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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정신과 의사

단 단 2013. 12. 6. 02:05

 

 

브라우니를 구워보았습니다.



단단의 외가 쪽에 정신과 의사가 무려 세 분이나 계십니다. 그 덕에 단단의 정신이 아직까지는 멀쩡한 거예요. 평소 고민 있는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셔서 그런지 이분들 하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속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기냥 술술 나옵니다. 가정사를 스스로 까발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죠. 이분들 하고 대화 나누는 게 하도 재미있어 단단은 기회만 되면 뵈려고 애를 씁니다. 다들 또 유머 감각들은 어찌나 좋은지. 

가만히 관찰해보니 이분들은 말하는 기술도 좋지만 무엇보다 듣는 기술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듣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요. 그런 기술은 어떻게 익힐 수 있는 걸까요? 의대 정신과 수업 중에 그런 과목이 따로 있기라도 한 걸까요? 판소리 아시죠? '소리꾼'이 있고, 북 치고 추임새 넣어 주는 '고수'가 있는. 이분들이 딱 판소리의 고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시의적절하게 맞장구를 잘 쳐주십니다. 진심으로 공감해주시고요. 그러면 마음 속 얘기가 술술 나오죠. 속이 후련해집니다. 가톨릭 신자들이 신부님한테 고해성사 하는 것도 혹시 비슷한 맥락은 아닐까요? 아, 흑역사 참회하러 가는 것과는 상황이 좀 다릅니까?   

 

 

 

 

 

 

 

 

 

정신과도 분야가 세분돼 있습니다. 알코올, 약물, 도박, 섭식 등 중독, 기분 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일상 스트레스 등 일반 정신과, 소아 정신과 따로, 청소년 정신과 따로, 노인 정신과 따로.

 

문득 궁금한 게, 하루종일 진료실에 앉아 남의 어려운 이야기를 듣는 이 정신과 의사들의 정신은 괜찮을까, 하는 것.  

정신과 의사들은 확실히 건강에 대한 생각도 다른 과 의사들과는 좀 다릅니다. 보통은 채소·과일 많이 먹고, 기름진 음식 피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운동하고... 우리도 다 아는 교과서 같은 말만 하잖아요? 정신과 의사들은 사악한 간식 적당히 즐기며 사는 게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해 건강식품 과하게 챙겨 먹고 유해요소 깐깐히 따져가며 피곤하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여깁니다. 아, 그래서 제가 브라우니 구웠잖습니까. 어우, 너무 맛있어요.

Jamie's Bloomin' Brilliant Brownies

정신과 의사들, 생각만큼 무섭지 않으니 많이 힘드신 분들은 혼자 끙끙 앓거나 극단적인 행동할 생각 말고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에겐 이들도 그냥 평범한 환자일 뿐. 이분들에게 정말 '미친 사람'은 따로 있더라고요. 과연 어떤 사람이 미친 사람이냐? 


운전 중 갑작스럽게 끼어들거나 난폭운전 하는 사람들.

정신과 의사 친척 어른이 운전하시는 차에 타본 적 있는데, 위험천만하게 끼어든 앞 차에 대고 그러시더라고요. 


"저런 정신 나간 놈!"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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