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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이번에는 린트 쵸콜렛

단 단 2013. 12. 24. 22:42

 

 

 

 


또다른 이로부터 이번에는 린트 쵸콜렛 모둠을 선물 받았습니다. 아니, 쵸콜렛 좋아한다고 내 입으로 말한 적 없는데 어떻게 알고 다들 쵸콜렛 선물을 하는 거지? 내 얼굴이, 혹은 내 몸매가, 쵸콜렛 잘 먹게 생겼나?

 

보세요, 영국인들이 얼마나 쵸콜렛을 좋아하고 쵸콜렛 선물들을 즐겨 하는지 아시겠지요.

 

 

 

 

 

 

 



황홀경도 잠시, 한입 씹으니 길리안을 능가하는 설탕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역시나 설탕이 가장 많이 들었고, 설탕만으로는 성이 안 차 온갖 시럽까지 넣었습니다. 팜유에, 유채기름에, 기타 식용유에, 색소에, 전분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첨가물이 들었습니다. 너무 달아 단돌이 다쓰베이더조차도 커피나 홍차를 함께 마셔야만 겨우 먹어요. 그래도 모양 따라 맛도 다 다르니 먹는 재미는 있네요. 동그란 공 모양의 '린도르Lindor'보다는 훨씬 나아요. 그건 잡기름[코코넛유, 팜핵유, 팜유]을 너무 많이 넣어 한입 딱 깨물면 바로 기름맛 맹탕이라는 느낌이 팍 오거든요. 린트 쵸콜렛 중에서는 '엑설런스Excellence' 제품군이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유럽용 린트 쵸콜렛 모둠 성분:
Sugar, cocoa butter, cocoa mass, whole milk powder, almonds, vegetable fats, skim milk powder, lactose, butterfat, hazelnuts, sweetened condensed milk, glucose syrup, butter, cream, emulsifier (soya lecithin), humectant (sorbitol syrup), coffee, cocoa kernels, barley malt extract, rice flour, wheat flour, flavourings, orange peel, orange juice concentrate, fat reduced cocoa powder, egg white, food colours (E100, E160b, E171), modified starch, maltodextrin, wheat gluten, dextrose, wheat malt, stabilizer (E451), salt, wheat starch, acid (citric acid), colouring vegetable extract (paprika).Milk chocolate contains: Cocoa solids: 31% min. Milk solids: 14% min.


Chocolate contains: Cocoa solids: 41% min.

 

 

 

 

 

 

 



각각의 프랄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은 포장이라 이 소개서에 있는 것들이 전부 들어가 있지는 않았어요.

 

 

 

 

 

 

 



채리티 숍에서 집어온 크리스탈 봉봉 그릇에 담아봅니다. 길리안 쵸콜렛 담았던 그때 그 그릇입니다. 우리돈으로 3천5백원 줬습니다. 한국에서 과연 크리스탈로 된 봉봉 그릇을 이 가격에 살 수 있을까요? 채리티 숍에서 물건을 하도 싸게 집어 오고 고급 수퍼마켓에서 질 좋고 맛난 음식을 떨이로 집어 오는 습관이 배어 영국 물가가 한국보다 싸다는 착각을 하고 삽니다. 실제로 영국산 물건들과 유럽산 물건들은 한국에서보다 싸게 살 수 있고요. 그러니 다들 현지에 계신 한국인들로부터 구매 대행을 하시는 거겠죠. 배송비와 수고비, 관세를 다 쳐도 훨씬 싸게 살 수 있다면서요.


허나.
기차 타려고 요금표를 보거나 전기세 고지서를 받아보고 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아, 내가 물가 높다는 그 영국에 살고 있는 게 맞긴 맞구나, 정신이 퍼뜩 들곤 하죠. 민영화 탓입니다. 한국에 있을 땐 민영화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었는데 영국 와서 민영화가 얼마나 사악한 개념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기 회사들이 엄청난 흑자를 보고 있을 때 영국의 노인들은 가뜩이나 노인이라 면역력도 약한데 난방도 제대로 못하고 덜덜 떨고 삽니다. 겨울에 지도교수 댁 가서 다섯 시간 있다 온 적 있는데, 하도 추워 외투를 벗기는커녕 목도리도 못 풀고 있다가 돌아왔습니다. 손도 너무 시렸으나 실내에서 가죽장갑까지 끼고 있는 건 도저히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건 벗었었습니다. 철도는 어떨까요? 영국인들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금을 내면서도 가장 후진 서비스를 받으며 기차를 탑니다. 철도 회사들은 이윤 남겨 무럭무럭 잘도 큽니다. ☞ Rail privatisation has failed

 


뭬야,
쵸콜렛 얘기하다 민영화로 끝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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