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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스 쉬프의 바흐 평균율 피아노 곡집(Das Wohltemperierte Clavier) 본문
헝가리 태생의 영국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Andras Schiff가 2017년 <BBC Proms>에서 장시간에 걸쳐 바흐(J. S. Bach, 1685-1750)를 연주했습니다. 장소는 영국 런던의 <로얄 알버트 홀>입니다. 재생 단추를 누른 뒤 화면 하단에서 꽃모양 단추를 눌러 고화질로 전환해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이 양반이 지금 바흐의 저 기나긴 곡을 전부 외워서 연주합니다. 암기력, 정신력도 대단하지만 예술가의 재능에는 체력도 필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 연주자의 열정적이고 분방한 연주, 좋지요. 그런데 단단도 이제 나이가 드니 차분하고 관조적인 연주가 더 와닿습니다.
혹시 이 글 보시는 분들 중 어린 자녀를 둔 분 계세요? 아이에게 꼭 피아노를 가르쳐 주세요.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은 행복한 추억과 좋은 습관이다."라고 말씀 드린 적 있죠. 악기를 연주하는 건 이 두 가지 모두를 아우르는 일입니다. 불안, 근심, 혹은 분노가 나를 사로잡을 때 피아노 앞에 앉아 허심탄회하게 연주를 하고 나면 마음이 진정되기도 하고, 또, 삶을 살아갈 용기가 생기기도 하죠. 건반 위에서 마음껏 손가락 놀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셨던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도 들고요.
피아노 전공자들처럼 잘 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즐기며 칠 수 있을 정도의 수준만 돼도 좋습니다. 좋은 음악을 그저 감상만 하는 것과는 또다른 차원의 성취감과 만족감이 있으니 아이에게 꼭 피아노를 알게 해 주세요. 어떤 악기든 상관은 없지만 반주자가 있어야 하는 독주 악기들보다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피리 불 수 있는 다재다능한 피아노가 여러 면에서 편하고 혼자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골방에 틀어박혀 혼자 피아노 치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오타쿠' 아니겠습니까. ㅋ
잘 되지 않는 부분을 몇 시간이고 앉아서 연습해 기어이 되게끔 만드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혼자서 문제 해결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꾸준히 치던 아이들을 가만 보면 (단단 같은 예외도 가끔 있긴 하지만) 대개 똘똘하고 야무진 데다 집중력도 좋고 사색하는 능력도 남다릅니다. 아이에게 꼭 피아노를 가르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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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율 피아노 곡집> 첫 곡 자필 악보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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