다. 영국의 고음악 중창단인 <더 씩스틴The Sixteen>이 연주합니다.

 

 

Ave verum corpus
찬양하라 참되신 몸

 

[오리지날 라틴어 가사]
Ave verum corpus, natum
de Maria Virgine,
vere passum, immolatum
in cruce pro homine,
cuius latus perforatum
fluxit aqua et sanguine:
esto nobis praegustatum
in mortis examine.
O Jesu dulcis, O Jesu pie, O Jesu, fili Mariae.
Miserere mei. Amen.


[영어 번역 가사]
Hail, true Body, born
of the Virgin Mary,
who having truly suffered, was sacrificed
on the cross for mankind,
whose pierced side
flowed with water and blood:
May it be for us a foretaste [of the Heavenly banquet]
in the trial of death.
Oh sweet Jesus, Oh pious Jesus, Oh Jesus, son of Mary,
have mercy on me. Amen.

 

 

 

 

 

 

 

 

 


같은 음악을 이번에는 좀 더 멜랑콜리한 2중주 편곡으로 들어 볼까요?

 

무려 400여년 전에 작곡된 음악인데 여전히 훌륭합니다. 윌리엄 버드라는 작곡가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보다도 전에 살던 사람입니다.

기타처럼 생긴 악기는 류트lute라고 불리는 옛날 악기입니다. 소박하면서도 문자 그대로 '심금心琴 heartstrings을 울리는' 아름다운 소리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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